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9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미리 준비하는 더위 이후 양돈장의 환경 및 영양관리 점검 포인트 / 최영조 박사

최 영 조 박사 / ㈜팜스코 축산식품연구소 양돈R&D팀장

지구 온난화의 정도가 더 심해지는 것인지 여름이 계속 더워지고 있다. 올여름도 유례없이 폭염이 이어지면서 양돈농가마다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고온 스트레스는 돼지의 체온 조절을 어렵게 하고, 사료 섭취량 감소와 성장 지연을 불러온다. 번식성적 또한 저하되어 모돈의 발정 지연, 수정률 저하, 포유 능력 약화로 이어지기 쉽다. 여기에 면역력 저하는 호흡기 질병과 장 질환의 발생률을 높여 농가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폭염 그 자체보다 그 후유증이다. 한여름을 간신히 버틴 돼지들은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회복력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각종 질병 도미노처럼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출하일령이 지연되고, 농가의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따라서 양돈장은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들을 위한 더위 이후의 관리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1. 환경관리 점검 포인트

 

가. 환기와 공기 품질 조정

가을철의 가장 큰 특징은 낮과 밤의 극심한 기온 차이다. 낮에는 30℃에 육박하는 온도가 유지되다 가도 새벽에는 15℃ 안팎으로 떨어지기 쉽다. 이러한 급격한 온도 변화는 호흡기 질병 발생의 주범이다. 따라서 첫 번째 환기 시스템의 조정이 필요하다. 자동 환기 시스템은 여름철에 맞춰져 있다가 가을철로 넘어갈 때는 반드시 재설정이 필요하다. 환기구를 너무 크게 열면 찬바람이 직접적으로 유입되어 폐렴을 유발할 수 있으며, 지나치게 닫으면 암모니아가 축적된다.

 

두 번째 공기의 품질 관리이다. 여름철 다량 발생한 분뇨와 오염된 바닥은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농도를 높인다. 가을철에는 반드시 정기적인 분뇨 제거와 환기 점검으로 공기질을 개선해야 한다.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가 20ppm 이상이면 돼지의 폐점막이 손상되며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농장을 방문했을 때 돈사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암모니아 등 축산냄새가 심한 농장들은 돼지가 잘 성장할 수가 없다. 반드시 명심하자.

 

나. 보온 및 단열 강화

더위가 끝났다고 안심하는 순간, 일교차에 의한 저체온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에 덥다고 보온구역을 설정하지 않는 농장들은 9월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유자돈 및 자돈은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므로 새벽 기온이 18℃ 이하로 떨어지면 쉽게 저체온에 빠진다. 이들에게는 저체온에 대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체내에 별로 저장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분만사와 이유사에서는 보온등, 바닥난방을 점검하고 틈새 바람을 차단하는 보수 작업을 미리 해두어야 한다. 육성돈사에서는 바람막이, 천막, 가림막을 활용하여 샛바람이 직접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돼지는 샛바람에 호흡기 질병도 걸리고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 수질 및 급수라인 위생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세균 번식은 가을철에도 이어진다. 물탱크와 급수라인을 염소 소독 또는 전해수로 세척해야 하며, 특히 자돈사 라인과 자돈사의 워터컵은 세균 오염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보통 관리가 되지 않는 농장을 방문하면 워터컵 안에 돼지의 분뇨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농장의 돼지가 제대로 클 수가 없다. 돼지의 음수량을 기록해 사료 섭취량과 비교하면 사전 질병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수량은 정상인데 사료 섭취량이 줄어든다면 소화기계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라. 방역과 위생 강화

가을철은 질병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는 시기다. 출입차량, 사람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하고, 출입자 동선 기록을 반드시 관리한다. 농장 주변 풀베기, 방역 울타리 설치, 야생멧돼지 접근 차단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농장 내 백신 접종 스케줄을 점검하고 빠진 개체가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2. 영양관리 점검 포인트

