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철에 주의해야 할 호흡기 질병, 위축성비염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대해 기고가 있고 여러 농장주분이 처방이나 백신 프로그램을 문의하였다. 지난 원고의 연장으로 환절기, 즉 환기에 변화를 주는 시점에서의 질병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최근 돈가가 높은 이유가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증체지연도 있지만, 고병원성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Porcine Reproductive & Respiratory Syndrome)의 발병으로 대군농장이나 양돈단지 내 농가들의 피해가 지속되면 출하물량이 부족하여 돈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에 의한 돈가 상승이 아닌 생산부족으로 인한 돈가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그로 인해 수입물량이나 대체재인 수입산 소고기로의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어 양돈농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 환절기 농장의 호흡기 질병
환절기 환기를 조정하면서 농장 내 감염이 확산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고, 더욱 이유자돈 육성률에 크게 영향을 주는 직접적인 원인인 PRRS와 최근 면역억제로 인해 발병률이 치닫고 있는 글래서씨병, 육성·비육 구간에서 고질적인 위축성비염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 기고에서 얘기했듯이 다시 돼지에서 호흡기 질환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우선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인간의 경우 성인 70kg의 폐장의 크기는 4L(최대호흡용량 6L)인데 돼지의 폐는 성돈 195kg 기준 4.8L밖에 되질 않는다. 근육량도 훨씬 많은 돼지가 인간에 비해 작은 폐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환기량을 설정할 때 최소환기량(돈사 내 체중 대비 환기량)은 산소 공급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돼지는 작은 폐를 가지고 있어서 호흡기 질환에 치명적이고 호흡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증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 위축성비염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코의 비강을 지나면서 데워지기도 하고 먼지나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들이 걸러지게 된다. 비점막은 점액을 배출하여 외부의 먼지와 미생물을 제거하고 코털과 비갑개는 와류를 만들어 점막에 먼지나 미생물이 잘 달라붙을 수 있게 하고 공기를 데우는 역할을 한다. 이 점막과 비갑개를 망가트리는 게 위축성비염이다.
점막에 위축성비염 균이 붙어서 점막을 망가트리고 그 망가진 점막에 또 다른 세균이 달라붙어서 비갑개와 비중격을 망가트리기도 한다. 이 경우 아이패치라는 눈물 자국이 보인다면 의심해야 한다. 아이패치는 눈물이 비강으로 흘러내려 가는 눈물선이 막혀서 바깥으로 흘러서 생기는 현상이다. 아이패치가 한 마리라도 보인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 고산차 모돈의 순환고리가 끊기면서 코가 비틀어지는 비중격 손상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비강 점막을 망가트리는 세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돈의 점막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 산차마다 접종 반응보다는 효과 좋은 위축성비염 백신을 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 마이코플라즈마
기관과 기관지의 점막에 돋아 있는 섬모와 점액으로 다시금 먼지와 미생물을 제거하는데 이때 섬모운동을 통해 점액에 붙은 먼지와 미생물은 객담으로 배출되게 된다. 그래서 환기가 바뀌거나 먼지가 많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자돈이 기침을 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 기관과 기관지의 섬모세포에 감염하여 섬모를 파괴하는 것이 마이코플라즈마다. 섬모세포를 파괴해서 가래가 생기지 못 하게 하고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프리패스로 지나도록 한다.
마이코플라즈마는 모돈으로부터 분만사에서 감염되는지 이유자돈사에서 감염되는지 판단이 필요하고, 그에 알맞은 백신 프로그램을 수의사에게 문의하여 적합한 방법으로 백신 프로그램을 설정하는 것이 낫다. 필자의 경우 모돈에게 파내 접종용 마이코플라즈마 백신을 일괄백신하여 분만사 감염을 줄였다. 또한 분만사에서 1주령, 3주령 백신 접종을 통해 이유자돈사에 가기 전에 어느 정도 면역을 확보하여 이동되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이었던 경험이 있다.
☞ 글래서씨병
지난번 원고에서는 기관지에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만 얘기가 됐다. 이번 기고 글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와 더불어 돼지를 키우는 곳에는 늘 남아 있는 글래서씨병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이유자돈사에서 등골이 보인다고 하면 대다수의 PMWS(이유후전신소모성증후군, Post-weaning Multisystemic Wasting Syndrome)을 경험하신 분들이라면 써코감염증이라고들 한다. 시쳇말로 써코끼라고들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척추후만증을 동반한 글래서씨병일 확률이 높다.
잘 먹지만 소화 흡수가 되지 않는 써코바이러스 감염증(사진 2)과 달리 글래서씨병(사진 3)은 다발성 장막염으로 인해 소장과 대장이 모두 붙어서 장 연동 불능상태(사진 4)에서 배변이 되질 않아서 생기는 식이적 식불 상태로 인한 위축이다. 글래서씨병이 전신성 질환이다 보니 소화기 질병인 줄 아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글래서씨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처음 집락을 형성하고 증식하는 곳이 바로 기관/기관지이다.
