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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비육돈 단계의 폐사 원인 분석과 질병관리 방향 설정 / 강상철 박사

강 상 철 DVM, Ph.D / ㈜옵티팜 동물진단사업팀

농장 자돈의 일생 중 스트레스가 극대화되는 이유기를 지나 육성기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근육이 불어나고 어느 정도 안정적 성장기에 진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비육 단계를 거쳐 출하에 이르기까지 자돈의 정상적인 성장은 농가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자돈의 성장 과정서 발생하는 질병 문제는 그 원인이 다양하고, 발생한 원인의 파악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양 시스템의 점검이 필요하기도 하다.

 

따라서 농장 내 질병 문제에 대한 원인 파악은 경제적 손실을 막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호에서는 육성 및 비육돈 단계의 질병 폐사 원인을 여러 관점으로 살펴보고, 농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요소에 집중하고 효과적인 점검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육성·비육돈의 주요 질병 원인

 

포유 및 초기 이유자돈과 비교하여 육성 및 비육기 자돈의 질병에서는 임상 증상의 특징을 정확히 분석하고, 발병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 질병을 제대로 감별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라 하겠다. (표 1)에서와 같이 감염성 질병에서는 주로 전신성 증상을 유발하는 병원체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 일부 제1종 법정가축전염병에 해당하는 바이러스성 병원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감염성 질병은 세균성 병원체가 매개하여 질병을 유발하는 특징을 보인다.

 

 

주요 임상 증상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급사하는 양상을 포함하여 피부의 패혈증성 병변(청색증, 피부 발적을 비롯한 일련의 피부 색조의 변화), 혈변을 동반한 설사 증상, 기립불능이나 떨림과 같은 신경증상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전신성 감염증 외에도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돼지흉막폐렴이나 소화기 계통의 급성 출혈성 장염, 신경계통의 세균성 연수막염과도 연관되어 있다(사진 1).

 

다른 원인으로 비록 현장에서의 임상 증상은 유사하지만, 실험실 검사 과정에서 병원체 검출이 되지 않는 비감염성 사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영양성 원인 중에는 어린 자돈의 멀베리 심장병(mulberry heart disease)처럼 체내 항산화 성분의 부족으로 골격근의 응고 괴사를 유발하는 백근증(white muscle disease)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질병은 정상적인 보행에 영향을 미치거나 폐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경계 감염증에서 감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돈사 내 유해가스나 투여 약물에 의한 일련의 중독증은 다양한 급사 사례와의 감별이 필요하다. 다만 중독증은 임상 증상이나 내부 병변의 확인과 더불어 원인 물질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확진할 수 있다. 또한 급성 중독증에 의한 폐사체에서는 부검 상 진단에 필요한 특이 병변을 관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확진까지 어려움이 많다.

 

 

비감염성 질병 중에서 가장 흔한 발병 요인은 환경 또는 사양 조건의 문제이다. 온도 변화와 의한 물리적 변동 요인은 열사병과 같은 폐사 사례로 이어지며, 돈사 환경의 다양한 스트레스나 사료 및 음수 섭취의 문제는 위궤양, 출혈성장증후군 또는 소금중독(salt poisoning)과 같은 사례와 연관된다. 소화기 계통의 출혈성 질병은 육성·비육돈의 급성 소화기 감염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므로 반드시 실험실 검사를 통한 감별을 해야 한다(사진 1).

 

2. 농장 내 질병과 관련된 근본 요소

 

필자의 경우, 육성 및 비육돈 구간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근본 요소를 생각해 보니 다음의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구간마다 군집 생활을 하게 되는 사육 돼지의 특성상, 돈군의 위생적 사양관리는 질병 컨트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다양한 부검 사례를 보면서 사육 과정에서 받는 개체의 스트레스 요인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는가도 질병 발생에 중요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음을 체감하였다.

