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돌고 돌아 또다시 겨울이다. 돈공들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에게 꽃 피는 봄과 단풍 드는 가을에 돈공들은 환절기라 호흡기에 시달린다. 또한 사람들이 휴가와 물놀이를 즐기는 여름에는 더위 땜에 고생하고, 사람들이 눈꽃과 온천, 불가마를 즐기는 계절에는 조금 나은 듯싶더니 질병 유입으로 고생하는 농가들이 의외로 많다. (그림 1)은 연도별 계절별로 PED(돼지 유행성 설사병) 발생건수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 1)에서 보시다시피 겨울과 봄철에 PED 발생건수가 유난히 많다. 필자 생각에는 겨울같이 추운 계절에 PEDV의 활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있지만 차단방역이 잘되지 않은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온도가 낮으므로 수세의 어려움과 소독제의 효과가 낮아져서 그런 것 같다. 1. 농장에 질병은 어떻게 들어오는 걸까? 좀 더 명확히 질병의 원인체 바이러스, 세균은 농장에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 걸까? (표 1)은 태국 CP 양돈기업에서 농장 내로 PRRSV가 유입되는 경로를 분석한 것이다. (표 1)을 보면 질병 유입의 1순위는 출하 과정이다. 2. 출하 과정이 왜 문제일까? 출하 과정은 농장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것이다. 근
1. 포스트 코로나19 기대 컸지만, 내수 ‘정체’ 수출 ‘침체’ … 원료 부진에 수출 30% 하락 … 백신 등 완제품 ‘고부가가치 실속’ 지난 십여 년을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동물약품산업은 수출이 이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수시장은 정체 또는 소폭 성장에 머물렀지만, 동물약품 수출은 매년 5%가량 급속 성장해왔다. 수출은 성장동력이 됐다. 지난해(2022년)도 그랬다. 지난해 동물약품 수출액은 3억6천700만불(한화 4천752억원)로 한화로는 전년(2021년) 대비 12% 늘었다. 업계는 올해(2023년)에도 충분히 그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믿었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이 걷히면서 더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4억불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수출 확대 정책 역시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수출 6억불 달성, 수출 비중 60%’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리고 ▲수출품목 다변화 기반 마련 및 지원 강화, ▲해외 수출시장 개척, ▲산업육성 인프라 구축, ▲관리제도 선진화 등 추진전략을 알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속 경쟁이 심화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상반기까지…
겨울철 추운 날씨는 포유자돈 소화기 질병 발생과 많은 연관이 있다. 추운 날씨로 설사 발생 위험이 커질 뿐만 아니라 기온이 낮은 환경 속에서 소화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 원인체의 생존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포유자돈에서 설사를 일으키는 주요 질병들에 대해 알아보고 미리 대처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질병들로서 병원성대장균,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타입 A,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로타바이러스, 돼지유행성설사(PED) 등이 있다. 1. 병원성대장균 대장균증은 설사가 주 증상이며 그 정도는 감염된 균주, 연령, 면역상태에 따라 다르다. 신생자돈 설사는 태어난 지 2~3시간 경과 후에 관찰되며 한 마리 혹은 동복 전체가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정도에 따라 수양성 설사에서 갈색의 색깔을 나타낸다. 증세가 심할 때는 체액의 손실로 인한 심한 탈수 증상을 보이며 폐사한다. 적절히 치료된다면 가벼운 증세로 경과한 후에 회복된다. 한편 이 시기에 장침습성대장균(EIEC)에 감염되었을 때는 자돈이 패혈증 증세를 보이다가 갑자기 급사하는 때도 있다. 신생자돈 이후 이유기까지 돼지 설사는 신생자돈 설사와 비슷하나 그 정도는 덜하다. 발생률은…
2023년 여름철은 무척이나 길고 더웠고 비 또한 많이 내려 습도도 매우 높았다. 여름철 사료섭취 저하로 출하지연, 밀사 및 모돈번식 문제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가을이 되면 온도가 선선해지면서 이유체중도 증가하고 비육돈의 사료섭취도 늘어나 정상적인 출하일령으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수태율이나 분만율은 여름철 못지않게 제자리걸음이거나 더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통상적으로 ‘가을 유산 증후군(AAS, Autumn Abortion Syndrome)’이라고도 하며, 여름을 겪는 동안 체 손실이 커져 임신 유지가 어려워지거나 환절기에 일조량이 감소 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원래 돼지는 야생에서 ‘동지’ 이후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12~2월에 교배하여 사계절 중 가장 새끼를 키우기 좋은 봄철에 분만하는 동물이다. 1. 가을철 번식 및 모돈에 영향을 주는 감염요인 돼지가 계절을 감지하는 것은 온도뿐만 아니라 일조량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일조량의 감소가 임신 유지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분비에 영향을 준다. 이는 임신사에 점등 시간과 광량을 조절하여 어느 정도 극복을 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모돈 머리 쪽에 LED 등을 설치하여 관리하는 농장들
살인적인 무더위가 물러가고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 시기에 양돈인들은 대부분 여름 내내 겪었던 출하 정체나 각종 번식 장애가 해결되길 기대한다. 그런데 무더위가 물러나면 그에 따른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필자가 받은 수많은 질의 중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1. 돼지의 이상행동(귀물기, 꼬리물기, 배물기) 앞에서 살펴본 돼지의 이상행동 “주요 원인”에서 볼 수 있듯이 돼지의 이상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너무 많다. 그런데 연중 이상행동이 가장 많이 관찰되는 시기는 단연코 가을이다. 다시 말하면 많은 환기량에서 적은 환기량으로 바뀔 때 돼지의 이상행동은 늘어나기 쉽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는 각종 호흡기 질병도 연중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환기량을 충분히 공급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2. 돼지의 이상행동 대책 방안 (1) 낮 / 저녁 / 새벽의 환기량을 달리 조절한다. 여름과 겨울에 환기량을 1~2번 조절했다면 환절기에는 적어도 4번은 조절해야 한다. 온도 변화에 한 박자 빠르게 미리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충분한 환기량을
