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온도와 습도 변화가 크기 때문에 사람도 돼지도 여러 가지로 질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적절한 환기와 가습을 통한 호흡기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활발해지는 해충들에 대한 예방과 관리도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봄철 양돈장에서 잊지 말아야 할 번식돈의 구충과 일본뇌염 백신에 대해 짚어보려고 한다.
■ 구충
돼지에게는 생산성과 삶의 질을 하락시키는 여러 가지 기생충들이 있다. 이 기생충들은 직접 돼지에 폐사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돼지의 성장과 번식을 위한 영양분을 빼앗아가고, 여러 장기를 손상해 다른 질병에 취약하게 만든다. 이러한 돼지의 기생충은 크게 피부와 귀 등에 서식하며 피를 빨아먹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외부 기생충과 소화기관, 폐, 신장, 근육 등 내부 장기에 서식하는 내부 기생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위생 수준의 개선으로 사람도 가축도 과거보다 기생충이 많이 감소하였긴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번식돈군은 환절기마다 연 2회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구충을 통한 기생충 관리가 필요하다. 매번 분만 전 모돈의 피부에 뿌려주는 구충을 하는 농장이라 해도 추가로 사료 첨가나 주사제를 활용한 구충이 필요한데, 피부에 도포하는 구충제는 오직 외부 기생충만을 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충제의 성분에 따라 표적 하는 기관과 기생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표 2)를 참고하여, 모든 기생충을 빠지지 않고 구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도라멕틴이나 이버멕틴을 사용하여 정기 구충을 하는 경우 내외부 기생충이 모두 구제되지만, 펜벤다졸을 투약할 때는 아미트라즈나 폭심 같은 외부 기생충 표적 약제의 추가 적용이 필요하다.
농장의 기생충을 박멸하기 위해서는 정기적 구충제 투약에 더하여 사육환경의 위생적인 관리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많은 내부 기생충이 분변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새로운 돈군을 입식하기 전 돈사를 깨끗이 수세, 소독하여 환경에 남아있는 기생충에 대한 박멸이 이루어져야 하며, 오염된 깔짚이나 톱밥은 제거해주어야 돈군 내 순환감염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관리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기생충이 구제되고 있는지는 정기적으로 도체검사와 분변 내 충란검사를 통하여 점검해볼 수 있다.
■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제2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임신한 돼지에 유·사산 등 번식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또한 아시아지역에 6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매년 감염되고 1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이기도 하다. 돼지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를 증폭하는 숙주 역할을 하므로 매년 돼지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돼지의 번식질병에 대한 예방도 되지만, 사람의 전파를 막기 위한 공중보건학적 의미도 있다.
일본뇌염바이러스는 작은 빨간집모기(Culex)의 흡혈로 전파된다. 이 모기는 8월경 많이 관찰되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그 출현 시기가 매년 빨라지고 있다. 2022년에는 4월 11일에 질병관리청에서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하였다. 그러므로 양돈장에서는 모기가 창궐하기 전에 미리 백신접종을 통하여 일본뇌염을 예방하여야 한다. 접종방법은 백신 1mL를 2~4주 간격으로 2회 근육주사 하면 되고 후보돈, 경산돈, 웅돈을 포함한 모든 번식돈에 접종하면 된다. 종돈장의 경우 여름철 분양 출하되는 종돈에 대한 접종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임신돈을 제외한 대부분 돼지에는 일본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처음 감염되는 임신돈의 경우 약 40%에서 유, 사산이 발생한다. 또 웅돈은 감염 시 고환염으로 인한 정자수 감소, 정자 생존율 저하, 정자 기형을 상승 등 정액성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본뇌염의 전파는 모기의 흡혈을 통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돈사 주위에 모기가 서식할만한 물웅덩이는 제거해주고, 돈사 내외부에 대하여 자주 소독하는 것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참고자료
1. 소, 돼지농가 외부 기생충 예방관리 및 동물용의약품 안전사용 수칙, 농림축산식품부
2.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질병백과, 돼지 일본뇌염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4월호 97~100p 【원고는 ☞ heewon0305@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