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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하반기 한돈산업 동향 및 전망(한돈미디어 23년 7월호)

김 충 현 박사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의 생산비 상승은 한돈산업에 치명적인 상황이 지속해서 야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의 기대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비 상승에 따른 농가의 경영악화로 일부 농가들은 폐업을 결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2년 하반기부터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 감소로 선호부위인 국내산 삼겹살과 목심을 중심으로 재고량이 쌓이면서 2023년 3월 삼겹살 재고량은 역대 최대치인 1만2천톤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경기침체에 따른 낮아진 지불의향 가격보다 높은 현실 돼지고기 가격으로 인한 소비감소, 농가의 생산비 증가에 따른 경영악화 등 한돈산업의 부정적 요인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시기가 바로 2023년이다. 또한 2019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ASF 발생은 2020년 2건, 2021년 5건으로 나타나면서 ASF 소강상태로 접어드나 싶었으나 2022년 하반기를 비롯하여 2023년 4월까지 총 15건이 발생하였다. 본 고에서는 다양한 요인 속에서 2023년 한돈산업의 수급 및 가격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전망해 보고자 한다.

 

1. 3월 돼지 사육마리수 전년 대비 증가

 

돼지 사육마리수를 살펴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의 사료가격 인상, 전기료 인상 등 생산비 증가로 사육의향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모돈 사육마리수는 2022년 5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3월 기준 모돈 사육마리수는 96만9천마리로 전년(97만8천마리)보다 1.0% 감소하였다. 하지만 2022년과는 다르게 가축질병 감소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자돈 사육마리수가 증가하여 전체 사육마리수는 전년보다 0.1% 증가한 1,177만5천마리였다.

 

 

 

2. 1~5월 도축마리수 전년 대비 증가

 

2022년 5월부터 모돈 사육마리수가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나 생산성 향상으로 2023년 1~5월 도축마리수는 전년(629만8천마리) 대비 0.3% 증가한 631만8천마리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4월 도축마리수는 146만9천마리로 3월 ASF 발생에 따른 이동제한 물량 추가 도축으로 일평균 작업마리수는 증가하였으나 작업일수 감소로 전년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은 가축질병 감소에 따른 자돈 사육마리수 증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한 155만9천마리로 나타났다.

 

 

3. 2023년 1~5월 수입량 전년 대비 감소

 

지난 2020년 9월 독일의 ASF 발생에 따른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금지 조치로 2020년, 2021년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은 평년보다 감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1년 6월 중국 내 ASF 회복으로 중국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EU산 수입단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스페인과 네덜란드산을 중심으로 수입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2022년은 2018년(46만4천톤) 이후 사상 최대 물량인 44만2천톤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EU 내 모돈 감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 및 2022년 말 중국 리오프닝 소식과 함께 EU산 수입단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EU산 수입량이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2023년 1~5월 수입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8.2% 감소한 18만5천톤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위별로 살펴보면 삼겹살은 전년(7만9천톤) 대비 5.5% 감소한 7만5톤이며, 앞다리, 앞다리살, 뒷다리살, 등심 등 냉동가공용은 전년(11만8천톤) 대비 10.6% 감소한 10만6천톤으로 나타났다.

 

4. 3월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 전년 대비 증가

 

2022년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 수요가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가격상승, 물가상승, 금리인상 등 가처분소득 감소 영향 등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구이용인 삼겹살과 목심을 중심으로 재고량이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2023년 3월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은 전년 대비 49.9% 증가한 5만3천톤으로 나타났다.

 

 

부위별로 살펴보면 삼겹살은 1만2천톤으로 전년(8천톤) 대비 48.3% 증가하였으며, 목심은 전년 대비 22.6% 증가한 4천4백톤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입산 재고량은 수입량 감소 및 국내산 삼겹살에 대한 대체 수요로 수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8만2천톤) 대비 30.9% 감소한 5만6천톤으로 나타났다.

 

5. 1~5월 돼지고기 가격 전년 대비 상승

 

2023년 1~5월 돼지 도매가격은 도축마리수가 증가하였으나 2022년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식 및 급식 수요 증가,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국내산 뒷다리살 수요 지속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간(4,831원) 대비 2.7% 상승한 4,963원/kg으로 나타났다. 육가공품 제조 원료육인 미국산 목전지 국내 도매가격은 4월 기준 5,000원이며, 국내산 뒷다리살 도매가격은 3,800원에 거래가 되고 있어 국내산 뒷다리살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 해외 주요국 돼지고기 수급 전망

 

2023년 해외 돼지고기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1분기 돼지 사육마리수는 4억3,094만마리로 전년 동기(4억2,253만마리) 대비 2.0% 증가하였다. 자국 내 모돈 사육의향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리오프닝으로 기대수요가 늘면서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2023년 4월 USDA 전망 내용에 따르면 EU 돼지고기 생산량은 돼지 사육마리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전년보다 3.2% 감소한 2,175만톤으로 전망된다. 미국 돼지고기 생산량은 1분기 도축마리수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1.4% 증가한 1,242만톤으로 전망된다.