일년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고루 지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기후를 24등분한 표준적인 절기(節氣)를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 특히 각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은 각기 양력으로 2월, 5월, 8월, 11월에 해당하는데, 최근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과거만큼 계절의 변화와 절기의 일치율은 떨어진다고 하나 그래도 입추를 기점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24절기의 기준에서 10월은 완연한 가을의 기운이 주를 이루면서 차차 겨울을 대비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하면 가을철 환절기의 정점에 이르는 10월은 사람이나 돼지 모두 다양한 질병의 감수성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진단 실험실에서도 가장 바쁜 시기는 9월부터 12월 사이로 특히 호흡기 질병 병원체의 의뢰건이 상당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가을철 환절기의 정점에서 농장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호흡기 질병의 문제에 대해 알아보고, 질병에 따른 농장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가을철 기후 특징과 양돈 호흡기 질병과의 연관성 매년 가을이 오면 강수량이 줄어 맑고 청명한
1. 돼지 질병검사에 정기적 비용을 투자하자. 농장에서 상재하는 질병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종합검진과 마찬가지로 반기 또는 연간 단위로 전반적인 질병에 대한 전체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효율적인 예방대책과 관리대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전과 달리 양돈 질병을 검사하는 연구소들이 많이 감소하면서 질병검사 서비스를 받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질병진단과 등에 검사를 의뢰하면 전체적인 검사가 무료로 가능하고, 민간병성감정기관에 의뢰 시 큰 비용이 발생하는 PRRS 유전자 분석 등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어 적극 권장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정부 기관에 의뢰하기가 망설여지는 농가는 민간병성감정기관 등에 비용을 부담하면 질병진단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민간병성감정기관 등에 일부 항목이 아닌 전체적인 질병검사를 의뢰 시 생각보다 큰 비용이 발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질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 금액에 비하면 극히 일부밖에 되지 않는 금액이라 생각된다. 질병검사도 농장의 다른 고정 투자처럼 투자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른 투자금액 대비 가장 큰 효과를 보는 것이 질병진단 비용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
1. 시작하며 대한민국에서 돼지를 키운다는 것은 바이러스와 전쟁을 하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한국에서는 꼭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구제역(FMD)과 돼지열병(CSF), 전 세계 동물용 백신시장의 가장 큰 규모를 갖는 돼지써코바이러스(PCV) 등이 있다. 또한 최근 농장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고 있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매년 많은 농장에서 포유자돈의 설사로 인한 높은 폐사율을 기록하고 있는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등 정말 많은 바이러스가 농장의 돼지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일단 농장에 유입되어 감염되면 항생제 등을 이용한 직접적인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대증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하거나 빠른 도태를 통해 전파를 막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바이러스성 질병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형성하여 예방에 힘써야 한다. 필자는 앞에서 언급한 바이러스성 질병들 이외에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국내에서 관심도가 급격히 증가하여 최근 2년 동안 백신 시장규모가 2배가량 커진 돼지인플루엔자바이러스(Swine Influenza virus, SIV or Influenza A…
1. 시작하며 환절기가 되면 양돈장에 호흡기가 걱정된다고 하는 많은 사람은 어쩌면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환절기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농장이 호흡기 질병을 심하게 앓는다거나 또는 환절기가 아닐 때 비교적 호흡기 질병이 안정되었다거나 하는 경우는 아닌 것 같아서 우리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질병의 감염은 숙주, 매개체, 원인균 등 세 가지가 있어야 전파가 가능하다. 물론 환절기는 계절이 바뀜에 따라 숙주의 면역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므로 비교적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환절기=호흡기’라는 잘못된 상식으로 무작정 항생제를 먹이거나 모든 문제를 환절기 탓으로 돌리는 오류를 피하고자 함이다. 관리가 잘 되는 농장은 환기 상태를 늘 최적으로 관리하여 호흡기 질병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본고에서는 세균성 질병에 관한 내용을 집필하고자 의뢰받은바, 세균성 질병의 특징을 잠시 살펴보자면 ①주로 PRRS, 써코바이러스 등의 감염과 더불어 2차 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②적절한 항생제 투약으로 콘트롤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③한 번 감염이…
1. 시작하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며, 우리나라의 계절을 표현할 때 이제는 ‘4계절’이 아니라 ‘2계절’이 더 적합하지 않나 싶은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순식간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 동안 자연스럽게 호흡기 피해가 잦아들었던 양돈장도 다시 돼지의 기침 소리에 긴장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본고를 통해 춥고 건조해지는 환절기 호흡기 질환이 심해지는 여러 가지 이유, 특히 그중에서도 PRRSV(돼지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 바이러스)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고 어떤 접근을 통해 그러한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PRRSV가 농장에 한번 새로 들어오게 되면 음성화를 하는 것은 물론, 안정화를 통해 컨트롤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가 PRRSV에 대해 흔히 잘못 생각하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PRRSV를 죽이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오해이다. 하지만 사실 PRRSV는 돼지에 감염되지 못하고 외부 환경에 존재할 때는 굉장히 쉽게 파괴된다. (그림 1)을 보자. 습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5~30℃ 환경에서 PRRSV의 반감기는 30분 미만이다. 예를 들어 100개의 PRRSV가 20분이 지나면 50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