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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요구율(FCR) 개선을 위한 현장관리 방안(한돈미디어 23년 6월호)

김 근 필 농학박사 / 제일사료(주) J3 양돈특판부장

현장에서 양돈장을 방문하여 농장주들과 대화 시 빠지지 않는 주제는 농장의 수익성이다. 코로나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적인 사건·사고의 영향으로 곡물가격, 환율, 원유, 금리, 원자재 등 경영과 관련된 모든 비용이 이렇게 장기간 폭등하여 고공 행진하고 있는 상황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상황이다.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이 말처럼 최근 발표되는 각종 현황을 보면, 최근 양돈장들의 상황은 생산성 상위와 하위의 차이가 점검 커지고 있다. 현장의 생산성에 관여된 많은 요소들을 어떻게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는지가 그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 중 최근 금(金)사료 시대 농장 생존 경쟁력을 보여주는 기준 중 하나인 FCR(Feed Conversion Ratio, 사료요구율, 이하 FCR)을 관심있게 볼 필요가 있다. FCR은 ‘생체 1kg 증체에 필요한 사료량(kg)’을 의미하며 사료량에 출하체중을 나누어 간단히 계산을 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평균 FCR은 3.27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생체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료 3.27kg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혹 ‘사료효율(Feed Efficiency, 증체량÷출하체중)’과 혼용되고 있으나 의미는 정반대이다. 국내 평균 FCR이 3.27이라 한다면 사료효율은 0.31로 사료 1kg으로 돼지고기 0.31kg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비육돈 개량의 방향은 FCR 개선과 함께 빠른 성장과 후기 성장을 위한 살코기(정육) 축적율 향상으로 맞춰져 있다. 정육률이 높다는 것은 살코기 1kg을 만들 때보다 지방 1kg을 만들 경우 약 11.3%의 에너지가 더 소요되므로 FCR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 축적 감소로 인해 환경 적응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출하 시 등지방 감소 등이 개량된 품종들의 약점이다. 다시 말하면 개량된 비육돈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면역력으로 현장에서 더 철저한 관리가 따라야 한다는 것으로 그렇지 못할 경우 전체적인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FCR에 관여하는 요소는 어마어마하게 광범위하다. 양돈장의 FCR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은 한두 가지 요인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전반적으로 잘 관리되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례들을 참고하여 FCR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 농장의 수익성 개선 지표 : 사료요구율(FCR) 개선 방법

 

☞ 첫 번째, 철저한 차단방역이다.

FCR 개선에 차단방역이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질병이 발생한 농장은 당연히 생산성, 즉 FCR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일단 농장에 바이러스나 균이 들어오게 되면 돼지의 체내 침투는 시간문제이다. 돈사 내부의 유기물(분변 등)과 피트의 분변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실시하는 소독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래서 체내 침투 후에는 개체별 면역력에 따른 차이는 있겠으나, 감염의 과정을 거쳐 전체 돈군에 머무르며 순환 감염을 통해 지속적인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체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질병과 싸우는데 지속해서 허비되며, 증상 발병 시 사료 섭취량까지 감소될 수 있어 더욱 증체는 저하된다.

 

 

최근 우수한 성적(FCR 포함)의 많은 농장들이 PRRS 음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차단방역으로 높은 청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후보돈사 운영 및 방역관리, 외부 인원 출입 시 샤워 및 방역, 외부 물품 반입 금지, 발판소독, 돈사간 이동 시 신발 교체, 외부 차량과 반입 물품 소독 및 관리 등 기본적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실제 돈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세 차례의 샤워와 환복이 필요한 농장도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질병 유입은 농장의 생산성을 좀먹는 FCR을 악화하는 제1의 원인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 두 번째, 분리 사육의 시스템 구축이다.