 

가. 에너지 밀도 조정

더위로 인해 여름철 돼지의 섭취량은 크게 줄어든다. 그 결과 성장률이 저하되고 출하일령이 지연된다. 따라서 가을철에는 에너지 밀도를 높여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지방(동·식물성 유지) 보강은 소화 부담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활용도가 높다. 특히 지방은 열 발생량이 적어서 여름철에는 좋은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하지만 양돈장에서 지방원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우지라고 불리는 동물성 유지는 사료공장에서 대규모로 사용하고 액상 원료이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지방에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이끌어 내줄 수 있는 원료인 유화제(Emulsifie)의 사용을 권장한다. 유화제를 사용하면 사료의 에너지가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사에너지가를100~125kcal 정도 올리는 효과가 가능하다. 사료의 에너지를 보강해준 효과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요즘 필드 농장들에서 많이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다만 단순한 에너지 보강이 아니라 라이신:에너지 비율을 고려한 고영양 사료가 필요하다. 성장 정체에 빠진 돼지는 오히려 고단백·고에너지 사료를 함께 공급해야 증체량이 향상된다. 따라서 육성돈 사료 구간(60kg~출하)에 이보다 라이신:에너지 비율이 높은 앞 단계 사료를 25~50% 섞어서 급여하는 것도 출하일령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필자가 자주 방문하는 농장은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 시기에 아예 젖돈 구간은 트랜스 단계 사료를 급여하고 육성돈 구간은 젖돈 단계 사료를 급여해서 여름철임에도 160일령 안쪽으로 출하를 빨리하는 농장이 있다. 고비용으로 보일 수 있으나 여름철 고돈가의 시기에는 고농축의 사료를 급여함으로써 출하를 빨리해버리는 것이 농장의 수익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

 

나. 단백질과 아미노산 균형

생시체중과 이유체중의 차이는 출하일령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생시체중은 100g의 차이는 출하 시 체중 2kg의 차이로 약 20배의 가치가 있고 이유체중 1kg의 차이는 출하 시 체중 10kg의 차이로 약 10배의 가치가 있다. 즉 생시체중과 이유체중은 한번 결정되면 돼지의 생애 동안에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요소가 별로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비중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높은 생시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임신말기 모돈 사료의 적절한 증량관리와 포유기간에 대용유 보충, 초기 자돈 사료 프로그램 준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한 라이신, 메치오닌, 트레오닌,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성장률이 급격히 저하되므로, 최적으로 균형되게 설계된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아연 및 구리와 고이용 비타민D3 중요

과거 다산성 모돈 도입 이전의 2000년 무렵의 모돈 도태 원인을 살펴보면 모돈 도태 중 지제 이상 원인이 약 11% 수준이었다. 하지만 다산성 모돈의 도입 이후 모돈 도태 원인 중 지제 이상 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5%까지 증가하였다. 여름철 포유시기를 거친 포유모돈들은 사료 섭취량이 매우 떨어졌기 때문에 미네랄이 부족해서 지제가 불량한 모돈들이 아주 많아졌다(사진 2).

 

 

