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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장의 질병 유입은 접촉이다. 그리고 시설 운영 미숙이다(한돈미디어 23년 12월호).

권 성 균 원장 / 애플벳 동물병원

계절은 돌고 돌아 또다시 겨울이다. 돈공들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에게 꽃 피는 봄과 단풍 드는 가을에 돈공들은 환절기라 호흡기에 시달린다. 또한 사람들이 휴가와 물놀이를 즐기는 여름에는 더위 땜에 고생하고, 사람들이 눈꽃과 온천, 불가마를 즐기는 계절에는 조금 나은 듯싶더니 질병 유입으로 고생하는 농가들이 의외로 많다. (그림 1)은 연도별 계절별로 PED(돼지 유행성 설사병) 발생건수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 1)에서 보시다시피 겨울과 봄철에 PED 발생건수가 유난히 많다.

 

 

필자 생각에는 겨울같이 추운 계절에 PEDV의 활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있지만 차단방역이 잘되지 않은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온도가 낮으므로 수세의 어려움과 소독제의 효과가 낮아져서 그런 것 같다.

 

1. 농장에 질병은 어떻게 들어오는 걸까?

 

 

좀 더 명확히 질병의 원인체 바이러스, 세균은 농장에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 걸까? (표 1)은 태국 CP 양돈기업에서 농장 내로 PRRSV가 유입되는 경로를 분석한 것이다. (표 1)을 보면 질병 유입의 1순위는 출하 과정이다.

 

2. 출하 과정이 왜 문제일까?

 

출하 과정은 농장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것이다. 근데 외부가 어떤 병원체에 오염됐다면???. 출하 과정에서 문제가 없게 하려면 결국 외부와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돼지를 출하하면서 접촉을 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진 1)은 태국 CP 양돈장의 출하관리 시스템을 나타낸 것으로 ‘출하돈사’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돼지를 출하하거나 외부로 이동할 때는 (사진 1)처럼 내부 차량을 이용하여 돼지를 출하돈사에 옮기는데, 돼지들은 출하돈사 앞 20여 미터(m) 떨어진 곳에서 하차 후 돼지 이동통로를 통하여 출하돈사로 이동한다.

 

 

이때 관리자들은 돼지 이동통로 바깥에서 돼지들을 몰고 간다(돼지 이동통로와 관리자들의 통로가 겹치지 않음). 출하돈사에서는 별도의 관리자들이 출하돈사에 들어온 돼지들을 출하차량에 싣는다. 내부에서 돼지를 옮기는 관리자와 출하돈사의 관리자들은 다른 색깔의 옷을 입으면서 서로 교차하지 않게 관리한다(예를 들어 내부 관리자는 녹색 옷, 출하돈사 관리자들은 붉은색 계통의 옷 착용).

 

 

‘출하돈사’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사진 2)와 같이 국내 일부 농장에서 ‘출하돈사’ 개념으로 출하대를 운영하고 있다. 농장의 내부 차량을 이용하여 외부 출하대에 돼지를 이동 후에 외부 차량을 이용하여 돼지를 출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외부 차량이 농장 내부로 들어오지 않게 하여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다.

 

 

CP 양돈장에서 출하와 관련하여 사용하고 있는 또 다른 방법 하나는 (사진 3)처럼 돼지 운반 연결장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돼지 운반 연결장치는 출하차량과 돈사간 연결고리를 끊어질 수 있게 해준다. 농장에서는 운반 연결장치만 수세 소독을 해준다면 질병 연결고리를 차단할 수 있다.

 

CP 농장에서 질병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출하돈사나 돼지 운반 연결장치는 결국은 접촉 차단이다. 필자가 계속 얘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이러스나 세균은 발이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어떤 매개체에 의해서 농장으로 들어온다. 일부 병원체는 공기 전파가 가능하나 대부분은 매개체에 의해서 들어오며, 국내에서 출하와 관련하여 들어 오는 PED, PRRS 등은 이러한 원인체가 묻은 분변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3. 결국은 접촉 차단이다.

 

양돈장에는 ASF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양돈장 8대 방역시설을 대부분 설치되어 있다. 8대 방역시설인 내외부 울타리, 외부 출하대, 방역실, 조류망, 전실 등의 핵심은 결국 외부와의 접촉 차단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양돈장은 8대 방역시설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겨울철에 PED 발생건수는 8대 방역시설 설치 전보다 증가하고 있다. 농장에서 방역시설만 설치하고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표 2)는 시설과 운영의 관계를 위험도로 분석한 것이다. (표 2)와 같이 차단방역 시설을 아무리 잘해 놓아도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질병은 들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차단방역에 대한 운영을 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항목별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내외부 오딧(Audit)을 받는 것이다. 각 항목은 질병 유입의 가장 큰 요소인 돼지, 차량, 물품, 사람, 야생동물에 대한 것으로 각 농장의 시설과 현황에 맞게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점검하는 것이다.

 

 

점검 주기는 농장 내부에서는 매월 실시하고 컨설턴트같이 외부인에게는 분기마다 점검을 받아서 내외부 결과와 비교하는 것이다. 결과는 (그림 2)와 같이 정리하여 농장주들과 직원들이 농장 차단방역의 문제점을 공유한다면 차단방역시설을 좀 더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한 줄 코멘트는 “차단방역의 핵심은 접촉 차단이며, 시설과 더불어 운영을 잘해야 한다” 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2월호 86~89p 【원고는 ☞ applevet@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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