글래서씨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마이코플라즈마와 위축성비염은 기본적으로 방제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 여기에 기관과 폐의 면역이 관여되기 때문에 기관과 폐의 면역에 관여하는 림프조직에 영향을 주는 PRRS의 감염도 크게 영향을 준다. 기관과 기관지를 지난 공기는 더 깊이 폐로 이행되게 된다. 폐포 안에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세포와 미생물을 제거하는 탐식세포가 있는데, PRRS바이러스는 이러한 탐식세포를 파괴하여 글래서씨균이나 다른 병원체들이 유입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글래서씨병을 일으키는 Glasserella parasuis(종전 Haemophilus parasuis)는 혈청형이 15개나 되는 세균이다. 최근 글래서써병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서 질병 동향 정도만 파악되지만, 혈청형의 개수만큼이나 백신으로 예방하기에는 힘든 세균이다. 세균의 경우 같은 혈청형일 때는 방어력이 높다. 하지만 다른 혈청형인 경우 예방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했을 때 질병이 사라졌다 싶을 정도로 육성률이나 항생제 투약 비용이 줄지 않는다면, 글래서씨병 백신의 효과에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항생제로 글래서씨병을 치료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글래서씨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발성 장막염을 일으키는 글래서씨병의 특징을 보면 기관지에 집락을 형성하기 전에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백신이 작동한다면 기관지 내 분비 항체로 글래서씨병 세균이 감염되기 전에 항원·항체 결합으로 가래와 함께 내뱉어지게 되지만 같은 혈청형이어야만 가능한 얘기다.
그렇다면 글래서씨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항생제 중 호흡기에 고농도로 장시간 잔존하면서 호흡기 세균이 감염되는 것을 막는 제품들이 있다. 특히 기관지액에 더 높은 농도로 배출되어 세균이 기관지 상피세포에 집락을 형성하지 못하도록 개발된 항생제도 있다. 이러한 제품들을 이유 시 사용함으로써 환기에 적응하면서 취약한 글래서씨병의 상부 호흡기 감염을 차단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글래서씨병의 증상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농장 직원들이 이유자돈사에서 관절염 증상을 보인다고 얘기하거나 자전거를 탄다, 신경증상을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그런 자돈을 항생제 처치를 해도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글래서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이 관절염과 신경증상, 다발성 장막염이다. 신경증상을 보이는 개체의 경우는 급성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검을 하더라도 다발성 장막염을 확인하기가 힘들지만, 관절염을 보이거나 털이 서면서 배가 홀쭉하다면 부검을 하면 바로 다발성 장막염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앞에서 얘기한 이유 시 항생제를 투약하는 것과 동시에 PRRS 항원검사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
글래서씨병이 발병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면역억제로 인한 감염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최근 PRRS가 유행하면서 PRRS에 의한 1차 감염 후 2차 감염증으로 의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RS 항원검사와 관련해서는 다음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 고병원성 PRRS
요즘 이유자돈 폐사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고병원성 PRRS를 빼놓을 수 없다. 모돈으로부터 수직감염으로 인해 간질성 폐렴(쎅쎅거리면서 호흡이 힘든 자돈)이 직접적인 분만사 자돈 폐사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수직감염된 개체가 이유자돈사로 넘어가고, PRRS가 수평감염 되면서 감염된 돈군에서 면역억제가 일어나고 억제된 호흡기계 면역 때문에 글래서씨와 같은 질병이 달라붙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PRRS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자 한다.
PRRS바이러스는 외피(envelope : 지질과 단백질로 구성된 막)를 갖는 RNA바이러스다. 외피가 지질로 구성된 이유로 지질막으로 싸인 세포에 감염되기 쉽고 거기다 유전자 변이가 쉬운 RNA바이러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질 외피로 되어 있어서 계면활성제 계통의 소독약에 약하다. PRRS바이러스는 아터리비리데(Arteriviridae)라는 바이러스과로서 아터리비리데는 동맥염을 일으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바이러스나 세균을 잡아먹고 그 정보를 면역세포에게 전달하는 대식세포에 감염하여 숙주의 방어체제를 망가트린다. 그리고 엉뚱한 항체가 생기도록 유도하는 유도항원을 가지고 있어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중화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PRRS 백신은 생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불활화백신으로 만들 경우 부형제와 섞다 보면 바이러스가 망가지고, 바이러스 안에 있는 유도항원이 백신액으로 노출되어서 유도항원에 대한 항체는 만들어진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없는 항체만 만들어져서 실제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미비해질 수 있다.