다산성 모돈은 특히 산자수가 높기 때문에 분만 및 이유 후 막대한 양의 미네랄들이 소모되는데 특히 아연과 구리가 매우 부족하게 된다. 아연 및 구리는 사료관리법에서 환경오염을 이유로 사료에 제한하는 품목이기도 하고 다산성 모돈에서는 아연 및 구리가 매우 부족하므로 아연 및 구리를 사료에 추가하는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연은 케라틴 단백질을 구성하는 광물질이고 구리는 결합조직인 콜라겐 및 엘라스틴 단백질을 구성하는 미네랄로 돼지의 지제에 매우 중요한 광물질이다. 많은 사료회사에서는 황산염(Sulfate) 형태의 아연과 구리를 미네랄 프리믹스에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보다 생체 이용성이 더욱 우수한 수산화염화물(HydroxyChloride) 형태의 아연과 구리가 개발되었다. 따라서 이를 반영한 사료나 관련된 프리믹스를 추가해주면 지제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비타민D3는 골격합성과 돼지의 지제 건강 및 생시체중 발달 및 면역에 매우 중요한 비타민인데, 비타민D3는 일반적으로 전구물질이 햇빛의 자외선을 받아야 비타민D3로 전변이 된다. 이게 간으로 가서 고이용 활성형 비타민D3(25-OH-D3)로 전변이 되어야 비로써 돼지에게 이용될 수 있다. 문제는 모든 돼지들이 질병 상황 및 고온 스트레스 상황 등으로 인해서 간이 과부하가 걸려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돼지들의 간은 활성산소 등 돼지 몸에 독성이 될 수 있는 물질들을 해독하느라 매우 바쁘다.

 

특히 고온 스트레스 시기와 바로 이어지는 환절기를 거치는 돼지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활성산소가 체내에서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간은 더욱 생체적인 부담을 갖게 된다. 따라서 고이용 활성형 비타민D3(25-OH-D3)를 직접 사료에 섞어서 급여하면 다산성 모돈의 간 대사 부담을 줄인다. 또한 돼지의 면역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골격합성 능력이 증대되어 지제 건강 개선뿐 아니라 자돈의 생시체중도 향상되는 매우 좋은 특징이 있어서 권장한다(그림 2).

라. 사료 형태와 기호성

크럼블, 펠릿 형태의 가공 사료는 전분이 젤라틴화되어 소화율이 높아지고, 동일 배합비에서도 증체량이 7%가량 개선된다. 자돈 초기에는 고소화성 대용유와 크럼블 사료를 병행 급여하면 이유체중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3. 모돈·비육돈 관리 전략

 

가. 모돈 관리

 

 

태아 성장은 분만 전 7~10일 동안 폭발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시기에 영양 공급이 부족하면 생시체중이 떨어지고 출하일령이 늘어난다. 따라서 임신말기 영양 보강이 중요하다. 포유자돈 성장은 모돈의 수분 섭취량에 달려 있다. 깨끗한 물을 항상 공급해야 한다. 모돈은 사료량의 5배의 물을 하루에 급여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급여하도록 직수 배관 급여도 고려하자. 가을철 일교차는 자돈의 저체온사, 설사 발생률을 높이므로 보온·환기를 세밀하게 조절해서 분만사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비육돈 관리

자돈 1호 사료는 두당 2kg, 2호 사료는 두당 8kg, 3호 사료는 두당 11kg을 급여해야 초기 성장이 안정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출하일령이 길어진다. 따라서 자돈 프로그램의 두당 사료량을 준수하자. 아울러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돼지간의 성장 격차가 생겨서 균일도가 안 좋아질 수 있다. 환돈방을 운영해서 저체중 돼지를 그룹 사양으로 조정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9월까지는 아직 고돈가 시기이다. 돈가가 높은 시기에 돼지를 빨리 출하하고 싶은 게 농가의 마음일 것이다. 따라서 출하일령 단축이 절실할 때는 고영양 사료를 약 1개월간 전체 젖돈 및 육성돈 급여 전 돈군에 급여하면 증체를 촉진하여 출하일령을 약 2주간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이니 수익을 잘 고려해서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

 

더위가 끝났다고 관리의 긴장을 늦추는 순간, 양돈장의 생산성은 큰 타격을 입는다. 가을철 환경관리, 영양 전략, 번식·성장돈 맞춤 관리는 단순한 사후 대응이 아니라 내년까지 이어지는 생산성 관리의 시작점이다. 따라서 농가들은 더위 이후를 휴식기로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출하일령을 단축하고 농장 수익성을 높일 기회의 시기로 삼아야 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9울호 54~59p 【원고는 ☞ banana004@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