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모돈은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음으로 다가오는 환절기에 높은 일교차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면역력 저하, 높은 일교차 등으로 환절기에 취약해진 모돈을 관리하는 것은 농장 경영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모돈은 자돈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며, 자돈 생산은 돼지를 키움에 있어 바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으므로 건강한 모돈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고에서는 환절기 모돈의 질병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모돈에서의 주요 질병
양돈농가를 괴롭히는 주요 호흡기 질병으로는 PRRS, PCV2, 마이코플라즈마, 흉막폐렴, 글래서병, 파스튜렐라, 돼지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PRRS가 문제가 될 경우 모돈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PRRS에 감염된 돼지가 태어나 자돈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PRRS 백신은 모돈 백신 프로그램에 포함하여 분기별로 일괄 접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농장 내 PRRS 상황을 알고 접종해야 하므로 필요 시 혈청 검사 등 농장 PRRS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하자. PCV2의 경우 모돈에 큰 피해는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가끔 문제가 될 수 있다.
농장에서는 필요 시 모돈 PCV2 백신 접종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모돈 백신 접종으로 인한 모체이행항체 간섭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 수의사와 상담 후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이코플라즈마, 흉막폐렴 등 대부분 농장에서 존재하는 호흡기 질병이 환절기 높은 일교차와 저하된 면역력으로 더 심하게 증상을 발현할 수 있다. 항생제 클리닝을 통해 처치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이며,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발행한 (그림 1)의 항생제 처방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농장 수의사와 상담 후 농장에 맞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돼지인플루엔자의 경우 계절적 요인으로 특히 환절기에 더 유행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잦은 변이로 생각보다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일단 해열제와 항생제 투여로 2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호흡기 질병 중 PRRS, PCV2, 인플루엔자의 경우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유·사산 등 생식기계 질환으로 자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이외에 파보바이러스 또한 모돈에 유산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면역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백신을 빼먹지 말고 계속해주는 것이 좋다. PED의 경우 주로 겨울철 발생이 많으나 요즘에는 일 년 상시 발생하는 경향이 보이므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 주의해야 하기도 하고 가을 이후 겨울철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도 백신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모돈의 구충관리
양돈산업에서 문제가 되는 주요 기생충으로 돼지 옴이 있다. 원인체는 천공개선충(穿孔疥癬蟲, Sarcoptes scabies var suis)이며 옴진드기과에 속하는 좀진드기(mite)로 동물의 피부에 감염되어 피부병의 원인이 된다. 돼지 옴은 돼지의 표피 내의 약충이나 성충이 피부의 표면으로 기어 나올 수가 있어서 다른 돼지와 접촉될 때 쉽게 전염된다. 피부에서 외계로 떨어진 자충, 약충 및 성충은 환경 온도 및 습도에 따라 1~4일 이내에 쉽게 죽게 되지만, 이 사이에도 다른 돼지에 감염될 수 있다. 모돈에서 자돈에게 감염되기도 하며 교배 중에 웅돈으로도 감염되고 수태기간에 모돈 사이에서도 전파된다. 외관상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건강한 돼지들도 상당한 수가 귀속에 개선충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새로운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돼지 옴에 의한 피해는 특히 가을철에 다발하여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려움 증상은 개선충에 감염된 후 2~3주까지는 없으며, 감염된 후 21일을 전후하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잠복기는 21일 전후이다. 그 후에 담마진(두드러기) 반응과 관련된 가려움의 증세가 나타난다. 모돈이 스톨에 몸을 긁어대는 모습을 보인다면 돼지 옴에 대한 피해를 예상할 수 있고 구충제(이버멕틴) 피하주사, 사료첨가, 약욕 등을 통하여 구충 및 사전 예방을 꾸준히 하여야 한다.
3. 소독
사람도 감기나 코로나19 등 전염성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손 씻기를 강조하듯 농장 질병관리를 위한 돈사 수세 및 소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바른 소독요령으로 소독 전 분뇨·사료 등은 소독약의 효력을 저하하므로 깨끗이 청소하여야 한다. 고압세척기 등으로 축사의 지붕 ⇢ 벽 ⇢ 바닥 순으로 오물을 물로 세척·청소하고 건조 후 소독해야 한다. 축사 내부에 가축이 있는 경우 소독제가 가축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소독대상 표면이 흠뻑 젖는다고 느낄 정도로 충분히 소독제를 뿌려야 한다.
농장 출입구에서의 소독은 농장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가축·차량(가축분뇨, 동물약품, 사료 등 축산 관련 차량)에 대해 출입 전후 소독하고 외부인의 농장 출입 시 방역복·장화·장갑을 착용토록 하고, 농장 출입 전후 각각 소독해야 한다. 외부에서 출퇴근하는 농장 종사자들은 외부 방문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소독을 한 후 농장에 진입해야 한다.
축사를 출입할 때는 반드시 외부 신발을 벗고 축사 전용 신발로 갈아 신은 후 소독해야 한다. 축사 입구에는 신발 소독조를 설치하며, 소독액은 2~3일(필요 시 매일)에 한 번씩 교체하고 유기물 오염 시 즉시 교체한다. 축사 내·외부, 장비, 농장 출입구 등에 대해서는 주 1회 이상 소독 및 소독실시기록부에 기록을 보관하자. 축산차량이 농장에 진입한 경우 차량의 동선 및 통행로 등을 세척 소독한다.
소독제는 성분별로 (표 1)과 같은 특징이 있다. 소독제 제품이나 소독 상황별로 희석배수가 다름으로 제품 설명서에 표시된 희석배수를 확인하여 올바른 대상에 사용하여야 하며, 혹시 유효기간이 지난 소독제는 아닌지 확인하여야 한다.
무더위에 지친 모돈이 숨 돌릴 틈도 없이 환절기가 찾아온다. 사람도 돼지도 건강관리에 유의하여 농장 경영을 빈틈없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9월호 70~73p 【원고는 ☞ jayvet33@pkpork.co.kr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