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2025년 새해가 밝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월(원고 작성 기준)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지난 2024년 역대급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사람이나 돼지나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한편으로는 돈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해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양돈산업은 사육두수, 도축두수 및 돈가가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측하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해 사료비 부담 증가 등에 대한 변수가 예상된다.
또한 필자가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오늘도 입춘인데 한파주의보와 폭설이 내릴 정도로 이상기후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으므로 작년과 같은 폭염이 다시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수익성을 높여 만일의 사태에 대해 대비하여야 한다.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면 그 해답은 당연히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을 것이다. 계절에 따른 농장관리에서 여름이나 겨울은 명확하게 덥거나 추우니 오히려 온도관리가 수월하지만, 봄은 아침·저녁·새벽 일교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농장에서 온도관리를 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그림 1)은 2022년 및 2023년 월별 일교차를 나타낸 것이다(대전 기준). (그림 1)에서 보면 3~6월에 일교차가 모두 11℃ 이상으로 여름, 가을, 겨울보다도 일교차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교차가 크면 농장에서는 돈사 온도관리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부 온도 변화가 큰 만큼 수시로 돈사 내부 온도를 확인하고 조절해 줘야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온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적정사육 온도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필자는 본 글을 통해 영양적으로 면역력을 높일 방법과 추가로 봄철에 해야 하는 구충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 면역력 향상
사료에는 다양한 첨가제들이 각각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면역력 향상을 위한 첨가제이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 100%의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질병 발생 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써, 사람으로 치면 영양제 개념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면역력과 관련된 첨가제는 다음과 같다.
(1) 생균제(Probiotics)
생균제는 양돈사료에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첨가제 중 하나이다. 생균제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장내 유해균 억제 및 유익균의 우점을 통해 장내 미생물 균총을 안정화하기 위함인데, 추가로 면역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추가된 생균제도 있다. 면역과 관련된 기능을 가진 미생물은 대표적으로 Lactobacillus spp., Bifidobacterium spp. 및 Saccharomyces cerevisiae 등이 있다.
① Lactobacillus spp.
• 장내 유익균 증식 촉진 및 병원균을 억제하여 장 건강 개선
• 대식세포 및 T세포의 활성 증가를 통한 면역 반응 강화
② Bifidobacterium spp.
• 장내 산성 환경을 조성하여 병원균의 증식 억제
• 면역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켜 면역체계 최적화
③ Saccharomyces cerevisiae
• 효모균
• 장 점막의 보호 기능 강화 및 면역세포 활성 촉진하여 바이러스 및 세균 감염 예방
(2)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프리바이오틱스는 위와 소장에서 소화 효소로 분해되지 않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저분자 섬유소(비소화성 섬유소)이다. 대표적으로 프락토올리고당(FOS) 및 만난올리고당(MOS) 등이 있으며, 이들이 면역력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① 프락토올리고당(FOS)
• 장내 유익균(특히 Bifidobacterium과 Lactobacillus의 성장 촉진)에 먹이로 이용
• 장 점막 면역체계를 강화하여 면역세포(T세포, 대식세포)의 활성 증가
② 만난올리고당(MOS)
• 병원균이 장 점막에 부착하는 것을 방해하여 감염 위험 감소
• 장내 면역세포의 활동을 자극하여 항체 생성 촉진
•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활성 증가
(3) 베타글루칸(Beta-glucan)
효모 세포벽에서 추출된 베타글루칸은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강력한 면역 증강제이다. 면역세포(대식세포, 수지상세포)를 자극하여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염증 반응 감소 및 장 점막의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스트레스 저항력을 향상하고 질병 발생 시 빠른 회복을 돕는다.
(4) 뉴클레오타이드
뉴클레오타이드(핵산)는 생명체의 유전 관련 물질 중 가장 잘 알려진 물질로써 RNA와 DNA의 핵 속에 들어 있는 산성 물질이다. 뉴클레오타이드는 체내에서 유기체에 의한 합성이 가능하므로 비필수 영양소로 구분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성장기 영양소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체내에서 합성되는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준(準) 필수영양소 및 선택적 필수영양소로 구분된다.
3. 구충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되면 해충들이 활발해진다. 사람도 환절기인 봄과 가을에 회충약을 복용하듯이 돼지도 봄과 가을에 구충을 시행해 줘야 한다. 돼지에게서 볼 수 있는 기생충은 직접적으로 폐사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장기 손상, 영양소 손실로 인한 성장 및 번식성적 저하를 일으키기 때문에 농장 성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Llinares 등(2006)에 따르면, 5개 농장을 선발하여 농장 슬러리 피트 내에 기생충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종류의 기생충(원충 및 연충)이 존재한다고 보고하였다. 원충으로는 Ballantidium coli, Cryptosporidium sp., Entamoeba coli이 검출되었고, 연충으로는 Nematode larvae, Strongylida, Fasciola hepatica, Trichuris suis, Ascaris suum이 검출되었다. 이외에도 더 많은 기생충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중에서 외부 기생충(옴, 이 등)은 피부나 귀 등에 부착되어 흡혈하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내부 기생충(회충, 편충, 선모충 등)은 내부 장기에 기생하면서 장기를 망가뜨린다.
외부 기생충의 대표적인 기생충으로는 돼지 옴(개선충증)으로 가려움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긁는 행동으로 인해 피부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내부 기생충 중 회충, 편충 및 선모충 등은 소장, 간, 폐 및 근육 등 체내에 많은 기관에 기생하면서 많은 질병을 유발한다. 특히 회충같은 경우는 성충 한 마리가 돼지의 소장에서 기생하면서 하루에 약 20만개 이상의 충란을 생산하기 때문에 분으로의 배출을 통해 농장에서 순식간에 전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회충의 유충은 간과 폐를 손상해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생산성도 떨어뜨릴 수 있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내외부 기생충의 구충을 위해서는 경구투여, 주사제, 표피 도포 등 적용 방법이 다양하고 구충이 가능한 기생충의 종류 또는 구충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휴약기간을 준수하여 처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마치며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은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농장 돈사 온습도 관리는 조금만 관심을 갖고 수시로 확인만 준다면 문제될 것이 없고 면역력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또한 구충도 농장에서 하는 구충 프로그램에 대해 점검하고 빠짐없이 시행만 하면 되는 것이다. 2025년 농장의 생산성 향상은 기초적인 부분부터 점검하고 관리한다면 충분히 우수한 생산 성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3월호 73~77p 【원고는 ☞ jjihong0309@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