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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환절기에 다발하는 ‘연쇄상구균’ 감염증 / 장석현 수의사

장 석 현 수의사 / 발라드동물병원

1. 환절기, 자돈 면역력 저하 문제 발생시기

 

봄철은 ‘변덕스러운 날씨’라는 수식어답게 극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대기, 그리고 황사와 미세먼지까지 겹치며 돼지,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이유자돈에게는 일 년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고난의 시기이다. 그중에서도 모돈의 품을 떠나 사료와 환경의 변화를 겪는 이유자돈은 환경적, 생리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놓인다. 이때 모체로부터 물려받은 수동면역(Maternal Derived Antibody)은 급격히 감소하고, 스스로 병원체에 대항할 수 있는 능동면역은 채 완성되지 않은 이른바 ‘면역의 공백기(Immunity Gap)’가 발생한다.

 

이때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돼지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suis) 감염증이다. 연쇄상구균은 평상시에는 돼지의 몸속에 상재하다가 환절기라는 환경적 트리거가 작동하는 순간 맹렬한 기세로 본색을 드러낸다. 본 기고문에서는 봄철 환절기에 왜 연쇄상구균이 문제가 되는지, 그 병리학적 기전과 현장에서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2. 연쇄상구균 감염증과 환절기 스트레스의 상관관계

 

(1)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suis)의 특성

돼지 연쇄상구균은 양돈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주요 상재균이다. 주로 돼지의 비강, 구강, 편도 등 상부 호흡기와 소화기 점막에 서식하며, 건강한 돼지의 60~100%가 이 균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현재까지 35가지 이상의 혈청형이 보고되어 있다. 이 균은 단순한 상재균이면서 ‘기회 감염균’으로서의 특징을 가진다. 다시 말하면 돼지의 면역 체계가 정상일 때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환경 변화, 밀사, 혼합 감염 등으로 인해 방어벽이 무너지는 순간 전신으로 침투하여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2) 환절기 환경이 연쇄상구균 감염을 가속하는 기전

봄철 환절기가 연쇄상구균의 활개를 넓혀주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①첫째,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항상성 파괴이다. 봄철의 일교차는 종종 10~15℃를 넘는다. 이로 인하여 돈방 내부의 온도에 변화가 커지면, 체온 조절 능력이 미성숙한 이유자돈에게 극심한 대사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 면역 세포의 증식과 활성이 억제되어 연쇄상구균과 같은 세균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하게 된다.

 

②둘째, 건조한 환경과 호흡기 방어 기전의 약화이다. 대기가 건조해지면 돼지의 호흡기 점막을 덮고 있는 점액층이 마르게 된다. 이는 외부 이물질과 병원균을 밖으로 밀어내는 ‘섬모 운동’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리적 방어막이 제거된 호흡기 점막은 연쇄상구균이 혈류로 침투하는 최적의 통로가 된다.

 

③셋째, 환기 부족에 의한 물리적·화학적 자극이다. 야간 추위를 막기 위해 돈사를 밀폐하면 내부 암모니아 가스 농도가 급증하고 분진이 정체된다. 이러한 유해가스는 비강과 기관지 점막에 미세한 염증을 유발하며, 이는 곧 연쇄상구균이 체내로 진입하는 ‘입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3) 주요 임상증상과 진단적 특징

연쇄상구균 감염증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며 감염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인다.

 

 

•급성 패혈증 :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폐사하는 형태이다. 균이 분비하는 강력한 독소가 혈관계를 파괴하여 전신적인 쇼크를 유발하며, 폐사체에서 귀나 복부의 청색증이 관찰되기도 한다.

•뇌수막염 :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균이 뇌척수액 내로 침투하여 중추신경계 염증을 일으키면, 돼지는 옆으로 누워 사지를 허우적거리는 증상을 보인다. 또한 눈동자가 빠르게 떨리는 안구진탕, 경련, 마비 등의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

•관절염 : 균이 관절낭에 정착하여 화농성 삼출물을 형성한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눈에 띄게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돼지가 기립 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절룩거리는 증상을 보인다.

 

3. 연쇄상구균 감염증 대처방안 : 능동적 방어 체계 구축

 

연쇄상구균의 통제는 단순히 항생제 처방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환경적 스트레스를 제거하고 균의 침입 경로를 차단하는 포괄적인 접근이 선행되어야 한다.

 

(1) 돈사 내 온도변화 최소화

자돈사의 온도 컨트롤러 설정값만 믿어서는 안 된다. 밤과 새벽 시간대의 실제 돈사 온도를 데이터 로거 등으로 점검하여 자돈이 느끼는 체감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샛바람이 직접 닿는 곳은 없는지, 보온등의 배치는 적절한지 상시 확인해야 한다. 낮 동안 상승하는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밤사이에 너무 온도가 많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과 낮에 환기량 증량으로 돼지들이 직접적으로 바람을 맞지 않도록 입기구와 샛바람 구멍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2) 위생적 관리 : ‘상처’라는 입구 봉쇄

연쇄상구균은 자돈의 몸에 난 작은 상처를 통해 혈류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돈사 바닥 슬랏의 파손이나 벽면의 날카로운 돌출부는 자돈의 피부에 상처를 낸다. 노후시설을 즉시 개보수하여 물리적인 상처 발생 요인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3) 사육 환경의 최적화

밀사는 돼지 간의 서열 다툼과 투쟁을 부추겨 상처 발생률을 높인다. 또한 공기 중 균 농도를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농장 상황에 맞는 적정 사육 밀도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환절기에는 안개분무시설이나 동력분무기를 이용해 내부 습도를 60% 내외로 유지해야 한다. 이는 먼지 발생을 줄이고 호흡기 점막의 자정 능력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4) 전략적 약제 투약

이유 전후 스트레스기에 유기산제를 급여하면 장내 산도를 조절하여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아목시실린 등 유효 항생제를 투약하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항생제 선택은 가급적 실험실 검사를 통하여 감수성 테스트를 진행한 뒤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아목시실린, 세프티오퍼, 티아물린, 플로르페니콜에 감수성을 보인다. 항생제 투약은 추가 발생을 막아줄 수 있지만, 완전히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된 환경개선이 중요하다.

 

 

◇…◇…◇…◇

 

연쇄상구균 감염증은 양돈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고질적인 질병이지만, 역설적으로 농장의 관리 수준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결국 질병의 근본 원인인 ‘환경적 기본기’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봄철 환절기 관리는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른 새벽 차가운 공기가 자돈에게 닿지는 않는지, 이유자돈들이 추위에 겹쳐 있지는 않은지, 돈사 바닥이 지나치게 미끄러워 상처를 유발하지는 않는지 점검하는 섬세한 관찰이 핵심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3월호 80~83p 【원고는 darby110@darby.co.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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