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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3년 8월호, 하절기 사료 섭취량이 농장의 경쟁력이다.

홍 종 욱 박사 / ㈜팜스코 사료사업본부

양돈 영양학의 시작과 끝은 사료 섭취량이다. 배합사료를 공급하는 회사는 최적의 영양 설계와 제조공정을 거쳐 고객농장에 사료를 공급한다. 심지어는 영양 설계 과정에서 돼지의 사료 허실을 감안한 사료 섭취량을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하절기가 되면 이러한 노력이 무의미할 정도로 사료 섭취량이 떨어진다. 폭염으로 인한 사료 섭취량 감소는 인력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1. 위궤양에 따른 폐사

 

 

환경온도가 상승하면서 나타나는 임상증상 중 하나가 위궤양으로 비롯된 폐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더위가 시작되면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궤양 부위의 출혈로 인해 위장에 혈액 또는 혈액이 뒤섞인 소화 혼합물이 관찰되고, 때에 따라서는 혈괴(clotted blood)도 확인할 수 있다(사진 1). 영양적인 요인도 일부 있겠지만 여름부터 시작하여 9월까지 특정한 계절에 집중된다면 영양적인 요인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판단하는 위궤양에 따른 폐사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고온 스트레스는 돼지를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아넣게 된다. 사료 섭취량이 급감하면서 위장 내 pH는 낮은 상태로 오랜 시간 지속되고 이로 인해 급성으로 각질화 과정을 거쳐 위궤양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일교차라는 변수가 추가되면 육성돈 구간에서 위궤양으로 인한 폐사는 급증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 호흡기 질병이 나타나고 그 뒤를 이어 위궤양에 의한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덴마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01개 비육돈 위장 샘플을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29.8%의 개체에서 위궤양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2. 월별 1등급 이상 출현율과 열량지수 상관성

 

(그림 1)은 월별 1등급 이상 출현율과 열량지수와의 상관성을 살펴보기 정리한 자료이다(제주도 데이터 제외). 1등급 이상 출현율을 보면 2020년을 제외하고 8월이 가장 낮았다. 2022년의 경우 8월 1등급 이상 출현율은 67.3%로 7월보다 1.5%p 낮았으며 9월과 비교해도 1.1%p 낮은 수치였다(축산물품질평가원, www.ekape.or.kr).

 

 

특히 2020년은 8월 이후부터 추락한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다가 이듬해인 1월까지 지속되었다. 2020년 8월 열량지수가(평균 온도×평균 상대습도) 2,597로 2021년 2,266보다 15% 더 높았던 요인도 있겠지만(기상청 기상자료 개방 포털, https://data.kma.go.kr), 그해에 시작된 COVID-19가 국내 돼지고기 소비시장 판도를 바꾸면서 출하성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학술지에 게재된 22편의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하여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대조구(사육온도 18~25℃)와 비교하여 처리구(사육온도 29~35℃)의 육성-비육돈 일당증체량이 8.9%(654 vs 596 g/일) 더 낮았다. 일당 사료 섭취량에 있어서는 12.4%(2,141 vs 1,875g/일) 더 낮은 결과를 얻었다(de Fonseca de Oliveira 등, 2019).

 

3. 사료 섭취량은 상대습도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열량지수와 상관성이 높다.

 

미국 축산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상대습도가 각각 86.8%와 83.5%인 환경에서 환경온도가 2.5℃ 더 높았을 뿐인데 포유돈의 일당 사료 섭취량은 30% 더 낮았으며 포유능력 감소로 인한 이유자돈 체중은 7% 낮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Renaudeau 등, 2003).

 

 

이와 함께 다음 산차의 수태율은 무려 13%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이렇듯 단순한 환경온도의 상승보다는 상대습도 증가에 따른 열랑지수가 생산성적에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형국이다.

 

4. 고온 스트레스 시 혈액 이동 및 장내 미생물 조성 영향

 

돼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액을 체표면 가까이 이동시킨다(Yu 등, 2010). 이에 따라서 소화기관으로 이동하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참고로 돼지 소화기관은 총에너지 소비량의 20~35%를 차지하며, 총산소 소비량의 25%가 소화기관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고온 스트레스에 따른 혈액 이동의 변화는 영양소 소화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 내 코티솔 수치가 높아지면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산화에 따른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소장 융모가 손상된다(그림 3).

 

또한 고온 스트레스는 돼지 장내 미생물 조성에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의 연구자들이 진행한 실험은 다음과 같다. 25℃에서 사육하던 161일령 돼지에게 3주간 29℃에서 사육하면서 고온 스트레스를 받게 하였다. 161일령과 182일령에 각각 분변을 채취하여 미생물 조성을 분석한 것으로 결과는 (그림 4)와 같다.

 

 

단 3주간의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돼지 장내 미생물 조성이 달라진 것이다(Le Sciellour 등, 2019). 미생물 조성 변화에 따라 돼지의 성장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5. 돼지에게 영양소를 최대한 공급하는 방법은 결국 사료 섭취량이다.

 

돼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제한적이다. 단지 감소량을 줄이면서 각각의 영양소가 돼지에게 최대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에는 사료 섭취량이다. 돼지가 좋아하는 맛이 있다. 돼지는 사람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맛에 반응한다. 돼지도 단맛과 감칠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 축산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설탕과 MSG(monosodium glutamate)를 수용액 형태로 돼지에게 공급하고 이를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하여 돼지가 코를 확대하거나(혹은 열거나) 혀를 내미는 동작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행동이 맛에 대한 반응 정도를 판단하는 척도로 결정하였다. 설탕과 MSG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돼지가 맛에 반응하는 행동이 증가했다고 보고하였다(Figueroa 등, 2019). 돼지도 단맛과 감칠맛, 그리고 쓴맛과 짠맛에 대한 수용체를 갖고 있어서 이 맛들에 대해 반응한다.

 

또한 맛은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아이스크림이 있다. 냉동 상태에서 느낄 수 있는 단맛보다 녹았을 때 느끼는 단맛이 더 강해진다. 맛은 온도와 상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설탕을 이용하여 사료 섭취량을 높인다면 하절기가 훨씬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맛은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쓴맛은 온도가 올라가면 감도가 떨어진다. 짠맛도 쓴맛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

 

지난 5월 23일, 기상청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엘니뇨가 발달하면서 올여름 더위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예년 여름의 평균 폭염 일수가 10.7일인데 이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집중호우에 유의해야 할 시기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이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가 집중되는 경향을 나타낼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미 봄부터 시작된 고온 현상으로 인해 올여름 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여름을 잘 넘겨야 내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올여름에도 사료 섭취량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7월호 78~82p 【원고는 ☞ kevinjwhong@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