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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시장 변화에 따른 우리의 자세

최 병 식 팀장 / CJ생물자원(주) 한돈사업팀

1. 들어가며

 

코로나가 발생한 지도 2년여 시간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생활화되어 그리 어색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코로나 초기 1명의 확진자가 나왔을 때 모습은 없다. 전 사업장이나 매장을 폐쇄하거나 하지 않는다.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이 넘었다는 기사에도 일상 변화는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쇼핑몰과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는 예년 어느 때 보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3차까지의 백신 접종이 이어져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았지만, 코로나의 완전 종식을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산업이 피해를 보았다. 특히 대면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장 피해는 처참할 정도로 크다. 다행히 먹거리인 한돈산업만큼은 그 폐해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입육 수급의 불안정, 온라인 유통시장 확대에 따른 한돈 소비 증가, 햄·소시지 원료육(뒷다리)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가격상승 등으로 고돈가를 유지했으며, 업에 종사하는 육가공·유통업체도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렇다 보니 저돈가에 그렇게 강조했던 생산부분의 노력이 많이 잊혀 버렸다. 생산성 향상, 목심 이상육 발생 최소화, 비육돈 출하 균일도 향상 등의 지표들은 고돈가로 묻혔다. 그런데 시장 상황은 서서히 예전의 악몽들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예상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예년의 정상적인 부분으로 많이 돌아갈 것을 예측한다.

 

이 시점에서 최대한 냉정하게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의 한돈산업의 변화와 흐름을 알아보고, 예전의 저돈가 늪과 불안한 유통구조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를 조금 짚어보려고 한다.

 

2. 코로나 상황의 시장 변화

 

(1) 지옥에서 천당으로

2020년 1월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코로나는 우리나라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으며, 모든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특히 여행산업과 외식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고 지금도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먹거리와 연관된 한돈산업도 코로나 초기 급격한 외식수요 감소로 돈가는 근 10년간 최저가격(21년 1월 2,923원/kg)으로 하락했다. 햄·소시지 원료육(뒷다리)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이슈가 맞물리면서 한돈시장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었다.

 

코로나는 우리 산업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글로벌 축산 유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로 인하여 주요 수출국의 도축·가공장이 폐쇄되었으며, 작업 물량 축소로 전 세계 축산물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런 이유로 원료육(뒷다리) 대체 부위인 목전지 수입에 이슈가 생겼다, 그리고 수급 불안정과 국내 외식산업 침체로 삼겹살의 수입 물량도 급감하였다. 반면 한돈은 외식 경로의 물량은 감소하였으나 가정 내 소비 증가 및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 대형마트 중심의 오프라인(Off Line) 판매량 증가로 안정적인 판매가격과 수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원료용 고기 가격 상승으로 육가공업체의 손익도 대폭 개선되었다. 2020년 1월 2,900원대로 시작한 돈가는 2020년 5월 5,100원대까지 상승하였고, 2021년에도 지속적인 고돈가(연평균 4,700원대)를 형성하였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한돈의 생산원가는 올랐으나, 사양가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였다. 코로나 발생 초기 지옥 같은 상황이 2021년 한돈산업 종사자들을 천국으로 인도하였다.

 

 

(2) 급변하는 축산물 소비 트렌드

코로나는 우리 삶에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기업의 회식문화를 바꿔 버렸으며(대면회의에서 화상회의로의 전환), 술자리 회식문화도 바꿔 놓았다. 축산물 소비 트렌드도 마찬가지로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변화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농축산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골라서 구매하는 성향이 있다. 과일, 생선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다.

