지난 5월 10일 4년 4개월 만에 구제역이 재발했다. 비록 양돈장이 아닌 한우 농장이지만 양돈장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며, 특히 올해 들어 양돈장에서 ASF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발생한 상황이라 차단방역을 더 빈틈없이 할 필요가 있다.
1. 최근 기온변화에 주목하자.
우선 기온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기온이 최근 발생하는 질병들과 일정 수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기온 특히 일교차가 이전 대비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봄, 가을의 경우 이전 대비 일교차가 점점 커지지만 여름철은 반대로 일교차가 낮아지는 추세를 뚜렷이 보인다. 이전의 경우 봄 환절기가 시작되는 3월의 일교차가 연중 가장 높은 일교차를 보였는데, 최근 3년간 일교차 분석 시 11월이 월평균 11.6℃로 봄 환절기보다 높은 일교차를 보인다. 올해 들어 일교차가 확대되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는데 3월의 경우 월평균 일교차가 11.8℃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일교차를 보인다.
일교차가 커진다는 것은 환기관리가 어려워지고 호흡기 질병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의 추세는 일교차 상승이 환절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봄, 가을철 전반에 걸쳐 발생하기 때문에 환기관리에 이전보다 더 큰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
2. CPA(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타입A)에 주목하자.
(그림 2)는 필자가 근무하는 부경양돈농협 양돈클리닉센터에서 2022년 검사의뢰 농장을 대상으로 분석한 소화기질병별 양성 출현율 분석자료이다. 가장 많이 검출되는 소화기질병은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분석농장의 98%에서 분리되었고, 다음은 CPA로 92%, 대장균은 73%로 세 번째로 높은 분리율을 보였다.
사육구간별 분석 시 포유자돈의 경우 가장 많이 분리되는 병원체는 대장균이 아닌 CPA로 분석농장의 89%에서 나타났다. 다음으로 로타바이러스가 51%, 대장균과 CPA와 다른 혐기성세균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 21%로 나타났다. 대부분 농장에서 분만사 소화기질병의 원인체로 여기는 대장균은 CPA, 로타 다음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분만사 소화기질병을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면 CPA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소화기질병별 세부 발생 분석 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은 CPA+로타 혼합감염으로 36%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CPA 단독 감염이 31%, CPA+디피실+로타 3종 혼합감염이 14%, CPA+디피실+대장균 혼합감염이 8%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의 모든 소화기질병에서 CPA가 연관됐지만 대장균이 연관된 경우는 15%에 그치고 있다.
많은 농장에서 분만사 설사가 심할 경우 대장균으로 자체 판단하여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유자돈 설사 병변 분석 결과 대장균보다 CPA로 인한 설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경향을 보이고 피해 상황도 더 심한 형태를 보인다. 이런 결과는 필자가 속한 양돈클리닉센터뿐 아니라 다른 병성감정 기관에서도 유사한 발표를 하고 있다. 포유자돈 설사로 지속적인 문제가 되고 항생제 치료하고 있음에도 질병이 반복되는 농장은 질병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CPA(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타입A)는 혐기성세균으로 대장균과 마찬가지로 장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정상 세균총이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이상 증식하는 경우 등이 발생할 때 병원성을 보인다. CPA는 분비하는 독소에 따라 구별되며 포유자돈 설사의 경우 타입 A 및 C가 있는데 C타입의 경우 포유자돈에 출혈성 설사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과거에는 국내에도 발생하였다.
하지만 현재는 발생 보고가 없는 상황이며, A형은 혈변을 일으키지는 않으나 설사를 유발하면서 포유자돈 피해 발생 건수가 늘고 있다. 주로 저산차 모돈의 자돈에서 발생빈도가 높으며 발생 시기는 7일령 전후 포유자돈에서 구토를 동반한 설사를 복당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PED와 오인하기 쉽고 설사와 위축 정도에 비하면 폐사율은 낮은 편이며 5~7일 지나면 설사 증상이 감소하기도 한다.
PED와의 감별진단 방법은 PED의 경우 모돈이 설사나 구토를 하거나 식불증상을 보이지만 CPA는 모돈에게는 특별한 증상이 관찰되지 않는다. PED의 경우 강한 전파력으로 분만사 내의 다른 자돈들에게 광범위한 전파가 되지만 CPA는 다른 복의 자돈들에게로 설사가 번지지는 않는다. 또한 PED의 경우 분만 1주령 이내 초기 자돈의 경우 대부분 폐사하지만 CPA는 자돈 폐사율은 낮다. PED의 경우 지속적인 설사 발생 및 폐사를 유발하지만, CPA는 발생 후 5~7일 경과 후 자연석으로 설사가 감소하기도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양돈클리닉센터 항생제 감수성 실험실 진단 결과 CPA는 아목사실린, 틸미코신, 린스마이신 등에 감수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트렙토마이신, 티아물린, 페니실린 등에는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에 의한 치료 효과는 매우 낮은 편이라 판단된다. CPA로 인한 설사 발생 시 항생제를 통한 치료는 모돈의 경우 아목사실린 계통의 사료 첨가가 권장되며, 자돈의 경우 세프티오퍼 계통의 주사 치료를 권장한다. 하지만 CPA에 대한 치료는 항생제보다는 PED에 적용하는 인공감염법(피드백)으로 설사 자돈의 분변을 모돈에게 급여하여 모돈이 면역을 형성한 후 초유를 통해 자돈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권장된다.
3. 연쇄상구균 감염증에 주목하자.
CPA 다음으로 최근 문제가 되는 질병 중 하나가 연쇄상구균이다, 신경 증상을 보이면서 감염일령도 유사하여 부종병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진단 결과 부종병이 아닌 연쇄상구균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연쇄상구균은 주로 단독 감염 비율이 높지만 PRRS나 인플루엔자, 유행성 폐렴, 살모넬라 등과의 혼합감염 비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농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임상증상은 주로 신경 증상으로 뇌수막형 형태를 보이는데, 패들링(옆으로 누워 자전거 타듯 발버둥을 침)이나 눈과 귀가 멀어지는 보행장애, 달달 떠는 신경 증상을 보여 부종병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신경 증상에 그치지 않고 관절염이나 호흡기질병, 질염, 유산 등도 일으킬 수 있다.
전파는 주로 보균돈의 콧물이나 분변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며 파리나 쥐가 전파자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구제작업은 필수적이다. 수직감염이 중요한 전파경로로 모돈 질 내에 세균이 있으면 분만사 포유자돈에게 감염될 수 있다. 또한 견치나 단미 작업, 탯줄 제거 작업 중에 생긴 상처 등을 통해서도 세균 감염이 이루어지므로 위생적인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포유자돈이나 이유자돈 구간에서 신경 증상을 보이는 자돈이 나타난다면 가능한 실험실 진단을 의뢰하여 정확한 원인 규명을 권장한다. 부종병과 연쇄상구균의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6월호 85~89p 【원고는 ☞ swinevet@pkpork.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