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인터넷에서 물가 상승을 이야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값은 물론 수입 돼지고기 가격도 오르고 있다. 또한 국내 도매시장 지육 경락 가격도 오르는 등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2022년 5월 3일 아시아 경제지의 “수입 확 늘어난 돼지고기 금겹살값 떨어지나”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작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온 국내 돼지고기 가격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돼지고기 1kg당 평균 가격은 6,93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98원)보다 28.4% 올랐다. 지난해 1월 초 1kg당 3,882원 수준이던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작년 말 4,958원까지 올랐고, 올해도 매달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4월까지 연초 대비 37.4% 올랐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수입 감소로 공급이 줄어든 반면 수요는 늘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작년 상반기 돼지고기 수입은 2020년 9월 독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유럽연합(EU)산 수입량이 감소하며 크게 줄었다. 줄어든 공급과 달리 방역 지침 완화 등으로 수요는 늘며 돼지고기값 상승을 부
에드워드 버네이스(미국의 컨설턴트, 기자)는 1920년대 중반 미국 베이컨 제조회사인 Beechnut Packing으로부터 베이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자문 요청을 받는다. 당시 미국에서는 간단한 아침이 대세였다. 버네이스는 입소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기획 기사를 게재했다. 버네이스의 기사는 당시 전국지에 “4,500 physicians urge bigger breakfast(4,500명의 내과 의사들이 든든한 아침 식사를 권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실렸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기사를 배치해 베이컨과 달걀이 중요한 아침 식사 메뉴 중 하나임을 부각했다. 사람들은 기사 2개를 동시에 읽으며 <든든한 아침식사 = 베이컨>이라는 식으로 기사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당시 막강한 미디어였던 신문의 힘으로 입소문이 널리 퍼져 베이컨 소비는 급증했다. 미국인은 지금도 전체 베이컨 소비의 70%를 아침에 소비한다. 삼겹살 로스구이 소비문화의 시작 미국인들이 아침에 베이컨을 먹는 것이 100년이 안 된 일이듯 우리가 삼겹살 로스구이에 소주 한잔하는 소비문화의 시작은 빨라야 1970년대 중후반부터로 이제 겨우 50년이 안 된 역사다. 워낙 음식 문화도 패션처럼 트렌
브랜드 시장이 달라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돼지고기 브랜드는 1992년 퓨리나 사료에서 진행했던 린포크가 시작이었다. 이후 하이포크, 크린포크, 생생포크, 목우촌, 롯데 후레쉬포크 등 수많은 돼지고기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그중 몇몇은 지금까지 메이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돼지고기 브랜드는 약 200여개가 있을 것이다. 2020년 일본은 약 420개의 돼지고기 브랜드가 있다. 우리나라의 사육두수가 일본보다 200만두나 많은 현실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돼지고기 브랜드가 2배 정도 많은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 보자. 일본 돼지고기 브랜드 가이드 북을 분석해 보면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돼지고기 브랜드에서 연간 출하되는 두수는 50만두 정도이다. 그것도 한 두군 데밖에 없다. 반면 연간 출하두수가 1,200두인 아주 작은 규모의 돼지고기 브랜드도 많이 있다. 일본의 돼지고기 브랜드는 지산지소,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6차 산업화한 브랜드로 단일 농장에서 생산하고 생산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농장 브랜드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브랜드는 1990년대 축산물 현대화 사업을 통해 대일 수출 주도형으로 편성되었으며, 구제역으로 대일 수출이 중단된 상황에서
■ 변화 1 : 코로나로 인한 육류유통 구조의 변화 코로나 상황은 벌써 3년차를 접어들었다. 여느 외생변수와 같이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수요 공급 변화와 이후 다시 안정된 수요 공급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코로나는 이제 3년째 육류의 수요와 공급곡선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또한 유통경로의 구조도 바꾸어 가고 있는 듯하다.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시장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산품에 비해 온라인 시장이 상대적으로 비활성 상태였던 온라인 육류소매 시장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5년 전과 비교해 3.5배 성장하여 국내산 돈육의 M/S(시장점유율) 6%로 추정되고 있다. 가격 비교에만 치중되었던 온라인 육류 소매시장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다양한 고객층마다 니즈(요구)를 반영하여 극강의 편의성을 제공하면서 고객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표 1) 채널별 돈육 취급 점유율 추이 오프라인 시장은 외식 경로의 급감과 젊어진 정육점으로 축약할 수 있겠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외식 시간 규제는 외식 업소의 고객 회전이 2.5 이상의 회전에서 1.5 이하 회전으로 단축되는 현상을 낳았고, 이는 말 그대로 기존 대비 40% 감소(고객수, 매출액)를 불러왔
1. 들어가며 코로나가 발생한 지도 2년여 시간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생활화되어 그리 어색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코로나 초기 1명의 확진자가 나왔을 때 모습은 없다. 전 사업장이나 매장을 폐쇄하거나 하지 않는다.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이 넘었다는 기사에도 일상 변화는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쇼핑몰과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는 예년 어느 때 보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3차까지의 백신 접종이 이어져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았지만, 코로나의 완전 종식을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산업이 피해를 보았다. 특히 대면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장 피해는 처참할 정도로 크다. 다행히 먹거리인 한돈산업만큼은 그 폐해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입육 수급의 불안정, 온라인 유통시장 확대에 따른 한돈 소비 증가, 햄·소시지 원료육(뒷다리)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가격상승 등으로 고돈가를 유지했으며, 업에 종사하는 육가공·유통업체도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저돈가에 그렇게 강조했던 생산부분의 노력이 많이 잊혀 버렸다. 생산성 향상, 목심 이상육 발생 최소화, 비육돈 출하 균일도 향상 등의
