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필자는 이미 여러 기고나 강의를 통해 양돈분야 스마트팜이 다른 분야 스마트팜에 비해 다른점과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 이유는 양돈 스마트팜은 각기 농장이 추구하고 기대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양돈 스마트팜이 ‘무인자동화’, ‘노동력 감소’, ‘생산성 증대’라는 목적을 단기간에 쉽게 달성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에 더해 그 이유를 더 찾자면 몇 개의 스마트장비를 설치한다고 사람을 대신해 일해줄 수 있는 부분의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농장마다 각기 다른 사육환경, 시설·장비, 돼지이동, 질병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에 스마트장비가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장비 몇 개를 양돈장에 설치했다고 해서 양돈 스마트팜이라 칭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장비 설치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양돈 스마트팜을 고민하는 농장에서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 준비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양돈 스마트팜의 경우 추구하는 방향을 ‘안전한 농장 운영을 위한 기반 만들기’와 ‘스마트장비를 통한 데이터(정보) 기반 운영’으로 각각 또는 모두로 맞추어 설정할 수 있다.
2. 안전한 농장 운영을 위한 기반 만들기
‘안전한 농장 운영을 위한 기반 만들기’란 농장을 운영할 때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확인 작업으로 인해 근무자가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이런 확인 작업이 소홀해질 경우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의 작업을 스마트장비를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료빈모니터링장치, 스마트화재경보장치, 음수량측정기, 악취센서, 누전감지, 정전감지, 아크감지, 낙뢰보호기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장비들은 설치·운영과 동시에 문제가 즉각적인 알람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문제를 알려주고, 점검·해결하도록 하기 때문에 사용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1) 사료빈모니터링과 음수량측정기
이 중 특히 여름철에는 사료빈모니터링 장비와 음수량측정기는 양돈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이 고온 다습하기 때문에 사료빈 내 사료의 케이킹 현상으로 자칫 사료의 품질 저하는 물론 더위에 지쳐 사료를 잘 먹지 않는 돼지들이 발생하기 쉽다.
이런 경우 사료 내 곰팡이도 쉽게 자라 곰팡이독소에 중독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게 된다. 해결책으로는 여유분의 사료빈을 설치하여 번갈아 사용하거나, 아니면 직원들이 매번 벌크빈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통해 사료량을 확인하고 사료의 주문 시기를 예측하여야 한다. 이 또한 맞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사료빈모니터링 장비는 크게 ①사료빈 무게 측정 장치, ②3D 스캐너를 통한 장치가 대표적이다. 이런 스마트장비의 데이터를 ‘통합관제프로그램’을 통해 관리하는 농장에서는 사료 주문도 쉽게 하고 있다.
음수량측정기 역시 여름철 양돈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음수량이 적당한지 관찰하는 것을 넘어 물 사고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양돈장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분뇨처리와 관련해서 양돈장의 물 사고는 큰 문제 중 하나이다.
음수량측정기는 계절과 상관없이 돼지들의 평상시 음수량과 비교하여 적게 소비 시 질병과의 연관성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양돈장에서 필요한 스마트장비 중 하나이다.
(2) 스마트화재경보장치
특히 겨울철에는 화재가 많아서 스마트화재경보장치 또한 중요한 양돈장의 스마트장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분만·자돈사료는 바닥재를 플라스틱 패드로 사용하고 보온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아 화재의 위험이 높다. 또한 돈사 벽체를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는 경우 화재에 매우 취약하여서 화재 초기에 이를 막지 못하면 전소하기까지 손을 못 쓰고 그냥 바라만 봐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으로 화재 예방을 위해 스마트화재경보장치는 사용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일부 농장에서 실제로 스마트화재경보장치를 통해 화재를 여러 차례 막을 수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단, 스마트화재경보장치는 불꽃을 감지하기 때문에 ‘할로겐보온등’을 사용하는 농장의 분만사는 사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3. 스마트장비를 통한 데이터(정보) 기반 운영
‘스마트장비를 통한 데이터(정보) 기반 운영’이란 각종 환경센서, 돈사제어장비, 분석소프트웨어장비, 영상장비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장비들은 각종 통신망을 통해 설치 장소의 측정 데이터(정보)를 사용자에게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여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용자는 이런 데이터(정보)를 통해 농장의 생산성과 관련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될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장비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수치화 및 도식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통합관제프로그램’이다.
만약 이런 ‘통합관제프로그램’이 없다면 각각의 장비마다 다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데이터(정보)를 제공하게 되므로 농장주 및 현장에서는 한눈에 농장 이름을 파악하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따라서 농장에서는 어떤 ‘통합관제프로그램’을 선택할지와 사용법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고, 내가 선택하는 스마트장비의 데이터가 선택한 ‘통합관제프로그램’에 연동될 수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장비에서 올라오는 ‘환경/사육 데이터(정보)’와 메칭이 되는 돼지들의 이력, 이동, 증감 등의 ‘생산데이터(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표 1) 축산양돈 분야 ICT 융복합 장비규격 및 서비스 기준(개정)(2017년 12월)
4. 맺음말
우리나라 양돈산업이 직면한 생산성과 수익성을 위한 무한 경쟁 속에서 오래갈 양돈장 운영을 위해선 ‘스마트장비를 통한 데이터(정보) 기반’ 운영 양돈장의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를 위해선 농장에서의 기록 하나하나가 소중한 데이터(정보)임을 인식하고 정확히 기록·수집되어야 하며, 내 농장에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찾아내고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
양돈장의 문제해결은 단순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으면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게 된다. 이런 노력은 중소규모 양돈장에서 더욱더 필요하고, 현대화시설의 농장이 아니라도 가능하다.
물론 시설이 좋으면 더 좋지만 현재 상태에서 활용 가능한 스마트장비를 도입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장비도 장비이지만 정확한 데이터 입력과 이 데이터를 ‘통합관제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하고 활용하여 문제를 인식·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원고는 ☞ dukelee72@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