 

그런데 코로나는 이런 부분을 바꿔 놓았다. 코로나 이전의 축산물 소비·구매 패턴은 대부분 오프라인으로 이뤄졌다. 마트나 슈퍼, 정육점에서 직접 보고 구매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온라인 몰이나, 쿠팡, 마켓컬리에서 구매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또 변화된 부분은 가정 내 취식 증가이다. 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기울이는 것을 가정에다 옮겨 놓았다. 동네 단골 정육점도 생겼다. 소비 트렌드 변화는 온라인 축산 유통시장을 급속하게 성장시켰다. 또 대형매장의 한돈 판매량도 증가했다. 이런 소비패턴의 변화로 코로나 2년간 한돈산업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3. 위드 코로나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올해 안에 대부분 나라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 것이다. 코로나 종식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부분의 생활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축산물 소비는 현재 변화된 것이 유지되지 않을까 한다. 2년 정도의 습관으로 익숙해진 빠른 배송과 새벽 배송은 자리를 잡았으며,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외식산업의 정상화와 맞물리면 돈육 소비량은 증가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증가가 한돈산업에 긍정적이지는 않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은 가치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 등 새로운 소비 형태를 받아들였고, 한돈 제품도 이러한 소비 형태에 부합하지 않으면 수입육에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코로나 이전의 악몽으로 산업 전체가 흘러갈 수도 있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전에 우리 사양가의 자세, 육가공업체의 자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사양가의 자세는 기본으로부터 시작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5년 전부터 생산성 향상의 목표로 많은 노력을 했다. 다산형 종돈 보급, 시설현대화로 생산성 지표는 올려놓았으나 한돈 품질에 대하여는 고돈가에 묻혀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는 집에서 품질을 확인하게 된다.

 

오프라인으로 구매할 때는 소비자 자신이 고르면 됐지만,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면서 소비자는 한 번의 구매로 제품 품질을 확인한다. 만일 본인이 생각하는 품질이 아니면 그 쇼핑몰이나 해당 브랜드 제품을 다시 구매하지 않는다. 수입 돈육과 경쟁을 하게 되면 이런 부분이 한돈 소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수입 돈육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육가공업체, 물류 배송업체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한돈의 원료돈을 생산하는 사양가의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이야기하는 균일한 품질의 출하는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다. 삼겹판이 두꺼우면 두꺼운 대로, 얇으면 얇은 대로 균일도가 유지되면, 원하는 곳에 맞춤 판매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이상육 발생의 최소화이다. 보통 육가공에서 수율이라고 하는 부분인데, 수율은 육가공업체의 기본 경쟁력이 된다. 이상육 발생이 적을 수롤 좋은 품질의 한돈을 적정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중요한 식품 안전성 부분이다. 우리 사양가들이 자신 있게 안전성을 보증하는 그런 제품의 생산이 중요하다. 그래야 위드 코로나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을까 한다.

 

육가공업체의 자세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박스육으로 유통되는 시장에서 소포장으로 판매 형태가 바뀌고 있는 시장에 적적한 대응이다. 사양가가 생산한 비육돈을 잘 포장하고 유통하는 것이 육가공업체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일반 소비자는 원물을 보고서는 수입 돈육과 차별성을 느끼지 못한다. 육가공업체는 사양가와 협력해서 특화된 한돈 개발, 그리고 다양한 유통경로에 맞는 다양한 제품(소분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 그래야 수입 돈육이 어느 정도 외식시장을 장악하겠지만 일반 소비자의 식탁까지는 장악하지 못할 것이다.

 

4. 마치며

 

코로나를 2년여 겪으면서 한돈산업은 타 산업보다 조금의 혜택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고돈가로 사양가의 수익이 증가하였으며, 전 부위의 고른 소비로 육가공업체들이 오랜만에 웃을 수 있는 한해가 2021년이었던 것 같다. 서두에도 이야기했지만 위드 코로나로 서서히 옮겨 가면서, 돈육시장의 먹구름도 서서히 같이 오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우리 한돈 사양가들은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고 아울러 협업하는 한돈 육가공·유통업체도 잘 대응하리라 생각하며 글을 맺는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3월호                                             【원고는 ☞ bs.choi@cj.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