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 소비자에게 전하는 식육 마케터의 고백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9개 육가공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31억6,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 메신저 채널을 통해 ‘삼겹살 최저가 18,000원’과 같은 구체적인 가격 가이드라인을 공유하며 입찰 가격을 조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보도의 헤드라인과 공정위의 보도자료만 접한 소비자라면 이를 전형적인 공급자의 횡포로 인식하기 충분하다. “고기 파는 업체들이 짜고 가격을 올렸다”는 단순한 서사는 자극적이고 분명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30년 가까이 발로 뛰어온 미트 마케터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번 사태는 그 훨씬 이전부터 축적된 구조적 모순의 필연적 귀결이다. 이 글은 판결의 법적 정당성을 부정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법은 법이고, 합의를 통한 가격 담합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판결이 조명하지 않은 이면(지난 30년간 한국 돼지고기 시장을 지배해온 유통 권력의 역사, 그리고 그 아래에서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몸부림
1. 시작하며 올해 초 발생한 ASF로 잠잠했던 한돈시장에 커다란 바위가 던져졌다. 전년 말 올해 한돈시장을 분석할 때 돈가는 예년 돈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비침체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현재 상황은 ASF로 인한 생산 부분의 변화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또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 되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ASF로 피해를 받은 농장은 큰 타격이겠지만, 살아남은 농장은 고돈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어 큰 고민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통의 경우에는 ASF 지속 발생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동제한 등)과 절대 물량 부족에 따른 시장 대응, 아울러 1개월 전부터 시작된 이란전쟁의 변수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고유가, 사료 가격 상승은 생산자에게도 일부 부담이 되겠지만 현재 현실적으로는 육가공, 유통에 참여하는 Player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해 ASF 발생은 기존 발생 공식이 아닌 새로운 공식(비접경, 비검출 지역)으로 발병이 되었다. 전국적인 질병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전지대였던 호남지역의 발생은 전국이 피해갈 수 없는 숙제가 되었고, 질병이 사육이나 유통의 변수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이제는 상수가
최근 돼지고기 소비시장은 가격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과 원산지가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신선도와 풍미, 유통 과정의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식생활 수준 향상과 함께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데 따른 구조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온라인 식품시장 확대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어떤 상태의 고기를 얼마나 빠르게 공급받는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돼지고기 유통 구조 전반의 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돈은 ‘신선육 중심 소비 확대’ 흐름과 맞물려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시간을 단축해, 도축 이후 약 3~5일 내 소비자 식탁에 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점은 현재 소비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차별 요소로 평가된다. 이른바 ‘식탁까지의 시간 단축’은 단순한 물류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품질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다. 신선도가 유지된 상태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는 육즙과
축산정보뉴스 안영태 기자 | 2026년 한돈 구이식당의 불황은 단순한 경기 침체의 결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고물가와 소비 위축은 분명한 변수다. 실제로 외식산업 플랫폼 ‘더외식’ 기준 2025년 4분기 한식 육류요리 전문점 경기지수는 68.90으로 하위권에 머물렀고, 관련 보고서에서도 외식업 생산지수는 2023년 2분기 이후 정체를 보이다가 2025년 1분기 감소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서울 지역 삼겹살 외식 가격도 200g 기준 2만원 안팎, 보도 기준으로는 2026년 1월 평균 2만1,056원 수준까지 올라 소비자의 체감 부담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불황을 가격과 경기로만 읽으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더 중요한 변화는 사람들이 이제는 예전 방식으로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고기를 싫어하게 된 것이 아니라 고기를 먹는 생활의 문법이 달라지고 있다. 회식과 모임, 술자리와 함께 소비되던 축제형 고기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밥과 함께 먹는 반찬형·식사형 일상식 고기 소비가 커지고 있다. 이 변화를 설명하는 데 매우 유효한 개념이 바로 육미간격이다. ■ 육미간격이란 무엇인가? 육미간격은 고기와 밥 사이의 거리다. 더 정확히
1. “비계가 많다”는 말이 늦게 나온 이유 지난해 제주도에서 촉발된 삼겹살 비계 논쟁은 표면적으로는 ‘과지방 삼겹살’이라는 품질 이슈로 소비되었다. 그러나 이 논쟁의 출발점은 지방의 절대량이나 소비자의 기호 변화가 아니라 가격 상승에 따른 가치 하락에 놓여 있다. 동일한 삼겹살이라 하더라도 가격이 낮았던 시기에는 비계가 일정 정도 ‘감수 가능한 요소’로 취급되었으나 가격이 급등한 이후에는 불만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소비자의 취향이 하루아침에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삼겹살이 이제는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고기’로 인식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삼겹살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대중적인 고기였다. 그러나 외식·유통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소비자는 삼겹살을 더는 ‘배를 채우는 고기’가 아니라 ‘돈을 지불하고 평가하는 고기’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인식의 전환 지점에서 비계는 맛의 요소가 아니라 손해의 상징으로 변모하였다. 제주 비계 논쟁은 곧 삼겹살 가격 상승이 허용하던 품질 범위를 붕괴시킨 사건이었다. 이 글은 이 지점에서 질문을 바꾼다. 문제는 “비계가 많아졌는가”가 아니라 “왜 비계가 갑자기 문제로 인식되었는가”이며, 더 나아가 “정부의 삼겹살
