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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돈산업 수급 및 가격 전망(한돈미디어 24년 1월호)

김 충 현 전문연구원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원고를 쓰고 있는 12월 초, 2023년이 지나 곧 청룡해인 2024년이 다가오고 있다. 2023년은 1월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 African Swine Fever)이 발생하였으며, 피해 규모도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다. 게다가 2022년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의 배합사료 가격 상승 및 전기료, 인건비 인상 등으로 농가의 생산비 부담은 여전히 컸으며, 폭우·폭염과 같은 이상기상에 따른 가축 폐사가 발생하는 등 사육 여건은 2019년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지속되어온 농가의 생산성 향상 노력이 결실을 보듯 모돈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증가하였으며 출하 마릿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나타난 경기침체에 의한 선호부위 재고량 증가세가 2023년에도 이어지고 있어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질 않아 가격이 낮게 책정되면서 생산성 향상에 관한 결과가 산업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고에서는 2023년 수급 상황을 검토하고, 2024년의 한돈산업을 전망하여 향후 한돈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안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모색해보고자 한다.

 

1. 한돈산업 동향

 

가. 2023년 돼지 사육 마릿수 전년 대비 증가

2022년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사료비와 전기료 인상 등 생산비 증가로 사육 의향이 하락하면서 모돈 사육 마릿수는 2022년 5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종돈 이동 마릿수와 더불어 모돈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2023년 1~10월 평균 모돈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0.3% 감소한 97만2천마리로 나타났으나 생산성 향상으로 총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0.8% 증가한 1,199만5천마리로 나타났다.

 

 

 

나. 2023년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증가, 수입량은 전년 대비 감소

모돈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생산성 향상으로 2023년 11월 누적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1,712만3천마리었다. 12월은 사육 증가로 출하 가능 마릿수는 증가하였으나 작업일수 차이로 전년 대비 감소한 158~162만마리로 예상된다. 따라서 2023년 전체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증가한 1,870만마리 내외로 추정되며, 평균 도체 중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111만6천톤 내외로 추정된다.

 

 

 

1~11월 수입량은 EU 내 환경정책에 따른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수입단가가 상승하여 전년 대비 9.9% 감소한 37만톤이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는 할당관세로 인하여 전년 대비 각각 47.7%, 9.2%,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EU는 수입단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3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는 EU산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일부 품목에 대한 대체로 전년 대비 15.0% 증가하였다. 부위별로는 삼겹살은 전년 대비 2.3% 증가하였으나 그 외 가공용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1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전체 수입량은 2018년 이후 최대로 집계되었던 2022년(44만2천톤) 대비 감소한 40만톤 내외로 추정된다.

 

다. 10월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 전년 대비 증가

2022년 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로 가처분소득이 감소하여 하반기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은 삼겹살, 목심을 중심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2023년에도 재고량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10월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은 3만7천톤으로 전년 대비 22.1% 증가했다. 부위별로 살펴보면 삼겹살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만톤이며, 뒷다리살은 75.2% 증가한 1만3천톤, 그 외 나머지는 1.7% 증가한 1만4천톤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 돼지고기 재고량은 수입량 감소 및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앞다릿살 재고소진으로 전년 대비 26.6% 감소했다. 수입 삼겹살은 전년 대비 8.9% 감소한 3만1천톤, 앞다릿살은 전년 대비 51.4% 감소한 1만1천톤으로 조사되었다.

 

 

 

라. 2023년 도매가격 전년 대비 하락

2022년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후 가수요 영향에 대한 기저효과,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 증가세 유지 등으로 2023년 도매가격은 전년(5,227원) 대비 하락한 5,151원으로 추정된다. 부위별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주요 선호부위인 삼겹살, 목심, 항정살, 가브리살은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육가공품 제조용 원료로 사용되는 뒷다리살과 선호부위의 구이류 대체재인 앞다릿살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가격을 살펴보면 1~11월 삼겹살과 목심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1.3%, 2.8% 하락한 2,547원/100g, 2,349원/100g으로 나타났다.