정상 출하가 되지 않을 경우 FCR은 악화된다. 출하일령 지연에 따라 유지 사료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육돈 출하 성적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반적으로 육성, 비육돈 구간의 섭취량과 증체 저하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장 점검 시 자돈 구간부터 체중의 편차나 환돈이 발생하고 그 현상이 비육사에서 지속되어 출하 때까지 이어지는 경우들이 많았다. 개량된 품종 자돈들의 산자수 대비 체중 편차와 저체중 자돈 비율 증가, 그에 따른 면역력과 성장의 차이는 잘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 체중 편차 발생이 어쩔 수 없다면 스트레스 예방과 적응력 향상을 위해 이유시점부터 성별과 체중 차이, 돼지 상태, 상황에 따른 비슷한 상황의 개체들끼리 돈방 단위로 분리하여 사육해야 한다. 또 농장에 순종과 F1을 같이 사육하고 있거나, 후보돈의 품종이 다양할 경우 비육돈들의 성장 차이가 유의적으로 나타난다. 육성, 비육돈 구간에 유난히 증체가 안 되는 개체들이 있는데 자돈 구간 호흡기 등 질병 경험을 의심해야 한다. 현장에서 환돈을 확인하는 관심과 함께 격리 수용 환돈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적정 사육두수 이상의 밀사도 금물이다. 당연히 경쟁으로 전체적인 성장 저하가 발생한다. 특히 분리되지 못하고 합사된 저체중, 허약 자돈, 암컷 같은 상대적으로 약한 개체들의 사료 섭취량과 성장은 극단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 조기 선별 출하도 FCR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출하 계류장을 운영하고 있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어 조기 선별, 절식, 방역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분리 사육의 기본은 관리자들이 개체들의 성장 차이를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며 이를 위해 충분한 사육 시설이 필요하다.

 

☞ 세 번째, 올바른 사육환경 관리이다.

낮은 (체감) 온도는 섭취한 영양소의 손실을 발생시킨다. 돈사 내부 온도 변화에 따른 돼지의 직장 체온과 체표 온도의 차이는 실내 온도가 낮아질수록 커지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사료 섭취량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이것은 영양소의 손실이 커짐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면역력 저하와 영양 결핍에 따른 성장 저하, 질병, 위축 등의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저온기 환기량이 기준보다 높은 농장들이 많은 편이다. 돈사 외부 온도(계절)에 따른 기준 환기량, 돈사 내부 온도, 돈사 내부 유입 공기 온도와 유속, 방향, 돼지 높이의 온도, 돼지의 적정 체감온도와 실제 체감온도, 그리고 돼지의 체중, 편차, 건강 상태 등 따져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환기 관리보다는 전체 환경을 아우르는 환경 관리의 개념으로 고민하는 것이 옳다. 특히 저온기 돈사 냄새 제거를 위한 환기량은 최소 환기의 2~3배가 더 많아 돈사 온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됨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유의가 필요하다.

 

 

높은 (체감) 온도는 돼지의 체온을 높여 활동량과 사료 섭취량을 감소시키고 일당 증체 저하와 출하일령 지연에 따른 유지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또한 높은 물 섭취량은 위장 내 사료의 소화율이 감소시키며 배설량이 증가하게 되어 FCR에 악영향을 미친다. 비육돈의 경우 분당 호흡수 측정이나 물 사용량 측정을 하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무조건 환기량을 증가시켜야 하며 심각할 경우 쿨링패드 등의 냉각시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네 번째, 철저한 사료급이 관리이다.

먼저 사료업체들의 사료 급이 프로그램을 신뢰하여야 한다. 농가에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사료업체의 단계별 제품 급이일령 기준에 대비하여 농장 돼지의 성장이 미치지 못할 경우나, 동일 사료를 급이하는 돈군들의 체중 편차가 지나치게 클 경우, 돈사의 환경 문제로 프로그램 적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임의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잘 훈련된 컨설턴트나 사료회사 직원과 의논하여 결정함이 옳다.

 

특히 최근에도 젖먹이 제품으로 출하 때까지 급이하는 농장들이 있는데, 육성돈이나 비육돈 제품 대비 사료비도 높고 증체나 FCR이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 육성, 비육돈 구간에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거나 체중 차이가 클 경우, 저체중 개체들의 증체가 개선되는 일부 효과는 있으나 경제적이지 못한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급수기, 급이기 관리도 중요하다. 적정 급수량을 확보하고 사료 급이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정상적인 사료 섭취와 허실을 막아 FCR 개선에 가장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관리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관찰을 유도해야 한다.

 

FCR 개선을 위해서는 가공사료를 권장한다. 가공사료의 FCR 개선 효과는 잘 알려져 있으나 현장에서 위장병(위궤양), 소화기 질병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든 사료업체들의 가공사료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위장병 역시 가공사료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신 충분한 물을 공급하고 흐름이 좋은 가공사료 특성상 급이기 조절만 잘 된다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돼지 가격과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서 최근까지 생산성 향상을 통한 매출액 증가와 그에 따른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변수와 위기 요소들이 생존에 대한 도전으로 작용함에 따라 이제는 FCR과 같은 좀 더 정밀한 농장 경영 지표가 필요하게 되었다.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 미래를 대비하고 실천하는 노력만이 끊임없는 위험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6월호 79~84p 【원고는 ☞ bulls1973@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