1. 2026년 대한민국 삼겹살 시장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대한민국 외식 시장에서 ‘삼겹살’은 단순한 돼지고기 부위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1970년대 말 로스구이의 유행과 함께 시작된 삼겹살 열풍은 IMF 외환위기를 거쳐 서민의 가장 친숙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는 ‘회식의 대명사’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반세기 넘게 이어온 ‘불판 위에서 직접 고기를 굽는’ 로스구이 문화가 한계에 다다랐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부터 삼겹살 구이 전문점의 폐업률은 전년 대비 급증하고 있다. 주요 상권의 매출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물가로 인한 원가 부담과 인건비 상승은 차치하더라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있다. 2026년의 소비자는 이제는 옷에 밴 고기 냄새를 낭만으로 여기지 않는다. 1인 가구의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혼술’과 ‘혼밥’이 보편화된 시대에 2인분 이상 주문이 필수인 구이 문화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다. 또한 직접 고기를 뒤집고 구워야 하는 ‘노동 집약적 식사’보다, 셰프에 의해 완성된 ‘미식적 가치’를 온전히 즐기려는 욕구가
(1) 프롤로그 : 숫자의 착시와 현장의 비명 2025년 한돈산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불안한 균형 위에서 춤춘 한 해’였다. 축산 통계 지표상으로 농가 수취 가격은 꽤 준수했다. 연평균 돈가는 농가의 손익분기점을 상회했고, 표면적으로는 큰 위기 없이 지나간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숫자를 들고 육가공 현장이나 식당, 정육점을 찾아가면 전혀 다른 온도의 비명이 들려온다. “고기가 안 팔린다” 이것은 2024년부터 이어진 만성적인 저성장의 그늘이다. 소비가 안 되는데 가격이 좋다? 경제학 원론의 수요-공급 곡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 ‘스태그플레이션형 고돈가 ’ 현상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했는가. 2025년 시장을 지탱한 것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믿어왔던 ‘삼겹살 신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후지(뒷다리살)’의 반란, 그리고 수입육 시장의 구조적 인플레이션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2) 삼겹살의 몰락과 육가공 업체의 생존 방정식 지난 30년간 한국 양돈산업을 지탱해 온 것은 단연 삼겹살이었다. ‘한 마리를 잡으면 삼겹살로 원가를 뽑고, 나머지 부위로 이익을 남긴다’는 것이 육가공 업체의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20
올 한 해도 정부를 필두로 생산자를 비롯한 여러 기관, 많은 사람이 안전하고 품질 좋은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수급 안정을 위해, 그리고 ASF 등 가축 질병 발생·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그중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품질평가·이력관리·스마트 축산 지원뿐만 아니라, 고유업무 수행을 통해 수집된 유통단계별 데이터를 분석하여 생산자, 유통인, 소비자의 삶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25년을 마무리하며, 올해의 돼지고기 유통시장은 어떠했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국내 경기 지표 및 시장 동향 가. 국내 경기 지표 가계 생활형편전망 CSI는 7월 101로 6월에 이어 100을 상회했다. 가계 외식비 지출전망도 회복세를 보이며, 소득 500만원 이상 가계의 경우 2달 연속 100을 상회했다. 민생 회복소비 쿠폰 지급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나. 시장 동향 2025년 돼지고기 지육 도매시장 경락가격과 마트의 소비자 가격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육류 내 대체 소비 수요,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 감소 및 수입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내수 부진으로 가정 내 소비가 증가했고, 2분기부터 나들이 수요
오늘날 대한민국의 한돈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과거와 현저히 달라져 있다. 이제 돼지를 사육하는 일은 더 이상 구식 축사에서 가족 노동력에 의존하는 농사에 머물지 않는다. 수억원의 자본이 투입된 첨단 시설 속에서 전문 인력이 고용되어 데이터를 분석하고, 질병과 시장의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중소기업형 경영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런데도 우리의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틀은 여전히 한돈산업을 전통적인 ‘농업’의 하위 범주로만 규정하고 있다. 이는 시대 변화의 속도와 산업 구조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관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 한돈산업을 단순한 축산업 일부로 보는 한계를 넘어 생산·가공·유통·서비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애그리비즈니스(agribusiness)의 관점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 전환이야말로 한돈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국가 식량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1. 애그리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애그리비즈니스(agribusiness)’는 흔히 농업(agriculture)의 영어 표현 정도로 오해되기 쉽지만, 그 실제 의미는 훨씬 더 깊고 넓은 개념이다. 이 용어는 1957년 하버드대학
지육시세 만큼은 화려했던 25년도의 양돈시장이 한 달여 남짓 남은 상황이다. 역대급 지육시세를 보여준 2025년도의 화려한 상황 속에서 그 이면에 다른 어려운 상황들은 없었던 걸까? 현장에서 체감한 필자의 업무 상황을 토대로 양돈시장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역대급 지육시세의 흐름 무엇이 견인했나? 올해 고돈가의 흐름을 무엇이 견인했을까? 2025년 초 업계에서 예측했던 시세 및 하반기 수정 전망치까지도 크게 웃도는 연평균 시세가 형성된 상황에서, 고돈가의 흐름을 견인할 만한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찾기 바빴던 것 같다. 공급량의 감소? 소비량의 증가? 명확한 해답은 찾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역대급 지육시세라는 화려함 속에서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어야 했던 상황이 교차했던 양돈시장으로 보인다. 먼저 (표 1)을 보면서 올해 지육시세의 흐름을 한번 살펴보자. 올해 연평균 지육시세는 전년 대비 평균 약 510원(9.8%) 상승한 5,750원/kg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월 전년 대비 높은 지육시세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5월을 제외(‘22년 5월 6,385원으로 동월 기준 최고가) 하고 매월 동월 기준 지육시세 최고가를 경신하는 이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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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용의약품등 인허가 전문성 강화 기술교육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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