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제목은 ‘베이컨을 많이 먹지 않아서 경제에 문제가 된다(We’re Not Eating Enough Bacon, and That’s a Problem for the Economy. by Patrick Thomas’)는 내용이다. 농업 대국이자 돼지고기 수출대국인 미국에 어떤 문제점이 있어서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심층 취재하여 기사화했는지 기사 본문을 소개한다. 이번 기고문은 미국 현지의 소리를 생생하게 소개하기 위해 되도록 기사 내용을 정확히 전달할 목적으로 기고자 본인의 판단에 따라 일부 생략 및 의역이 있음을 미리 밝힌다. 1. 효율적인 양돈 시스템으로 공급과잉, 출하마리당 추정손실 30달러 미국 양돈산업은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기 어려울 지경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농장주와 가공업자들은 해외에 수출하는 방법에서부터 더 기름지고 맛있는 돼지고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미국 돼지고기 산업의 문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양보다 더 많은 안심, 햄, 소시지, 베이컨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장에서부터 거대 육가공회사에 이르기까지 스스로가 만들어낸 효율적인 생산
1. 외식산업에서 한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압도적이다. 삼겹살집, 돼지갈비로 대표되는 한돈 구이식당을 차치하고도 보쌈, 수육, 중국집, 돈가스 등 한국의 식당에서는 대부분 한돈을 취급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다소 과현상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과 비교되는 가까운 일본 외식시장에서는 육류식당의 대표인 야키니쿠(불고기)의 경우 80~90% 이상 소고기 중심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경기 불황으로 한돈 소비가 축소되는 것은 구조적·사회경제적 요소가 많이 요인이지만, 그 외에 한돈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한편으로 고객의 식상함도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 영역에서 한돈 외식시장에서 식상함을 극복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한돈 소비를 일정 부분 활성화할 가능성을 실제 사례를 통해서 서술하고자 한다. 필자는 오래전 유력 매스미디어 인터넷판 맛집 기사에 서울 변두리의 식당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식당은 서울 강북구에 있는 허름한 식당이고 입지도 C급 미만의 처지는 입지다. 필자가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우연히 발굴한 이 식당을 미디어에 맛집 기사로 소개한 후 그 작은 식당은 매출이 급속하게 성장했다. 이 식당에서 필자가 소개한 메뉴는 함박스
1. 소비 패턴의 변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인 3.1%보다 0.3% 포인트 높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웃도는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3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를 보면 냉면·비빔밥·삼겹살 등 8대 외식 품목의 가격(서울 기준)이 5년 전보다 평균 29.2% 상승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외식 시장 소비 패턴에 ‘외식 소비의 양극화’라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외식업체들은 재료비 및 인건비 상승, 임대료 부담 등으로 가격을 인상했고,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도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양분화됐다. 가성비 소비 측면에서는 구매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수입육 무한리필 업소의 인기, 뷔페 시장의 성장, 외식 서비스 대체 시장의 매출 급성장이다. 프리미엄 소비 측면에서는 외식 횟수를 줄이 돼 차별화된 메뉴와 공간의 경험까지 즐기길 원하는 고객층이다. 최근 호텔 프리미엄 뷔페, 파인다이닝, 외식 프랜차이즈 플래그십 스토
