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요즘 유행하는 생성형 AI에 질문을 하고 AI가 답한 내용을 다시 정리한 글이다. 생성형 AI는 독창적인 내용보다는 이미 보편화된 내용을 정리해 주는 경향이 있다. 아래 내용에 필자 역시 일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일반 상식적으로 세상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필자의 칼럼이 너무 필자 시각으로 쓰는 것 같아서 보편적 시각으로 바라본 우리 한돈산업을 이야기해 본다.
1. 한돈산업의 현재 위치와 도전
한국의 양돈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으나 최근 다양한 내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전환점에 서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지속적 위협, 환경규제 강화, 소비 패턴의 변화, 그리고 수입육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돈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가시화되면서,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내 축산업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안전하고 고품질의 육류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한돈산업에는 위기이자 기회의 시점이다.
2. 현재 한돈산업의 주요 문제점 분석
(1) 구조적 문제점
한돈산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영세한 농가 규모와 낙후된 생산 시설이다. 전국 양돈농가의 상당수가 여전히 소규모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생산비 절감의 한계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사육환경의 표준화 부족으로 인한 품질 편차도 심각한 문제다. 농가별로 서로 다른 사육방식과 관리 수준으로 인해 균일한 품질의 한돈 생산이 어려우며, 이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 기술적 격차
ICT 기술의 도입이 선진 축산국 대비 현저히 뒤처져 있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다. 스마트팜 기술, IoT 센서를 활용한 사육환경 관리, 빅데이터 기반의 생산성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활용도가 낮아 생산 효율성 향상에 한계를 보인다. 특히 질병 예방과 관리 시스템의 디지털화가 미흡하여, ASF와 같은 악성 전염병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 유통 및 마케팅의 한계
현재 한돈의 유통구조는 중간 유통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태로 생산자가 받는 수익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직거래나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유통채널의 개발이 부족하며,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 기회도 제한적이다. 또한 한돈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 창출이 미흡하여, 소비자들에게 수입육 대비 한돈의 우수성을 명확히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3. 글로벌 성공사례 분석 및 시사점
(1) 일본의 지역 브랜드화 전략
①가고시마 흑돼지 : 지역 특성화 성공 모델
가고시마는 ‘흑돼지’가 유명하지만 ‘흑소’ 역시 2022년 와규 올림픽에서 두 대회 연속 일본 최고로 선정된 실적을 자랑한다. 가고시마 흑돼지는 단순한 축산물을 넘어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적 브랜드로 발전했다. 이 지역의 화산재 토양과 온난한 기후, 그리고 고구마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사료 급여 방식이 차별화의 핵심이다. 가고시마현은 흑돼지 브랜드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구사했다.
②브랜드 가치 극대화 전략
가고시마현은 단순한 축산물 판매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했다. 가고시마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과 흑돼지를 연결하여 감성적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다. 특히 사쓰마 무사의 전통과 연결하여 ‘강인함’과 ‘품격’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③ICT 기술 도입을 통한 신뢰도 제고
일본 축산업계는 BSE(광우병) 사태 이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ICT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QR코드는 공개 코드이기 때문에 일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규격화/표준화가 이루어지면서 더욱 널리 퍼졌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 위에서 축산업계는 다음과 같은 혁신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④성과 및 시사점
이러한 종합적 브랜드 전략을 통해 가고시마 흑돼지는 일반 돼지고기 대비 3~4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레스토랑과 고급 정육점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으며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한돈산업이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서 지역의 문화적 자산과 현대 기술을 조화시킨 통합적 접근법이다. 또한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신뢰를 구축한 것이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2) 유럽의 이베리코 전략
①데헤사 생태계와 몬타네라 시스템 : 자연 친화적 브랜드의 시작
스페인 이베리코 햄의 성공은 독특한 자연 생태계인 ‘데헤사(Dehesa)’에서 시작된다. 데에사라 불리는 참나무 숲에 방목해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이베리아 돼지는 도토리를 주워 먹는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사육 방법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농업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적 모델이다.
몬타네라(Montanera) 시기는 10월부터 2월까지 이베리코 돼지들이 참나무 숲에서 도토리를 자유롭게 먹으며 자라는 기간이다. 이 시기 동안 돼지들은 하루에 7~10kg의 도토리를 섭취하며, 이로 인해 근육 내 지방에 올레산 함량이 높아져 독특한 마블링과 고소한 맛을 갖게 된다. 스페인 데헤사 지역에서 60일 이상 방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환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돼지고기이다.
②엄격한 등급 시스템과 품질관리
스페인은 법적으로 이베리코 햄의 등급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검은색 라벨 : 데에사에 방목해 기른 ‘베요타(도토리)’급, 100% 순종 이베리아 돼지의 고기로 만든다. 파타 네그라(스페인어·포르투갈어 : pata negra)라는 이름은 검은색 라벨 이베리코 햄에만 붙는다.이베리코 베요타는 스페인에서 법적으로 등급 체계를 관리한다는 점이 브랜드 신뢰성의 핵심이다.
