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1.8℃
  • 구름많음강릉 18.0℃
  • 구름많음서울 21.5℃
  • 흐림대전 17.8℃
  • 대구 13.7℃
  • 흐림울산 19.4℃
  • 광주 13.9℃
  • 부산 17.4℃
  • 흐림고창 15.5℃
  • 구름많음제주 21.1℃
  • 구름많음강화 15.1℃
  • 흐림보은 15.1℃
  • 흐림금산 14.4℃
  • 흐림강진군 15.4℃
  • 흐림경주시 17.7℃
  • 흐림거제 14.8℃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계면활성제로 완성하는 수세 전략 / 신상준 수의사

신 상 준 수의사 / 선진브릿지

축산정보뉴스 안영태 기자 |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양돈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한 겨울을 보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전국적 확산세와 더불어, 지금 이 순간에도 고병원성 PRRS의 변이주들이 농장의 생산성을 흔들고 있다. 이제 소독약을 뿌리는 수동적인 ‘방어’를 넘어, 병원체의 유입 자체를 원천 차단하고 내부 오염원을 완벽히 제거하는 ‘전략적 수세’가 농장 경영의 필수적인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1. ASF와 고병원성 PRRS(NADC30, 34-like)에 의한 피해 증가

 

2026년 2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 자료는 현재의 질병 상황이 매우 엄중함을 수치로 보여준다.

 

ASF(아프리카돼지열병) : 2026년 1월부터 3월 초인 본 기고문 작성일까지 총 22곳의 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단 두 달 만에 13만두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되었다. 전국적으로 바이러스의 총량이 급증한 상황이며, 기존의 전파 경로 이외에 새로운 전파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위험한 국면이다.

 

고병원성 PRRS(NADC30-like, NADC34-like) : 현재 국내 PRRS 감염 농가의 약 70%는 북미형(Type 2)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그중 70%가 NADC30-like 및 NADC34-like와 같은 고병원성 북미형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이들 변이주는 다른 질병과의 복합 감염을 일으켜 육성률에서만 20~40% 이상의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2. 질병 유입을 막아내는 ‘성벽’ : 외부 차단방역의 중요성

 

바이러스는 스스로 농장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로 차량, 사람, 물품에 묻어서 들어온다. 특히 ASF와 고병원성 PRRS는 환경 저항성이 강해 외부로부터의 유입을 막는 ‘1차 방어선’인 외부 차단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료 및 분뇨차량, 출하대는 바이러스의 ‘고속도로’다. 차량 하부나 바퀴 틈새에 낀 유기물은 일반적인 소독수 분사만으로는 100% 제거되지 않는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거품 세척이다. 적절한 작용 시간이 확보된다면, 거품이 유기물을 불리고 지방막을 녹여내야 비로소 소독약이 바이러스에 직접 닿을 수 있다. 차량 세차 과정에서 계면활성제 사용만으로도 병원체 검출률을 78.6%에서 5%로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은 외부 차단방역의 필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3. 식기세척기 세제의 원리 : 왜 물만으로는 부족한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식기세척기’를 떠올려 보자. 기름기가 가득 묻은 삼겹살 불판을 세제 없이 뜨거운 물로만 돌린다면 어떻게 될까? 물살이 아무리 세도 사이클이 끝난 뒤 불판을 만져보면 미끈거리는 기름기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양돈장도 마찬가지다. 돼지가 나간 빈 돈사의 바닥과 벽면은 분변과 체액이 뒤섞인 ‘거대한 기름 불판’과 같다. ASF, PRRS, PED바이러스는 공통으로 ‘지질 외피(Lipid Envelope)’라는 지방막을 두르고 있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아무리 강력한 수압으로 물을 뿌려도 이 기름 막은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강력한 방패가 되어 소독약의 침투를 막아낸다. 우리가 식기세척기에 전용 세제를 반드시 넣듯, 돈사 수세에도 계면활성제가 반드시 투입되어야 한다. 계면활성제는 바이러스의 지방막을 물리적으로 녹여내고, 유기물을 무너뜨려 소독제가 병원체에 직접 닿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4. AIAO 시스템의 완성 : 계면활성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실익

 

올인 올 아웃(AIAO) 시스템의 핵심은 이전 배치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것이다.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돈사를 씻어내는 것은 단순히 ‘청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배치를 위해 이전 배치의 질병이 이어지지 않도록 ‘바이러스 고리를 끊어내는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수치로도 명확히 증명된다.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돈사는 미적용 농장 대비 대장균 수가 66% 감소하며,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원을 농가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돼지는 질병 스트레스를 덜 받는 만큼 성장에만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선진브릿지 실증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사료요구율(FCR)을 3.07에서 2.85로 0.22 개선하는 성적의 변화로 나타난다.

 

이를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면 마리당 6,010원의 추가 수익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1,000두를 출하하는 농가라면 600만원 이상의 순이익을 더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계면활성제 사용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우리 농장의 성적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수익 보장형 투자다.

 

5. 방역의 진정한 마침표 : ‘완전 건조’

 

수세와 소독만큼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가장 쉽게 간과하는 단계가 바로 ‘건조’다. 식기세척기가 세척과 헹굼 후 뜨거운 바람으로 그릇을 말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습기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증식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철저히 소독했더라도 돈사 바닥에 물기가 흥건한 상태로 돼지를 입식하는 것은, 사멸하지 않은 병원체에 다시 증식할 수 있는 배양 환경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특히 PED(유행성 설사병) 바이러스나 회장염, 연쇄상구균, 그리고 콕시듐 같은 주요 병원체들은 습한 환경에서 끈질기게 생존하며 다음 배치를 기다리는 특성이 있다.

 

돈사를 바짝 말리는 과정은 방역의 마침표 역할을 한다. 건조 공정은 소독 후에도 잔존하는 극소수의 병원체까지 ‘탈수’를 통해 사멸시킨다. 또한 적절히 건조된 돈사는 입식 초기 돼지들에게 최상의 쾌적함을 제공하여 호흡기 질환 발생률을 낮추는 등 입식 환경을 최적화한다. 결국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정밀 수세와 소독, 그리고 완전 건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올인 올 아웃(AIAO) 시스템은 완성된다.

 

6. 수세 소독은 가장 기초적인 생존 전략이다.

 

2026년의 질병 위기는 우리에게 ‘방역의 정석’을 요구하고 있다. 요행을 바라는 방역은 반드시 뚫리기 마련이다. 식기세척기처럼 출입 차량과 농장 내 유기물과 바이러스를 정밀하고 빈틈없이 세척하며, 마지막 물기 한 방울까지 말려내는 이 일련의 과정이 우리 농장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철저한 수세와 소독, 그리고 완전 건조.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농장은 질병의 위협에서 벗어나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즉시 농장의 ‘설거지’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4월호 73~77p 【원고는 ☞ sjshin@sunjin.com으로 문의바랍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