너무 익숙해진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Z세대를 묶어 부르는 표현으로, 2020년대 초 언론을 통해 갑작스레 유행한 대한민국의 신조어다. 어느 정도는 과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세대보다 명품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고가의 상품들을 아무렇지 않게 구매하는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MZ세대는 생산과 소비 능력이 가장 높은 세대로 이제는 마케터들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1. MZ세대 공략하기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릴 만큼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세상에서 자라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용에도 능숙하다. 이들은 소비자로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주체로 탄탄한 신흥 소비 세력으로 우뚝 서 있다. MZ세대를 타깃 오디언스로 한 마케팅의 핵심은 참여와 공감이다. 흔히들 사용하는 ‘돈쭐내다’는 돈과 혼쭐내다의 합성어이다. 사회적으로 옳은 행동을 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며 그 행보를 응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아 그들의 참여와 공감을 얻어낸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청룡처럼 비상(飛上)하길 꿈꾸며 시작되었던 2024년(갑진년) 양돈시장이 벌써 6개월째 접어들었다. 상반기의 양돈시장은 청룡처럼 비상(飛上)하기보다 오히려 비상(非常) 상황이었나?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물론 여러 가지 숫자적인 동향을 살펴보면 심각하다 싶을 만큼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상반기 양돈시장 상황을 굳이 고르자면 비상(飛上)보다는 비상(非常)에 한 표 더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다. 상반기 양돈시장은 도축두수, 수입량, 지육시세 등 여러 가지 지표들이 당초 예상을 빗나가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1. 1~4월 돼지고기 지육시세, 공급량, 수입량 동향 양돈시장을 평가할 때 보통 지육시세를 많이 언급한다. 지육시세의 높고 낮음에 따라 우리는 시장 상황을 최우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1~4월 지육시세는 어떤 상황이었을까? (그림 1)에서 지육시세를 살펴보았다. 연평균 지육시세가 4천원 중반에서 5천원을 넘어섰던 최근 4년치 데이터 중 상반기 지육시세만 (그림 1)에 나타내어 보았다. 2024년 5~6월 예상 평균 시세가 각각 5,300원(5월), 5,600원(6월) 기록한다는 가정하에 2024년 상반기 평균 시세는 4,876원/k
날이 따뜻해지는 4~5월 봄은 이른바 ‘한돈 성수기’로 불린다. 외식, 나들이, 캠핑 등 야외 활동이 늘고, 특히 5월은 가정의 달이 있어 연휴도 길기 때문이다. 따뜻한 봄기운을 한껏 느끼며 야외에서도 삼겹살도 구워 먹고, 사랑하는 가족·친구·지인들과 삼삼오오 둘러앉아 돼지고기와 함께 수다 꽃을 피우는 모습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2024년의 봄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는 높은 물가에 한돈농가는 돈가 하락과 생산비 폭등에 고통받으며 ‘봄은 한돈 성수기’라는 말이 다 옛말이 되어버렸다. ■ 장기화한 경기 침체, 농가와 소비자 발목을 붙잡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고물가·고금리다. 날씨는 따뜻해졌지만 여전히 가계의 소비 여력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외식 물가도 턱없이 올라 바깥에서 삼겹살을 사 먹는 사람들도 줄었다. 과거엔 저렴한 가격 덕분에 각종 모임과 회식에서 삼겹살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건비, 임대료, 각종 농산물값 등 여기저기서 폭등한 물가를 메우기 위해 돼지고기 1인분 판매가를 확 높이면서 지금은 삼겹살 회식마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소비가 좀처럼 오르지 않으니 돈가 역
5월이 오면 항상 가슴이 설렌다. 푸른 숲과 꽃들, 어린이날의 기대와 부모님의 고마움, 이러한 것들이 섞이며 막연한 기대와 고마움,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런데 올 5월은 꼭 그렇지 않다. 마음 한쪽에 자리 잡는 불안함이 있다. 푸른 숲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이 없어진 것도 아니다. 단지 지난해 말부터 드리워진 한돈산업의 어두움 때문인 것 같다. 4월 한돈 평균 시세가 3년 만에 4,800원 대로 내려앉았다고. 5월 한돈 시세도 예상보다 올라가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육가공사업이 좋지도 않다. 이런 상황들이 필자의 불안 크기를 점점 키우면서 5월의 설렘을 갉아먹고 있다. 2024년 5월이 지난 한돈산업의 현실을 보면 모든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1~2월 출하물량의 증가로 시세 상승의 탄력을 받지 못했으며, 3월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만든 33데이는 한돈 삼겹살의 가격 경쟁력으로 캐나다산 ‘보먹돼’ 삼겹살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5월 가정의 달 소비도 예년만큼 못하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물가 폭등으로 외식 수요가 급감했다. 그 흔했던 삼겹살 파티도 하기 힘들다. 마트에 가서 국내산 한돈을 잡기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며 수입