③PDO(원산지 명칭 보호) 시스템을 통한 브랜드 보호
원산지 명칭 보호(PDO: 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는 제품과 특정 생산지간 연결 고리가 아주 강할 때 주어진다. 생산 및 가공 과정이 전부 특정한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베리코 햄은 유럽연합의 PDO 인증을 받아 다음과 같은 엄격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④문화적 가치와 스토리텔링 전략
이베리코 브랜드의 성공은 단순한 제품 품질을 넘어서 문화적 스토리텔링에 있다. ‘걸어 다니는 올리브나무’라는 별명은 이베리코 돼지의 독특한 생태학적 특성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강력한 메시지다. 이베리코는 일반 백돼지보다 근육에 지방질 침투율이 높고, ‘걸어 다니는 올리브나무’라고 불릴 정도로 올레산 등 건강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식감이 부드럽고 육즙이 입속에서 팡팡 터진다.
⑤글로벌 진출 전략
이베리코는 PDO 보호하에서 체계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는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라는 포지셔닝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힌다는 이베리코 돈육이다.
⑥한돈산업에 대한 시사점
이베리코의 성공은 한돈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단순한 생산량 증대가 아닌, 지역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차별화된 브랜드 구축이 핵심이다.
(3) 미국의 가공중심 고수익 모델
①수직통합 시스템 :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완전 통제
미국 돼지고기 산업의 핵심은 수직통합(Vertical Integration) 시스템이다. 타이슨 푸드(Tyson Foods), 스미스필드 푸드(Smithfield Foods), JBS USA 등 거대 육류 가공업체들이 사료 생산부터 도축, 가공, 유통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미국 돼지고기 시장의 약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수직통합을 통해 미국의 대형 육류 가공업체들은 원가 절감과 품질관리를 동시에 달성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②다양화된 가공제품 포트폴리오
미국 돼지고기 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극도로 세분된 가공제품 라인업이다. 단순한 부위별 판매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③현대적 편의식품 개발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간편식 선호 증가에 맞춰 전자레인지용 즉석 돼지고기 제품, 냉동 조리식품, 레토르트 제품 등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들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④B2B 시장 중심의 전략적 접근
미국 돼지고기 산업의 수익성 핵심은 B2C보다 B2B 시장에 집중한 전략이다. 미국 돼지고기 소비의 약 60% 이상이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체인, 학교급식, 병원급식 등 푸드서비스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⑤기업급식 시장 공략
아라마크(Aramark), 컴패스 그룹(Compass Group) 등 대형 급식전문업체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 소화와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⑥글로벌 수출 전략
미국 돼지고기 산업은 내수시장 포화에 대응하여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 돼지고기 수출량은 약 280만톤으로 전체 생산량의 약 25%에 해당한다. 주요 수출 대상국은 중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이다.
⑦기술혁신을 통한 효율성 극대화
미국 돼지고기 산업은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 기술과 데이터 분석 기술의 도입이 두드러진다.
⑧데이터 기반 경영
사육 데이터, 시장 데이터, 소비자 트렌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최적의 생산 계획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⑨한돈산업에 대한 시사점
미국 모델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와 통합경영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 다양한 가공제품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다. 한돈산업도 이러한 접근법을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4. 한국형 중장기 구조 전환 로드맵
(1) 1단계 : 기반 구축(1~2년)
①생산기반 현대화
영세농가의 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규모화를 추진해야 한다. 농가간 컨소시엄 형성, 공동 사육시설 운영 등을 통해 개별 농가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②ICT 인프라 구축
스마트팜 기술 도입을 위한 정부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농가의 기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ASF 등 질병 관리를 위한 조기경보 시스템과 디지털 방역망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2) 2단계 : 품질 고도화(2~3년)
①한돈 표준화 및 인증시스템 구축
일관된 품질의 한돈 생산을 위한 표준 사육 매뉴얼 개발과 인증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사료 배합비, 사육환경, 출하체중 등에 대한 표준화를 통해 품질 편차를 최소화해야 한다.
②지역별 특화 브랜드 개발
제주 흑돼지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프리미엄 한돈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지역 농산물과의 연계, 전통 사육 방법의 현대적 계승 등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3) 3단계 : 가치사슬 통합(3~5년)
①유통구조 개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개발해야 한다. 온라인 직판, 로컬푸드 매장, 농장형 레스토랑 등을 통해 중간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자 수익을 향상할 수 있다.
②가공업 연계 강화
단순한 원료 공급에서 벗어나 가공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HMR(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여 한돈을 활용한 다양한 간편식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5. 실행전략 및 정책 제언
(1)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
①통합지원센터 설립
한돈산업의 종합적 발전을 위한 원스톱 지원기관을 설립하여, 기술지도, 마케팅 지원, 자금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원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②연구개발 투자 확대
한돈의 품질 향상과 생산성 증대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특히 한국 고유의 품종 개발, 기능성 사료 개발, 친환경 사육기술 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2) 민간 차원의 노력
①생산자 조직화
개별 농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자 조직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협동조합, 영농조합법인 등을 통한 공동구매, 공동판매, 공동브랜드 개발 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②소비자 소통 강화
한돈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농장 견학 프로그램, 요리 교실, 온라인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6.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의 미래
한돈산업의 미래는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에 달려 있다. 글로벌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기술혁신과 브랜드 가치 창출, 그리고 소비자 중심의 사고 전환이 핵심이다. 특히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통해 한돈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생산자, 가공업체, 유통업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절실하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스마트 축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돈산업도 이러한 기술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생산성 향상과 품질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동시에 한국 고유의 문화적 가치와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여,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독창적인 브랜드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한돈산업의 성공적인 구조 전환은 단순히 한 산업의 발전을 넘어서, 우리나라 농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와 식량안보 확보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모든 관련 주체들이 함께 노력할 때, 한돈산업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7월호 100~10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