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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024년 4월호, 계속되는 PRRSV 문제에 대하여 – 현황과 대응

김 인 송 이사 / 바이오포아

3월이 훌쩍 지나고 있는데 아직 날은 춥다. 왠지 모르게 봄이 짧아진 느낌이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질병의 발생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일교차와 습도의 변화가 영향을 준다. 어려운 양돈 현장에 빨리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1. PRRS바이러스의 변화

 

미국에서는 PRRS 백신을 하는 농장임에도 PRRS로 인해 피해를 크게 입는 사례가 보고된 지 오래이다. 마치 처음 PRRS를 겪는 것처럼 모돈이 유·사산을 하고 생산성이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2022년부터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PRRS로 인한 모돈 피해사례가 들려왔다. 모돈이 폐사하고 유·사산이 쏟아지고 살아남은 자돈도 시원치 않다. 진단을 해봐도 바이러스가 원활히 분리되지 않아서 정확한 진단에도 시간이 걸려서 피해를 보는 기간만 길어진다.

 

최근 전북대학교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북미형(type 2) PRRS 리니지 1에 속하는 야외 변이주로 확인되고 있다(참고문헌 1). 이 고병원성 PRRSV은 학술적으로는 NADC34-like라는 용어가 붙고 혹은 L1A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하여튼 현장에서 번식장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PRRS 변이바이러스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 사실이다.

 

PRRSV는 유전정보가 RNA 한 개 가닥으로 구성된 바이러스이다 보니 한 번 증식할 때마다 조금씩 변이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돼지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양돈장에서는 PRRS가 한번 들어오면 근절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변이로 인한 토착화된 병원성 바이러스의 발생 우려도 떨칠 수 없다. 참고로 PRRSV는 유럽형은 type 1, 북미형은 type 2라고 구분해서 부른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1800년대에는 크게 2개 정도의 유전형이 존재하다가 1900년대를 지나면서 L1에서 L9까지 갈라졌고, L1은 subgroup으로 A~G까지 갈라지고 있다(참고문헌 2). 돼지를 모아서 키우는 양돈장 환경에 변이가 쉬운 바이러스가 만나서 그 변이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짐작한다.

 

2. 고병원성 PRRSV(NADC34-like, L1A)

 

다들 아시다시피 PRRS라는 말은 돼지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의 영문약자 표기이다. 이름 그대로 생식기계와 호흡기계에 문제를 일으켜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고 그로 인해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다른 질병의 백신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으나 상용화된 PRRSV 백신은 어느 정도 피해를 막아줄 수 있었다. 현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PRRSV 리니지 1(L1A)보다 먼저 국내에 있었던 L1도 일정 수준에서 교차방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확인되었다.

 

중국이나 미국에서 먼저 겪은 고병원성 PRRSV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PRRSV는 다른가? 아니다. 염기서열에서 2% 내외의 차이만 보이는 동일한 바이러스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발생한 고병원성 PRRSV는 북미형 바이러스로 심각한 유산과 자돈 폐사를 북미지역에서 일으켰다. 2008년과 2014년을 지나 다시 L1에서 변이된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역시 심각한 유·사산과 갓 태어난 자돈의 폐사를 일으키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NADC-34 like PRRSV 혹은 L1A로 구분 짓는다.

 

 

중국에서는 2017년에 NADC-34 like PRRSV가 발생하여 그 피해가 전역을 휩쓸었고 2020년에도 피해를 일으켰다고 보고되었다. 중국 이야기를 하자면 1996년 발표로 CH-1a가 1995년에 발생했다는 보고를 시작으로 2018년도에는 북미형 L1과 L3, L5, L8의 존재가 확인되었고, 이중 L1이 NADC-30 like와 NADC-34 like가 미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ADC-34 like PRRS는 2017년 라오닝성에서 처음 확인되었고 이후 중국 여러 성으로 확산하였다.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중국에서 발생하는 PRRSV 사례 중 약 11.5%와 28.6%로 추정된다(참고문헌 3).

 

3. 확실한 대책은 없을까?

 

현장에서의 피해가 상상 이상이다 보니 대응하는 것이 어렵고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이 방법 저 방법 쓰다가 피해 기간만 더 늘어난 경우도 심심찮게 들린다. 피해 농장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략 다음 4가지 문제를 호소하였다.

 

 

현장에서는 유·사산은 겪어도 모돈이 죽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또 나중에 생산성 관리를 추적하다가 이유 성적과 육성률 저하를 확인하게 된다. 모돈만 피해가 심각한 게 아니다. 또한 전파 속도는 피해가 극심한 것에 비해 빠르지는 않은 듯하다고 한다. 상용 백신은 아직까지는 모돈은 불충분하고 자돈에는 어느 정도 사용할 만하다는 의견이다. 하여튼 PRRS 발생 시 안정화를 이뤄내야 하는 데 수직감염과 수평감염을 순차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PRRS가 감염되기 쉬운 감수성 돼지가 줄어드는 만큼 돈군 내 바이러스 순환은 감소한다. 순환이 멈추면 그 이후부터 음성자돈이 생산될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가 막 발생하는 시점에 돈군에서 감수성이 있는 돼지를 없애야 하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돈군의 면역동기화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를 강제로 모돈에 노출하는 것인데 이론적으로 바이러스만 드러내야 한다. 실제로는 완벽한 바이러스만 노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따라서 모돈이 죽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므로 현실적인 접목에 있어서는 독단적으로 수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부디 양돈 수의사들의 경험에 도움을 받기를 부탁한다.

 

추가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백신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의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농장의 장기적인 질병 통제에는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장에서 겪고 있는 PRRS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빨리 적합한 백신이 나와서 양돈농가의 힘듦을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문헌

(1) Kim, Seung-Chai, et al. First Identification and Genomic Characterization of NADC34-Like PRRSV Strains Isolated from MLV-Vaccinated Pigs in Korea. Transboundary and Emerging Diseases (2023).

(2) Marinan Kikuti, et al. Emergence of a New Lineage 1C variant of PRRSV 2 in the United States.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 (2021).

(3) Long Zhou, et al. A novel NADC34-like PRRSV 2 with complex genome recombination is highly pathogenic to piglets. Infection, Genetics and Evolution. (2023)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4월호88~91p 【원고는 ☞ iskim@biopoa.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