축산정보뉴스 관리자 기자 | “역사는 하나의 무기이다.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 돼지 이야기(2021년), 삼겹살의 시작(2019년, 대한민국 돼지산업사(2019년), (가제) 대한민국 돼지 수출의 역사(2022년 출판 예정) 등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역사를 정리한 책들을 썼다. 다큐 ‘삼겹살 랩소디’ 제작에 참여하면서 우리 민족과 돼지와 돼지고기에 관한 인문학 공부를 충실히 했다. 과거를 공부하고 오늘 식육산업 현장에서 식육마케터로 활동하면서 필자가 생각하는 코로나 이후 돼지고기 소비시장 환경변화에 대해서 거시적 관점으로 정리해 보았다. 1. 과거의 돼지고기 전 세계 어느 나라나 돼지고기는 가난한 농민, 노동자의 고기였다. 우리나라 역시 돼지고기는 가난한 농민, 노동자의 고기였다. 돼지고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축제식이면서 생존식이였다. 해방 이후 압축성장의 산업화로 급속도로 붕괴한 농촌 공동체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도시에서 지탱해 준 것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장시간 삶거나 끓여 먹던 전통적인 습식 고기 요리법은 불판에 바로 구워 먹는 건식 요리 로스구이를 유행시켰다. 건식 요
축산정보뉴스 관리자 기자 | 1. 코로나19가 가져온 집밥 수요로 돼지고기 수요 증가 코로나19가 촉발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비대면 사회활동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지 만 2년이 넘어간다. 회식 자리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며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며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하는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는 엄격한 K-방역 조치로 인해 훨씬 더 많은 제약이 주어진 상황이다. 따라서 회식 자리에서 주된 메뉴로 소비되는 돼지고기의 섭취는 상당한 부분 가정 내 취식, 밀키트, 배달로 이동하게 되었다. (1) 가정 내 돼지고기 구매량의 증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년 한돈산업 전망’에 따르면, 2021년 1~11월 가정 내 돼지고기 구매량은 2.09kg으로 전년 동기 1.96kg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구매량은 1.07kg으로 전년(1kg) 대비 7.4% 증가하였으나, 구매빈도는 1.96회로 전년(1.97회)보다 0.6% 감소하였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보면 코로나 이전(‘18~’19년) 1~11월 평균 구매량은 1.85kg이었으나 코로나 이후(‘20~’21년)는 9.4% 증가한 2.02kg으로 나타났다. (표 1) 가정 내 돼
축산물 대체식품은 식품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 중 하나이다. 해외에서는 이런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국내에서도 대체식품에 연구비가 몰리는 상황이다. 대체식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축산물 소비를 줄이면 기후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것들이다.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이 교통 분야에서 배출되는 양보다 많다거나, 축산업은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을 배출한다는 주장이 통념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채식주의자들의 조직적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었고, 실제 축산업은 최근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고 말았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축산물을 그래도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모조품인 대체식품 개발에 많은 투자가 몰리고 있다. 1. 축산물 대체식품의 출현 배경 (1) 세계 인구의 증가 지난해 10월 우리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이 계획에도 식생활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축산물 대체식품 활성화와 이를 위한 제도개선, 투융자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축산대체 식품은 기후 위기 극복이 아니라 늘어나는 인구로 축산물을 비롯한 식량 공급이 원활치 못한
1. 들어가는 말 국내 양돈산업에서는 돼지 목 부위에 각종 백신이나 항생제를 주사하면서 그 부작용으로 주사 부위에 농양, 섬유화, 육아종 등의 병변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을 이상육이라고 총칭하고 있다. 이러한 지육 안에 존재하는 농양을 제거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 손실이 발생하여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 농양은 피부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관찰되며 조직이 종창된 덩어리 안에 농이 가득 차 있게 되는데 이는 세균이나 이물질에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한다. 농양과 병변은 주사 접종 부위에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는 구제역 발생 이후에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구제역 백신정책이 시작되었고, 이후 접종 부위에 염증, 농양, 육아종 등과 같은 이상육의 부작용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구제역 백신에 사용되는 오일 부형제가 염증, 육아종, 농양 등을 유발함으로써 이상육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접종 부위의 염증반응은 백신 부형제뿐만 아니라, 오염된 주사바늘에 의한 세균감염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항생제와 같은 주사제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항생제의 약동학적 작용과 생체이용도의 커다란 변수는 접종 부위에 조직
-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음식 평론가들은 거의 다 삼겹살은 대일 돼지고기 수출 잔여육이라고 했다. 2016년 전주 MBC 창사 51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검은 삼겹살에서는 ‘한국은 어쩌다가 삼겹살 공화국이 되었을까? 돼지고기는 효자 수출품이었다. 기름기 적은 등심과 뒷다리를 일본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남겨진 뱃살은 국내 소비자가 먹어줘야 했다. 그런데 지방에 입맛이 길든 나머지 지구촌 돼지 뱃살의 1/4을 수입하고 뒷다리나 등심 같은 건강육을 거꾸로 폐기 처분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비용은 삼겹살에 전가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라고 삼겹살을 좋아하는 우리의 돼지고기 소비를 맹비난했다. 이때까지 돼지고기를 관련된 일을 30년을 하면서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겹살을 유독 좋아할까? 하는 의문을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다. 우선은 다큐멘터리 검은 삼겹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만 삼겹살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베이컨이란 이름으로 삼겹살을 먹고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016년까지 현업에서 일하면서도 고기의 역사나 고기 미학 같은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고기를 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식육 마케팅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