지난 3월 삼겹살 데이를 앞두고 정부에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배부해서 겉지방 1cm 삼겹살 유통을 강요했다.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지도 못하고 두당 2kg 정도의 지방을 더 쳐냈다. 1년에 도축되는 돼지 18,500,000두에 2kg씩 지방을 추가로 제거하면 3만7천톤이다. 금액으로는 약 5천억원 정도가 될 것이다. 2월에 농림부, 한돈협회 등 한돈 관계자들이 모여서 공청회를 하고 정부의 품질관리 매뉴얼을 수정하기로 협의했던 것 같은데, 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이번에 제주도에서 과지방 삼겹살 논쟁이 터졌다. 제주도 지사까지 나서서 무마하려 하다가 제주도 불매운동(?)으로까지 사태가 번지고 있다. 이상하게 모든 방송에서 제주도 과지방 삼겹살에 대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마치 무슨 정치적 이슈가 생기면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고 인기 연예인 연애사나 마약 사건이 뉴스가 되듯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삼겹살이 이제 삼겹살 미투 사건이 되었다. YTN 라디오 방송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제주도 비계 삼겹살에 대해 인터뷰 요청이 왔다. 사실 과지방 삼겹살 문제는 입장에 따라 좀 예민하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모처럼 제주도 여행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19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K-PORK 수출 확대 추진단’ 출범식을 열고 한돈 수출 확대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한돈 수출 돼지고기가 아니라 삼겹살 문화를 수출하자.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되었던 2000년대 초 이전 우루과이 라운드로 수입 개방이 되는 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출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농축산물이 돼지고기였다. 대만은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대일 수출이 중단되고 양돈산업 자체가 크게 위축되었지만 우리나라는 내부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한돈산업의 성장세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아니 대일 돈육 수출(한참 돼지고기를 일본에 수출할 때 대일 돈육 수출이라고 했었는데 자연스럽게 돼지고기라는 말보다 돈육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이 계속되었다면 지금쯤 중국과 동남아까지 한돈이 수출되어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의 삶에 큰 희망이 되고 소멸하여가는 지방을 살리는 큰 무기가 되었을 것이다. 구제역 이후 지난 20년간 돼지고기 수출은 큰 관심사가 되지 않았는데 지난 3월 19일 k-pork 수출 확대 추진단이 출범식을 가졌다고 하니 한돈 수출에 대해서 그간 고민했던 생각을 적어 볼까 한다. 우선 안타깝지만 우리
1. 서론 국내 양돈산업은 생산액으로 볼 때 2022년 기준 9조6천억원으로 농림업 생산액(57조9천억원) 중 16.6%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농업 생산액(명목) 상위 품목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23년 12월 기준 돼지의 사육마릿수는 12,054천두(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이며, 돼지고기 1인당 소비량은 32.31㎏으로 세계 돼지고기 1인당 소비량에서 베트남 다음으로 2위이다(OECD-FAO 2021). 그러나 우리나라의 양돈산업은 대외적으로는 자유무역 협정으로 축산선진국과 무한 경쟁을 해야 한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매출은 증가했으나 수익은 줄어서 문제이다. 그러한 이유를 알아보니 다산성 모돈 보급에 따라 총산자수가 늘었으나 질병 및 폭염에 대한 대처 미흡, 백신 접종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저단백질 사료 급이 등으로 출하일령 증가(평균 199일) 등 생산비 부담이 큰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생산비를 줄이고,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을 통한 농장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필자가 생각하는 양돈농장의 수익성 대표 지표는 MSY(모돈당 연간 출하두수), WSY(모돈당 연간 총출하 생체중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