 

 

 

2. 한돈산업 전망

 

가. 모돈 사육 의향은 전년 대비 감소세 지속

농업관측센터 표본농가(94호) 조사 결과, 모돈 사육 의향은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러·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사료가격 상승, 전기료 인상에 따른 경영악화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나. 2024년 연간 사육 마릿수 전년 대비 감소

2022년 2월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사료비 증가, 인건비 인상 등 양돈농장의 경영압박으로 시작된 모돈 감소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모돈 사육 마릿수는 전년(97만4천 마리) 대비 0.2% 감소한 96만8천마리로 전망되며, 전체 사육 마릿수는 전년(1,197만마리 추정) 대비 0.1% 감소한 1,196만4천마리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서,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0.5% 감소한 1,860만마리 내외로 전망된다.

 

2024년 돼지고기 수입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39만톤 내외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산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입 오퍼가격 인하 가능성,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 재개로 인한 네덜란드, 스페인 등 EU산 돼지고기 대체 가능성,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 감소에 따른 중국 내 수입량 증가 가능성 등 국내외 상황 변화에 따라서 수입량 변동 가능성은 존재한다.

 

다. 2024년 돼지 도매가격 전년과 비슷한 수준 전망

2024년 도매가격은 도축 마릿수는 감소하나 재고 포함 국내산 공급량이 전년과 비슷하여 2023년(5,151원) 수준인 5,100원 내외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한돈산업을 연도별로 요약하면, 2019년은 파주에서 국내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였으며 2011년 구제역 발생 이후 가장 피해가 컸었다. 2020년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식이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가정 내 육류소비가 늘면서 삼겹살, 목심과 같은 선호부위의 소비는 원활했으나 뒷다리살, 등심 등 저지방 부위의 재고량 문제는 심각했다.

 

2021년에는 물류 문제, 미국의 내수 증가 등으로 미국산 목전지 수입 오퍼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시작하고, 백종원 대표의 뒷다리살 소진을 위한 “빽햄” 출시 등으로 국내산 뒷다리살에 대한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수요가 늘었다. 2022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고, 가정의 달 수요와 맞물리며 2022년 5월 가격은 구제역 이후 가장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2023년은 모돈 감소세에도 생산성이 향상되어 EU산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로 국내산 뒷다리살에 대한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수요로 인하여 국내산 재고량이 늘고 있음에도 가격하락 폭이 제한되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요인과 사건, 정책 등이 양돈산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4년은 생산성의 정도에 따라서 2023년 향상된 생산성이 유지 또는 추가 향상이 될지를 판단 할 수 있는 시기일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2024년에 질병이 줄고 생산성이 2023년보다 향상된다면, 우리 양돈산업의 생산성 지표들도 유럽 내 국가들의 생산성 지표와 비슷해지는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본다.

 

EU 내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수입단가가 상승하면서 2023년 국내산 돼지고기 수요가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국제 양돈산업 상황이 우리나라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을 예로 들더라도 2022년과 2023년 할당관세에 따른 캐나다산 삼겹살가격 하락이 가성비를 고려하는 일부 고객에게 국내산 돼지고기보다 더 선호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국내산 삼겹살은 프리미엄이고, 수입 삼겹살과의 품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산 삼겹살의 선호도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제 옛이야기일 수도 있다. 게다가 2022년 하반기부터 경기침체에 의한 가처분소득 감소로 과거보다 더 많은 소비자가 구매 유발 요인으로 품질보다는 가격과 양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도 깊숙이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상황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우리 양돈산업의 위상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급률 유지 및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급률이 낮을수록 외부요인에 의하여 산업이 흔들릴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소비를 촉진 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등 한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 본 글의 2024년 전망치는 농업관측센터의 확정치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2024년 1월에 개최될 ‘농업전망 2024’에서 확정된 전망치가 발표될 예정이오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월호 68~73p 【원고는 ☞ goldbl@krei.re.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