 

 

수출량을 살펴보면 EU는 생산량 감소, 투입재비 증가에 따른 경쟁력 악화로 전년 대비 10.3% 감소한 375만톤으로 전망되는 반면 미국은 0.7% 증가한 289만4천톤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 세계 수출량은 EU의 수출량 감소 영향으로 2022년(1,095만2천톤)보다 3.4% 감소한 1,057만7천톤으로 전망된다.

 

■ 2023년 한돈산업 전망

 

7. 2~3분기 모돈 사육의향은 전년 대비 감소

 

 

농업관측센터 표본농가(103호) 조사 결과, 모돈 사육의향은 생산비 증가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사료가격 상승, 전기료 인상에 따른 경영악화가 사육의향 감소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8. 2023년 사육마리수 및 도축마리수 전년 대비 감소 전망

 

2023년 돼지 사육마리수는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생산비 상승 영향으로 사육의향 하락에 따른 모돈 감소세가 2023년에도 지속되면서 모돈 사육마리수는 2022년 대비 0.4% 감소한 97만마리로 전망되며, 전체 사육마리수는 2022년(1,189만6천마리)보다 감소한 1,183만1천마리로 전망된다. 2023년 전체 도축마리수는 모돈 감소에 따른 사육마리수 감소로 전년(1,854만마리) 대비 감소하고 평년(1,805만마리) 대비 증가한 1,830~1,850만마리로 전망되며, 돼지고기 생산량은 109만3천~110만5천톤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입량은 EU산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상반기 수입량 감소로 전년(44만2천톤) 대비 감소한 38~42만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9. 2023년 돼지 도매가격 전년 수준 전망

 

2022년 하반기부터 삼겹살, 목심 중심의 재고량 증가로 2023년 재고 포함 국내산 공급량은 증가하나 EU산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수입량 감소,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국내산 수요 지속 등으로 전년(5,227원)과 비슷한 수준인 5,200~5,400원/kg으로 예상된다.

 

2023년의 한돈산업의 흥망성쇠를 쥐고 있는 키워드를 살펴보면, 생산 측면에서는 “생산성”으로 사료된다. 한돈산업의 규모화와 함께 일부 대규모 농가들은 시설현대화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생산비가 증가한 상황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소규모 농가들은 생산비의 증가가 경영악화로 이어지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폐업을 결정하는 농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23년은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현재의 돼지고기 가격이 일부 소비자들의 지불의향 가격(WTP : willing to pay) 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어 소비 또한 감소하고 있으므로 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 이렇듯 소비 측면에서의 키워드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5월 기준 삼겹살 소매가격은 2,639원/100g으로 전년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후인 2022년 5월의 삼겹살 소매가격(2,802원)보다는 5.8% 하락하였으나 지금의 돼지고기 가격 수준은 소비자들의 구매의향이 경기침체로 인하여 현격히 감소한 현재로서는 구매 시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이러한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가격 부담감은 오히려 수입산 돼지고기에 반사이익을 가져오게 되며, 수입산 돼지고기가 시장을 점유할 기회를 주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는 국내산 뒷다리살에 대한 수요가 과거 대비 현격히 늘었기 때문에 비선호 부위에 대한 수요를 통해 어느 정도 시장이 유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산 뒷다리살의 수요가 지속해서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는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한돈산업에 대해서 가장 걱정하는 것은 현재와 같이 일반 소비자들이 국내산보다는 조금 품질이 떨어지나 가격이 더 저렴한 수입산에 관심 두게 되면서 수입산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것과 수입 오퍼가격 하락에 따른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수입산 사용 비중 증가로 수입산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입을 반대해오던 것은 국내산 돼지고기가 가격 경쟁 측면에 있어서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일한 가격에서의 경쟁은 당연지사 수입산보다 더 신선한 국내산이 경쟁력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불의향 가격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더 저렴한 재화를 소비하게 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2022년 6월 할당관세로 인하여 과거에는 그렇게 인기가 있지 않았던 캐나다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일부 변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수입산에 대응하면서 농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실질 생산비는 낮추고, 소비자들의 지불의향 가격 수준에 맞춰서 실제 가격이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단순, 박리다매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잉여와 생산자의 잉여를 극대화해 한돈산업의 후생을 늘리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3년은 여느 때보다 한돈산업의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사료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가정 내 소비가 늘었던 2020~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가 늘어 기대수요는 늘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생산비 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들의 지불의향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2년이 있었다면 2023년은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대체수요로서 수입 수요가 늘고 있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그러므로 한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현재 상황이 미래에도 유리한지, 불리한지 점검을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7월호 58~65p 【원고는 ☞ goldbl@krei.re.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