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2024년 새해 복(豚)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청룡의 기(氣)랑 여의주를 내 것으로 만들어서 돈(豚) 많이 버시고 하시는 모든 일에 대박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하시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모든 질병은 OUT!!!으로 우리 한돈농가 옆에조차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편안한 한 해가 되기를 빌고 빕니다. 올 한 해도 힘차게 뛰어 봅시다. 파이팅!
최근 2024년 다이어리를 준비하고자 문구점에서 쇼핑하다가 ‘5년짜리 다이어리’에 눈길이 멈추었다. 필자는 매년 다이어리를 구매할 때 특히 윗옷 안주머니에 들어가는 사용하기 편한 작은 다이어리를 선호하지만 2024년에는 조금 크더라도 ‘5년짜리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것으로 일단 마음을 굳혔다. 다이어리 내 1일 계획표에 일별 돈육 시세도 적고, 약속, 그때그때 필요한 국내 및 해외 축산 관련 사항을 잊지 않으려고 적을 예정이다. 그렇게 매년 적다 보면 5년짜리 다이어리라 약간 부피는 있겠지만 5년 후에도 5년 전 있었던 내용, 돈육 시세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 우리나라 돈육 시세는 정말로 조그마한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지만 월간으로 보면 매년 비슷한 돈육 시세로 흘러간다. 돼지를 출하하면서 주간 평균 시세를 적용하면 무난하게 시세를 받아들이는데, 당일 돈육 시세를 적용할 때는 주식을 할 때처럼 출하하는 날 돈육 시세에 신경이 곤두선다. 일주일 중 출하하는 날 돈육 시세가 가장 높으면 주식 할 때처럼 기분이 너무 좋아진다.
그러나 반대로 최저 돈육 시세가 나오면 나라가 망한 것처럼 기분이 우울해지고 잠깐이나마 세상 살맛이 안 난다. 그래서 오래 살기 위해서는 주간 시세를 적용받는 것이 농장주의 건강에도 좋을 듯하다. 그런데 국내 돈육 시세 흐름을 보면 거의 6개월로 나누어진다. 늦은 봄에서 이른 가을까지 늦은 가을에서 이른 봄까지 돈육 시세가 높게, 그리고 낮게 형성되는 것 같다.
양희은 작가의 ‘그럴 수 있어’라는 책의 일부 내용을 예로 들면 좋은 노래 하나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여러 의견이 섞이고 각자의 견해가 다른 것을 본다. 프로듀서는 프로듀서대로, 작곡자는 작곡자대로, 편곡자는 편곡자대로, 연주팀은 연주팀대로, 다 입장이 다르지만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것에는 목적이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듯이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돈육에는 농장은 농장대로, 육가공업체는 육가공업체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자기 뜻을 고수하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돈육 앞에서는 선순환이 작동하지 않을까? 소비자가 맛있고 값이 싸면 가성비가 좋아 더 많이 소비할 수 있을 것이고, 육가공업체는 소비가 많이 되다 보니 박리다매의 마음으로 많이 작업할 것이다. 농장은 출하가 수월하게 되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그리고 농장주의 땀의 대가로 생산비보다는 높게 가격을 준다면 안정적으로 돼지를 사육하지 않을까 한다. 결론적으로 욕심을 조금씩만 양보하면 모두가 윈윈(win)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 돈육 시세에 가격 상한가/하한가 적용
과거 필자의 기억에는 한번 협의되었다가 흐지부지되었던 돈육 시세 가격 상한가/하한가 적용이 생각난다. 영어로는 ‘Window Price’라고 하는 것 같다. 육가공업체가 생각하는 가격과 농장들이 생각하는 가격이 차이가 나서 흐지부지되었는데 다시 한번 고려해 보면 어떨까 싶다. 농장은 돈육 시세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돼지를 사육하고, 육가공업체는 돈육 재고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판매에 집중한다면, 소비자는 1년 내내 좋은 돈육을 소비시켜 주지 않을까 싶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필자는 제안해 본다.
☞ 첫째, 분기별 상한가/하한가를 적용한다.
우선 3월 16일부터 6월 15일까지 1분기, 6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2분기, 9월 16일부터 12월 15일까지 3분기, 12월 16일부터 다음 해 3월 15일까지 4분기로 결정하고 농장 및 육가공업체 대표, 그리고 상호 원활한 협의를 중재하기 위한 대표가 모여 협의체를 만든다. 이어서 돈육에 상한가/하한가를 적용하기 1개월 전에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협의한 상한가/하한가를 고시하여 적용하는 것이다.
분명 한쪽이 불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는 다른 한쪽이 조금 유리하게 가격을 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두 번씩만 서로 양보하면 모두가 만족해하는 돈육 시세는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 둘째, 연말(12월 15일쯤)에 내년 월별 돈육 시세를 결정하여 발표하는 것이다.
앞에서 상기한 협의체가 과거 3년이면 3년, 5년이면 5년 일자별 평균 시세가 있을 것이다. 3년 가중평균 혹은 5년 가중평균을 월별로 계산하고 거기에다가 내년에 예상되는 물가지수 및 월별 예상 출하두수를 지수를 통해 적합하게 계산하여 적용해 돈육 시세를 도출하면 내년 월별 돈육 시세가 나올 것이다.
이것을 1월부터 12월까지 발표하고 그 돈육 시세를 기준으로 상한가 및 하한가를 다음 해 월별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월 말 5일간과 다음 달 초 5일간 출하는 평균 돈육 시세를 적용하면 된다. 그러면 뒤로 미루거나 앞으로 당기는 것 없이 원활한 출하될 것이고 매년 연말(12월 15일쯤)에 일년 월별 시세를 매년 발표하면 돈육 시세는 안정적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중에 큰 그림 그릴 때 두 가지 제안 사항이 참조되었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지급률은 높을수록 좋다.
농장은 돈육 시세와 더불어 지급률 또한 높을수록 좋다(지급률 이야기는 필자가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 그렇지만 최근 지인을 통해 필자가 들은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이야기와 함께 농장의 출하 성적을 직접 눈으로 보니 출하 성적 대비 생각보다 높은 지급률이 적용되었다. 출하 성적이 좋지 않은 농장 입장에서는 출하 대금이 높게 지급되면 좋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농장은 계속 출하 성적 개선의 노력 여지가 없을 것이다.
육가공업체는 소비자들에게 품질이 뒤따르지 않는 돈육을 불가피하게 비싸게 팔아야 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어느 순간에 한돈을 철저하게 외면하게 될 것이다. 출하 성적이 좋아 육가공업체가 선호하는 농장들도 많지만, 필자는 정산서를 보면서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정말로 왠지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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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들의 수많은 땀으로 만든 맛있고 안전하고 위생적이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돈육을 자신 있게 공급한다면 소비자들은 거기에 상응하는 적정한 가격으로 소비를 할 것이다. 한돈의 소비가 많을수록 수입 돈육과의 경쟁력은 붙을 볼만하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월호 112~115p 【원고는 ☞ jjhpak0420@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