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돼지인플루엔자의 개요
계속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팬데믹(pandemic)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과 전 세계적인 산업 경제적인 피해를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종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인류의 커다란 과제가 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2009년에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Influenza A H1N1)의 유행으로 이때에도 WHO에서 팬데믹을 선언한 바 있다, 이는 사람, 돼지, 조류에서 유전자 재편성(reassortment) 과정을 거쳐 발생한 것으로 발생 초기 돼지독감(Swine Flu)으로 명명되어 논란이 되었다. 결국 한국에서는 신종플루(novel influenza H1N1)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돼지인플루엔자(SIV, swine influenza virus)는 그 이름은 비슷하지만 사람에게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며, 만약에 사람이 감염되더라도 사람간 전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다른 바이러스로 봐야 한다.
실제 한국의 양돈 현장에서의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대부분 인식은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보다 그 중요성과 심각성을 덜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들이 많아짐을 느끼고 있다.
2. 바이러스
1930년에 처음 분리된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며, RNA바이러스로서 Orthomyxoviridae 과(科, family)에 속하며 A, B, C타입으로 분류하는데 A타입만이 돼지에 감염되어 임상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이 A타입은 바이러스 외막 단백질의 종류가 16개의 hemagglutinin과 9개의 neuraminidase가 존재하며, 이에 따라 서브타입(subtype)으로 분류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병하는 돼지인플루엔자의 서브타입은 H1N1, H3N2, H1N2, 이 세 가지이다.
3. 병인론
바이러스의 복제는 상부 및 하부 호흡기계의 상피세포에서만 제한적으로 일어나며, 따라서 바이러스의 배출과 전파 또한 호흡기계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실험적 연구에서는 바이러스가 감염 당일부터 분리되기 시작하여 7일 후에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De Vleeschauwer et al. 2009a; Khatri et al. 2010). 또한 이 바이러스가 호흡기계를 넘어 다른 장기로 전파되거나 전신성으로 거의 감염되지는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장에서 이 바이러스를 항원검사로 검출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급성 감염 시 감염의 초기에 표적장기(림프절, 폐 등)의 부검으로 발견하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으며, 그 후에 나타나는 항체가의 변화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4. 임상증상
(1) 모돈군에서 기침을 시작한다.
모돈이 기침을 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경우이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며, 개체 특이적인 문제나 환기 불량에 의한 원인이 아닌 이상 전염성 질병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모돈 전체 중 약 5% 이상의 비율로 기침이 진행되며 고온 및 식불이 이어지고 임신돈이 유산을 하는 때도 있다.
(2) 비육돈의 급격한 폐사
피해가 심각할 때는 비교적 덩치가 큰 비육돈(60kg 이상)이 기침 후 갑작스럽게 폐사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심한 경우 2~3%에 이르기도 한다. 자돈사에서도 비슷한 기침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 이상 평상시와 비슷한 폐사라고 인식되어 감염 시기 예측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형견이 짖는 소리와 비슷한 특징적인 기침 소리와 복식호흡을 동반할 수 있다.
(3) 급성형과 만성형
급성형 감염 시 특히 인플루엔자에 한 번도 감염되어 본 적이 없는 돈군에 감염 시 그 피해가 클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모돈군의 유산까지도 동반할 수 있으며, 이는 감염 시 발생하는 고열 증상에 의한 피해이며, 비육돈 자돈에까지 기침, 폐사에 이르는 등 큰 피해를 동반하여 간혹 PRRS 등의 다른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PRRS 음성농장도 종종 SIV에 의한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만성형 감염 시 평균 6개월에 1회 정도의 주기로 모돈군에서 기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급성형처럼 모든 모돈이 일시에 기침 후에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1~3두 정도씩 꾸준히 돌면서 기침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1주일 정도 후에 기침이 호전되는 듯하면 다른 모돈이 또 기침을 시작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 경우 폭발적인 생산성적의 피해는 드물지만 2차 세균감염으로 인한 피해, 그리고 분만사의 모돈에 감염되면 해당 복의 자돈들의 포유 불량으로 인한 2차 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자돈, 비육의 경우는 기침에 의한 일부 증체불량이 있을 수 있지만 특별히 폐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또한 특히 마이코플라즈마 양성농장의 경우에 복합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조금 더 클 수 있다.
5. 감별진단
PRRS(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porcine circovirus 2 and Mycoplasma hyopneumoniae, Bordetella bronchiseptica, Actinobacillus pleuropneumoniae 등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며, 만일 이들 바이러스와 복합 감염되면 그 피해가 더 커진다.
증상이 비교적 급성이고 이병률(morbidity)은 거의 100%에 가깝지만 치사율(morbility)은 상대적으로 낮다. 모돈군에서부터 식불, 고열, 기침이 발생하여 진단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특징적이며 결국에는 농장의 모든 돼지가 피해의 규모만 다를 뿐 결국 감염될 수 있다. 간혹 생식 관련 피해(유산, 재발 등)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고열 및 식불로 인한 결과이며, 그 빈도가 높지 않아 PRRS 급성 감염으로 인한 다량의 임신말기 유산과는 감별된다.
부검소견은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간질성폐렴을 볼 수 있으며, 상부 호흡기의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인해 하악림프절이 발적, 종창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3). 비강스왑 실시, 혹은 폐사축의 림프절 혹은 폐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PCR 검사 결과 돼지인플루엔자로 확진한다.
6. 치료
모돈 및 자돈군 전체에 해열제 및 광범위 항생제를 투약한다. 이는 2차 감염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며, 전 돈군을 투약할 때는 사료 투약보다는 음수 투약을 선호하고 기침 증상이 심한 개체에 대하여는 적극적인 주사치료를 권장한다. 급속 감염의 경우 2차 감염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길어도 2주일 안에 급속히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성 감염의 경우에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나 광범위 항생제 투약이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백신접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7. 예방
현재 돼지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이 국내에 시판 중이며 자돈, 후보돈, 모돈 모두에 접종할 수 있다.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가 큰 북미의 경우는 자가백신(autogenous vaccine)을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다. 일부 농장에서는 사람에서 돼지로의 전파를 막기 위하여 농장 관리자들에게 매년 독감백신을 접종받기를 권장하고 있다. 조류로부터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방조망을 설치하고 농장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여 작업복 및 장화를 착용하며 출입 시 소독을 철저히 한다.
최근의 돼지인플루엔자는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뿐만 아니라 계절과 관계없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항상 차단방역에 주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 참고자료
1. De Vleeschanuwer A, Atanasova K, Van Borm S, et al. 2009a. PLoSONE 4:e6662.
2. Khatri M, Dwivedi V, Krakowka S, et al. 2010. J Virol 84: 11210-11218.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월호 96~99p 【원고는 ☞ darby329@darby.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