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면 어느덧 가을이 찾아오게 된다. 매년 경험하지만 깜빡하고 놓치거나 대응하지 않고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농장들이 많다. 이번 원고에서는 환절기 농장에서 놓치고 있는 사항들, 어떤 포인트들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겠다.
1. 모돈 체형 회복을 위한 사양관리
에어컨이나 쿨링패드가 잘 설치된 농장들조차도 여름 데미지를 완벽히 피해 가기는 어렵다. 아직 냉방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농장들은 당연히 피해 정도가 훨씬 크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사료를 안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시원해지기 시작하면 농장에서 사료 급여량 증가, 사료 스펙 증가, 단백질 사료 첨가 등으로 최대한 사료 섭취량을 끌어올려서 모돈의 손실된 체형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분만사에서 사료 섭취량이 올라가야 포유 능력이 올라가고 자돈 이유체중이 올라가며, 최종적으로 이유 후 강발정이 유도되어 수태율이 올라갈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포유기간 손실된 체형을 최대한 빨리 회복시켜야 임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생시체중 편차를 줄일 수 있다. 더 먹을 수 있는 모돈에게 사료량을 제한하지 말자.
2. 이유모돈 발정 유도
많은 농장은 여름 교배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여름이 끝났음에도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던 모돈의 경우 난포 발육, 배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8월 중순~말 분만모돈의 경우 분만사에서 여름 데미지를 받지만, 실제 이유되어 교배되는 시점은 9월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더위가 길어져 9월까지 덥다면 10월 교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웅돈 접촉과 300Lux 이상의 조도관리, 그리고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GnRH)과 같은 호르몬제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3. 사료빈 청소 및 항곰팡이제 첨가
여름의 덥고 습한 날씨는 사료빈과 사료라인 내부에 오염된 사료가 남아 있고 이것을 섭취한 돼지에게 곰팡이 독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사료빈을 완전히 비우고 사료빈 벽에 남아 있는 사료 덩어리, 부패한 사료, 잔여물 등을 제거하고 왕겨를 이용하여 사료라인 내부를 청소해 준다. 추가로 6~10월까지 항곰팡이제를 첨가해 주는 것도 권장한다.
4. 음수관리
사료를 잘 먹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분한 음수 섭취가 동반되어야 한다. 돼지 일령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사료 섭취량 대비 2~3배 정도 물을 섭취한다. 따라서 급이기에 달린 니플을 눌러보고 고장 유무와 수압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또한 사육두수 대비 충분한 음수 급여가 가능한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워터컵에 남아 있는 사료나 분뇨와 같은 오염물을 깨끗이 청소해 주고, 원수와 물 라인에 라이프가드정과 같은 음수 소독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5. 온도 및 환기관리
환절기가 되면서 낮과 밤의 외부 온도 차이는 크지만 돈사 내부 온도 변화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예를 들어 자돈사 설정 온도 29℃, 온도편차 4℃, 최저 환기량 10%, 최고 환기량 90%으로 설정했다고 가정해보겠다. 한낮에 외기 온도 31℃에 돈사 내부 온도가 31℃라고 하면 환기량은 50%가 된다. 밤 10시 넘어 외기 온도가 21℃까지 떨어졌을 때 돈사 내부 온도는 30℃라고 한다면 환기량은 30%로 떨어진다. 비록 낮보다 환기량이 20% 떨어졌지만 외기 온도 차이가 10℃ 이기 때문에 어린 자돈들이 찬바람을 맞고 기침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환절기처럼 낮과 밤의 외기 온도 차이가 클 때는 온도 편차를 늘려 밤에 환기량을 낮추는 것이 호흡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설정 온도를 평소보다 1℃ 정도 올려놓으면 저녁 환기량을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침 증상을 보이는 돈방이 있다면 포그머신을 활용하여 공기 흐름을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6. 겨울철 대비
여름이 끝나면 금방 겨울이 온다. 겨울철 대비는 추워졌을 때 하는 것이 아닌 추워지기 전에 미리 하는 것이다. ‘여름 끝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나중에 천천히 하자’라고 생각하다가 대응이 늦어 피해를 경험하는 농장들을 많이 봤다. 어차피 해야 할 일 미리미리 준비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7. 질병관리
양돈장에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는 PRRS, PED 등은 항상 조심해야 하지만 환절기와 겨울철에 더욱더 조심해야 하고 차단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환경 저항성이 떨어져 감염력이 떨어지지만, 여름이 끝나고 점점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환경 저항성이 올라가면서 감염력이 증가한다. 대표적 예로 PED 발생은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PED가 자주 발생하는 농장의 경우 겨울이 되기 전 환절기에 사독 백신(이미 농장에 PED 발생으로 면역이 있는 상태)을 일괄 접종해주는 것이 좋다.
PED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3~4년 전 발생 후 현재까지 미발생 농장의 경우 모돈의 방어 항체가 없기 때문에 이런 농장들은 만약을 대비해 생독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사독백신을 보강해 주는 것이 좋다. 철새 도래지 주변에 농장이 있거나 인플루엔자 발생 피해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농장의 경우 겨울 되기 전 인플루엔자 모돈 백신을 접종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0월호 54~56p 【원고는 ☞ pigdoctor@kakao.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