돼지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 질병명에 모든 의미를 다 가진 질병이다. 돼지: 아터리비리데의 특징은 숙주 영역이 좁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PRRS바이러스는 돼지에만 감염한다. 생식기: 즉 유산은 동맥염을 일으키는데 태아의 탯줄에 염증을 유발하여 태아사망을 유발(조산/유산/불안전 착상)하게 된다. 마치 사람의 동맥경화처럼 임신후기 가장 산소 공급과 영양분이 많이 필요할 때 제대로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서, 자돈이 폐사되고 이로 인해 유산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동맥염으로 인한 발열 때문에 식불이 발생하여 유산이 촉발되기도 한다. 호흡기: 자돈에서 호흡기 질병이 보이거나 폐사까지도 이르는데, 호흡기의 주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에 감염해서 면역억제를 일으키고 다른 질병들이 달라붙게 한다. 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기 전까지 다른 병원체인 줄 알아서 증후군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PRRS바이러스 단독으로 유산과 호흡기 질병을 보인다.
맨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가 유럽형이라 1형이라고 부른다. 북미형은 그 후에 발견되어 2형으로 불리고 있으며 각각 서브타입, 리니지로 아형을 구분하여 부르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고병원성 PRRS는 북미형 리니지1인 것으로 확인되어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아직 북미형 리니지 5의 바이러스와 유럽형의 PRRS바이러스가 여전히 검출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PRRS가 감염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에서부터 백신 프로그램이나 방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항체검사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은 앞의 유도항원 때문에 그다지 유용한 진단시험법은 아니다. 항체검사는 그냥 백신이 접종되었는지 또는 외부에서 감염 흔적이 있는지 정도만 판단하는 근거로 삼자.
우선 거세액으로 수직감염을 확인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여기서 거세액은 농장에서 쓰고 있는 양동이에 새 비닐봉지를 씌워서 양동이에서 오염되지 않도록 한 다음 거세하는 모든 고환을 담는다. 그리고 그 고환을 지퍼백에 양파망을 집어넣고 양파망 안으로 고환을 모두 쏟아붓는다. 양파망을 묶어서 지퍼백 안으로 집어넣고, 지퍼백에 공기가 차 있지 않도록 모두 빼낸 상태로 지퍼백을 닫고 지퍼백 밖에서 고환을 으깬다. 고환이 다 으깨졌으면 지퍼백을 열어 양파망은 버리고 남은 액만 잘 잠가서 동물 질병 진단기관에 보낸 후 PRRS 항원검사를 의뢰하면 된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면 수직감염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모돈 백신을 일괄적으로 하고 있다면 백신 접종 간격을 줄이거나 모돈 백신을 바꿔야 한다. 음성이라면 그다음 주도 검사해 본다. 연속 3주 음성이라면 PRRS 수직감염보다는 다른 질병이나 사양관리 요인을 찾는 것이 좋다. 자돈의 경우 이유자돈사로 이동하고 40일령, 60일령, 80일령 채혈을 해서 항원검사를 하면 이유자돈의 감염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40일령에서 양성이 확인되었다면 자돈 백신을 권장한다. 4주 포유의 경우 2주령 접종하여 면역을 유도한 상태에서 이유자돈사로 합사가 이뤄지도록 하고, 3주 포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2주령 접종(1주령 접종은 백신주의 면역억제로 인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을 권장한다.
다만 면역이 형성되기 이전에 합사가 이뤄지므로 자돈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는데 4주 포유하는 경우보다 안정화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자돈 백신을 하는 경우 타 백신(써코바이러스 백신/마이코플라즈마 백신)과의 간격을 1주 이상 두는 것을 권장한다. 60일령에 양성이 확인된 경우는 자돈군의 상태를 보고 자돈 백신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길 바란다. 80일령에서의 양성은 돈군 내에 바이러스가 있으니 자돈 상태가 나빠지는 대로 채혈해서 진단을 받아보면 좋다. 올인 올 아웃을 하지 않고서는 백신만으로 완전히 한 공간에서 소독·수세를 통해서 음성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다만 바이러스의 감염 정도를 최소화하면서 사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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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유자돈 폐사의 직접적인 원인(2차 감염)인 글래서씨병과 간접적인 원인(1차 감염)인 PRRS에 대해 다뤘다. 이미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글래서씨병을 써코바이러스 감염증이나 연쇄상구균, 대장균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았고, 백신 프로그램을 바꾸고 사양관리를 바꿔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선 유사산이 늘거나 실산이 줄고 재발이 늘었다면 바로 앞에서 얘기한 거세액 항원검사를 실시하여 보자. 자돈사에서 항생제 사용량이 늘었다든지 직원들이 관절 문제와 신경증상 문제를 얘기하거나 자돈사 육성률이 5% 이상 흔들린다면, 40/60/80일령 자돈 채혈을 하여 항원검사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수의사의 진단과 상담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기고 글과 마찬가지로 임신사, 분만사, 이유자돈사의 변화를 빨리 알아차리고 그에 따른 발 빠른 대응을 하게 된다면 피해가 커지기 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0월호 67~73p 【원고는 ☞ young.in.kim@msd.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