 

(1) 자돈 이동과 합사에 따른 스트레스 증가 여부

이유자돈을 위탁사육장으로 이동하거나 이에 준하는 개체의 이동이 필요한 경우, 그리고 다른 무리와의 합사가 진행되면 자돈은 이유 시기에 버금가는 스트레스성 요인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개체의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면역력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외부 병원체에 대한 감염 감수성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이전 구간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바이러스 병원체의 감염이 진행되면, 단기간에 심한 임상 증상을 보이고 다량의 바이러스를 체내에서 배출함으로써 무리 내 바이러스 전파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 중 하나인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바이러스(PRRSV)의 경우도 이러한 감염 경로를 통하여 육성기 자돈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추가적인 2차 병원체 감염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육성돈 구간의 호흡기 병원체의 복합 감염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2) 밀사에 의한 사료섭취 경쟁 유도 여부

돈사 내 자돈의 밀사로 인해 사료 섭취량이 부족하거나 섭취 주기가 불규칙하게 되면 정상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료를 선점하여 폭식하는 개체와 상대적으로 사료 섭취량이 떨어지는 개체 모두 서로 다른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과도하게 사료 섭취량이 증가한 상태에서 병원성 미생물에 감염되고 장내에서 증식하게 되면 부종병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성장 속도와 비교해 상대적인 사료 섭취량 부족은 특정 영양성분의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영양과 관련된 비감염성 질병에 원인이 되기도 한다.

 

(3) 위생적 사육환경 유지 여부

돈사 내 환경에서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의 감염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생적인 환경 유지가 필요하다. 세균성 병원체들은 척박한 외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이오 필름(biofilm, 미생물 막)을 형성한다.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농장은 외관상으로도 불결할 뿐 아니라, 기회 감염원으로 작용하는 세균들이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환경 속 자돈은 언제라도 감염이 가능한 상황에 노출된 것과 같다.

 

한편 깔짚을 사용하는 위탁사육장에서는 다양한 분비물이 뒤섞인 깔짚이 장기간 세균이나 기생충의 훌륭한 거처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깔짚 돈사에서 사육되는 육성 및 비육돈의 분변 검사를 통해 다양한 소화기 기생충의 충란을 관찰하고, 부검을 통해 다양한 장내 기생충 감염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생충 감염은 개체를 바로 폐사에 이르게 하지는 않지만, 지속해서 자돈 체내에서 감염 고리를 형성하고 섭취한 영양분을 빼앗게 되므로 만성적인 증체율 저하를 보이기도 한다.

 

(4) 처치 과정에서의 기회감염 여부

사육 과정에서 접종하는 백신 또는 약물은 질병 예방과 치료의 목적으로 진행하지만, 불결한 주사 처치는 되려 외부 병원체의 기회감염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주사침의 오염에 의한 세균의 기회감염이 빈번한데, 해당 개체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거나 스트레스에 의한 면역력 저하 상태인 경우에는 더욱 감염이 심화하여 전신적인 감염에 이르기도 한다.

 

(5) 돈사 내 물리·화학적 사고 요인 발생 여부

개체의 피부나 관절 주변으로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물리적 인자로는 돈사 벽면의 날카로운 구조물이나 불완전한 미장, 유난히 미끄러운 바닥과 같은 구조적 문제와 개체간 투쟁이 있다. 상처는 외부 환경에 존재하는 병원체의 기회감염의 경로가 되며, 개체의 면역 상태에 따라 전신적인 질병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또한 돈사 내 유해가스 생성이나 환기 불량에 따른 공기 질의 저하는 원인 불명의 급사 원인이 될 수 있다.

 

3. 폐사에 대한 현장에서의 접근

 

봄철 환절기를 맞으면서 농장에서도 변덕스러운 날씨에 의한 기온 차이로 자돈관리에 유의할 부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성 및 비육돈 구간에서의 기회감염은 다양한 질병 유형과 관련을 맺고 있다. 따라서 사육 중인 자돈의 정확한 질병 파악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실험실에서 진행하는 항원 검사는 감염성 병원체에 대한 검출을 의미한다.

 

만약 만성적인 감염이 진행된 개체에서는 감염이 진행되었음에도 음성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또한 음성 결과는 비감염성 질병에 대한 의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비감염성 질병의 근본 원인은 농장 내부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무엇보다 내 농장의 구조와 특징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평소 돈사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자돈의 이상 상태를 꾸준히 관찰하여 조기에 이상 상태를 검출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4월호 64~68p  【원고는 ☞ vetksc@optipharm.co.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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