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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3년 1월호, 2023년 한돈산업의 수급 동향 및 가격 전망

김 충 현 박사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2022년 2월 러·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경기불황은 2022년에 한돈산업에 영향을 미친 주요 단어들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 내 육류 소비가 늘고, 국제 공급불안에 따른 수입량 감소, 재고량 감소 등으로 한돈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2월 하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서 국제곡물에 대한 공급이 불안하게 되자 국제 곡물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국제 곡물시장의 상황은 국내 사료가격을 상승시키며, 양돈농장주들의 수익을 악화시키기 시작하였다. 4월 18일 약 2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한 외식, 행사 수요 기대 등으로 5월 돼지 도매가격은 구제역 이후, 가장 높은 6,385원/kg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경기침체는 돼지고기 소비자의 구매의향을 감소시켜 수요는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또한 2019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 African swine fever) 발생 이후, ASF 발생은 2020년 2건, 2021년 5건, 2022년 7건으로 ASF가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본 고에서는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는 국내외 상황 속에서 2023년 한돈산업의 수급 및 가격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전망해보고자 한다.

 

1. 2022년 5월부터 모돈 사육마리수 감소세로 전환되기 시작

 

최근 돼지 사육마리수를 살펴보면, 생산비 상승에 따른 사육의향 감소로 모돈 사육마리수는 2021년 5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9월 모돈 사육마리수는 96만8천마리로 전년(97만8천마리)보다 1.0% 감소하였다. 하지만 전체 사육마리수의 경우는 9월 경기 및 강원지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에 따른 가축이동 제한으로 도축마리수가 감소하면서 비육돈이 전년보다 1.6% 증가하여 총 사육마리수는 전년 대비 0.5% 증가한 1,215만2천마리였다. 월령별로 살펴보면, 9월 자돈 사육마리수는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육성돈의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2. 도축마리수 전년 대비 증가

 

 

2019년 ASF 발생 이후 농가의 차단방역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2021년 돼지가격 상승에 따른 모돈 사육의향 증가는 2022년 도축마리수의 증가를 견인하였다. 2022년 1~11월 도축마리수는 전년(1,664만7천마리) 대비 1.3% 증가한 1,685만6천마리이며, 12월 도축마리수는 작업일수 감소로 전년(171만9천)보다는 소폭 감소한 164~168만마리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22년 총 도축마리수는 1,850만마리 내외로 추정되며, 1~10월 돼지 마리당 평균 도체중량이 전년 동기간(115.4kg) 대비 0.2% 증가한 115.6kg으로 나타나 2022년 생산량은 전년(109만7천톤) 대비 0.9% 증가한 110만7천톤으로 추정된다.

 

3. 2022년 수입량 2018년 이후 역대 최다수준

 

 

지난 2020년 9월 독일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개별국가 수입량 중 큰 비중을 차지했던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2022년은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입선 다변화, 국내 가격 상승, EU산 수입단가 하락 등으로 1~11월까지의 수입량은 2018년 41만1천톤으로 전년 동기간(29만6톤) 대비 38.6% 증가하였으며, 가장 수입량이 많았던 2018년(42만3천톤)과 비슷한 수준이다. 부위별로 살펴보면, 삼겹살은 전년(14만9천톤) 대비 7.4% 증가한 16만톤이며, 앞다리, 앞다리살, 뒷다리살, 등심 등 냉동 가공육은 전년(13만4천톤) 대비 72.7% 증가한 24만1천톤으로 나타났다. 2022년 총수입량은 전년(33만3천톤) 대비 35.2% 증가하고, 역대 최다였던 2018년(46만4천톤) 대비 2.9% 감소한 45만톤 내외로 추정된다.

 

4. 최근 돼지고기 가정 내 소비량 감소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되면서 가정 내 육류 소비는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Kantar Worldpanel Korea에서 실시한 1~10월 가정 내 돼지고기 평균 구매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2년 가정 내 돼지고기 평균 구매량은 1.84kg으로 전년 동기간(2.11kg)보다 12.4% 감소하였다. 국내산은 13.2% 감소한 1.7kg, 수입 돼지고기는 11.2% 감소한 1.5kg으로 나타났다. 1회당 구매량은 0.98kg으로 전년(1.08kg) 대비 9.0% 감소하였으며 구매빈도도 1.88회로 전년(1.95회)보다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가정 내 소비는 줄어들고 외식은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5. 2022년 돼지고기 재고량 삼겹살, 목살 등 선호부위 증가세로 전환

 

2020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가정 내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삼겹살, 목살 등 선호부위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삼겹살, 목살 등 재고량은 감소하였으나 급식 및 외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저지방 부위 재고량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 개선으로 급식 일부 재개, 저지방 부위 소진을 위한 생산자협회의 홍보, 상품 개발 등의 노력은 재고량을 일부 해소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미국 내 수급상황 변화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오퍼가격이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육가공품 생산품의 국내산 돼지고기 이용비중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저지방 부위 돼지고기 재고량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였다. 2021년 말 돼지고기 재고량은 2020년 동기간보다 36.7% 감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2년은 수입량이 증가하고,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삼겹살, 목살 등 선호부위를 중심으로 재고량은 증가하였다. 9월 돼지고기 재고량은 전년(7만3천톤) 대비 40.1% 증가한 10만3천톤으로 나타났으며, 국내산은 전년(1만8천톤) 대비 37.2% 증가한 2만5천톤, 수입 돼지고기 재고량은 전년(5만5천톤) 대비 41.0% 증가한 7만8천톤으로 나타났다.

