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정보뉴스 안영태 기자 |
■ 장기적 PRRS 관리를 위한 정책과 민간 전략의 균형
2025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30년까지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발생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양돈질병 방역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수천억 원의 피해가 축적된 PRRS에 대해 국가가 처음으로 체계적인 관리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책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기대해온 중요한 전환점이다. 현장에서 백신을 다뤄온 사람으로서 이번 국가 대책이 제시한 큰 방향 속에서 민간 백신 전략이 어떻게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특히 자돈 면역 관리와 농장 전체를 잇는 백신 체계 구축이 왜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 이번 대책의 철학은 명확하다.
“정부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민간은 이를 실행한다.” 정부는 전국 5,400호 농장의 질병 실태를 지도화하고, KAHIS 기반의 백신 접종 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한돈협회·수의사회 중심의 민간자율방역조사연구단 출범도 예고했다. 특히 PRRS 양성농가에 대한 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 추진은 매우 중요한 변화이다. “검사받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만든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결정으로, 과거 대책과 뚜렷한 차별점을 형성한다.
☞ 백신 정책의 방향 역시 분명하다.

목표는 지속 가능한 건강 양돈산업이며, 그 성패는 결국 백신을 얼마나 체계적·일관되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PRRS 관리는 근절이라는 이상보다 농장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현실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농장의 규모·입지·역학 환경이 다르므로 전략 역시 동일할 수 없다.
농장의 현 상태는 AASV 기준을 활용해 평가할 수 있다. AASV 분류는 1a, 1b, 2vx, 2, 3, 4단계로 구성되며, 최근 90일간의 항원 검출 여부, 유병률 변화, 검출 바이러스의 야외주·백신주 판별, 항체 유무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 모든 농장이 곧바로 ‘음성’을 목표로 할 수는 없다.
불안정 → 안정 → 음성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로드맵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접근이다. 이는 국가 대책이 제시한 청정화 전략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목표가 정해졌다면 다음 단계는 돈군 전체를 하나의 면역 사슬로 관리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간과되는 지점은 바로 자돈 단계이다. 모돈 백신 프로그램만 강화하고 자돈 면역 공백을 방치하면, 자돈방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순환은 육성·비육돈군 전체로 퍼지고 농장은 쉽게 불안정 상태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자돈 백신의 확대는 단순한 대상 확대가 아니라 모돈 → 자돈 → 육성돈으로 이어지는 면역 연속성을 완성하는 핵심 전략이다. 이 사슬 중 한 고리라도 끊어지면 PRRS는 다시 농장으로 되돌아온다.
☞ 지금 필요한 접근은 명확하다.
돈군 단위 면역 관리, 다시 말하면 각 단계의 면역 상태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단계별 최적화된 백신 프로그램을 설계·운용하며, 접종 후 실제 면역 형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정부의 접종 이력관리 시스템은 이 흐름을 현장에 정착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PRRS는 백신만으로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백신과 차단방역이 동시에 작동해야 방역 효과가 극대화된다.
☞ 따라서 백신 선택의 최우선 기준은 안전성이다.
생독백신은 높은 효과를 제공하지만, 적용에는 반드시 신중한 안전성 평가가 동반되어야 한다. 정부가 감염 농가에만 생독백신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도록 가이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분별한 백신 사용은 오히려 청정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모돈에서 자돈까지 전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역시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다양한 농장 환경에서 검증된 백신을 기반으로 돈군 전체의 면역 연속성을 구축하는 것이 농장 보호와 국가 청정화 전략 모두에 기여하는 방향이다.
☞ 접종 후 관리 또한 필수 요소이다.
보관 기준 이탈, 접종 방법 오류 등은 면역 형성을 저해한다. 민간 수의사가 정기적으로 농장을 방문해 백신 보관·접종 상태를 점검하는 현장 중심 관리야말로 민간이 수행해야 할 핵심적인 역할이다. 2026년은 국가 PRRS 방역대책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첫해이다. 민간자율방역조사연구단이 가동되고 지역 단위 청정화 시범사업도 시작된다.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

2030년 PRRS 청정농장 인증률 50%라는 목표는 정부만의 힘으로도, 민간의 힘만으로도 달성할 수 없다. 정부가 설계한 틀 위에 민간이 현장의 경험과 실행력을 더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자돈을 포함한 전 돈군 면역 사슬의 연속성 확보,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안전성 검증 백신 기반의 체계적 면역 관리 프로그램이다. 2026년 이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함께 구현해 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다.
■ 참고
1. 농림축산식품부, 양돈질병 방역관리 강화대책

월간 한돈미디어 2026년 4월호 60~63p 【원고는 ☞ sujung.bae@boehringer-ingelheim.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