 

6. 돼지고기 가격 동향

 

 

2022년 1~11월 돼지 도매가격은 도축마리수 증가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식 및 급식 수요의 증가, 저지방부위 재고량 감소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4,680원) 대비 11.5% 상승한 5,216원/kg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부위별 소매가격을 살펴보면, 2022년 1∼11월 냉장 삼겹살 평균 가격은 100g당 2,604원으로 2021년(2,399원)보다 8.6% 상승하였고, 수입 냉동 삼겹살은 9.9% 상승한 1,430원, 목살은 7.1% 상승한 2,437원으로 형성되었다.

 

7. 해외 주요국 돼지고기 수급 전망

 

 

2021년 해외 돼지고기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돼지 사육마리수는 2018년 ASF 발생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나 2021년 6월을 기점으로 ASF 피해가 90% 이상 회복되었으며, 공급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였다. 미국은 자국 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일상으로 빠르게 전화되면서 급식, 외식을 중심으로 자국 내 돼지고기 소비도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2022년 10월 USDA 전망 내용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은 ASF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올해(5,100만톤)보다 2.0% 증가한 5,200만톤으로 전망된다.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곡물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농가의 사육의향이 줄어들어 2023년 EU 돼지고기 생산량은 2022년(2,267만톤) 대비 0.4% 감소한 2,258만톤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 돼지고기 생산량은 올해(1,232만톤) 대비 증가한 1,241만톤으로 전망된다. 돼지고기 수출량은 미국과 EU 모두 자국 내 소비량이 올해보다 증가하여 전 세계 수출량은 2022년(1,066만9천톤)보다 1.6% 감소한 1,049만9천톤으로 전망된다.

 

8. 2023년 한돈산업 전망

 

(1) 1분기 모돈 사육의향은 전년 대비 감소

농업관측센터 표본농가(109호) 조사 결과, 모돈 사육의향은 생산비 증가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사료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악화가 사육의향 감소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2) 2023년 사육마리수 및 도축마리수 전년 대비 감소 전망

2023년 돼지 사육마리수는 2022년 2월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생산비 상승 영향으로 사육의향이 줄어들면서 모돈 사육마리수는 2022년 대비 0.6% 감소한 96만6천마리로 전망되며, 전체 사육마리수는 올해(1,189만6천마리)보다 감소한 1,186만2천마리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서 2023년 연간 도축마리수는 전년(1,850만마리 추정) 대비 감소하고, 평년(1,775만마리) 대비 증가한 1,825~1,845만마리로 전망되며, 돼지고기 생산량은 108~112만톤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입량은 국내 가격 하락 및 주요 수출국의 수출여력 감소로 전년(45만톤 추정) 대비 감소한 39~43만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3) 2023년 돼지 도매가격 2022년 대비 하락 전망

2023년 도축마리수는 2022년 말 모돈 사육마리수가 전년보다 감소하여 올해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삼겹살, 목살 등 선호부위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재고량은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앞선 상황을 종합하였을 때, 내년도 돼지 도매가격은 올해(5,250원)보다 낮은 4,900~5,100원/kg으로 예상된다.

 

2023년 우리 한돈산업은 2022년보다 불확실한 요소들과 같이 한해를 지낼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적 측면에서는 러·우크라이나 사태 상황 변화에 따른 국내외 국제곡물 수급 상황, 미국 금리 변화, 국내 실질소득 수준 변화 등이 있다. 국제적인 공급부문을 살펴보면, 수입금지 조치되었던 독일산 돼지고기의 대(對)한국 수출재개 여부, 중국 내 공급상황 등이 있다. 구제역, 호흡기 증후군, 돼지유행성설사병,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각종 질병에 따른 생산성 저하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국내 양돈산업의 공급측면에 있어서 불확실한 요소 중 하나이다.

 

소비측면을 살펴보면 2022년은 경기침체로 인하여 육류지출액도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가계동향조사 3분기 기준). 2009년 국제금융위기 당시에는 애그플레이션으로 농업생산액은 증가하였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농업 상황은 2009년과는 많이 다르게 미국, 캐나다, EU 등 국가 또는 국가 그룹간과의 추가적인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시장개방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다. 또한 2021년을 기점으로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 그룹인 EU와 미국의 관세율이 완전히 철폐되어 현재 0%가 되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이 상당히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있는 것은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있어서 돼지고기는 필수재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지불의사가격이 낮아지거나 현재 소비자들의 지불의사가격보다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다면 품질은 비슷하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일부 수입 돼지고기로 대체하는 소비자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한돈산업은 매해 새로운 이슈들과 사건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필자가 보았을 때 2023년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우리 한돈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돈산업의 미래를 위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도 매우 중요한 과제일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우리 한돈산업의 위상을 파악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한돈산업의 발전 방향을 지속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시기이다.

 

* 본 글의 2023년 전망치는 농업관측센터의 확정치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2023년 1월에 개최될 ‘농업전망 2023’에서 확정된 전망치가 발표될 예정이오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월호 56~62p 【원고는 ☞ goldbl@krei.re.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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