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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자돈의 육성률 향상 방안(한돈미디어 23년 2월호)

박 종 대 대표 / KEPC(케이이피씨)

1. 들어가며

 

포유동물의 어미와 새끼는 강한 심리적 유대를 맺고 있다. 어미는 사랑과 희생으로 새끼를 보호하고 양육하며 새끼는 어미의 사랑과 희생에 의지하여 성장하고 독립한다. 새끼의 입장에서 어미란 존재는 배고픔을 해결하는 우유의 저장고이고, 추위를 막아주는 따뜻한 난로이며, 각종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보호막이다. 자연 상태에서 돼지의 이유는 약 2~3달이 소요되지만, 사육환경에서의 돼지는 불과 3~5주 만에 이유되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유자돈이란 사람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어미의 사랑과 희생으로부터 강제로 격리되는 불행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유자돈을 키운다는 것은 어미돼지의 역할을 사람이 대신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은 피그시그널에 소개된 이유자돈사의 이상적인 급이기 모습이다. 사료조에는 우유와 사료가 동시에 공급되고, 스피커에서는 어미돼지의 꿀꿀 소리가 나오고, 밝은 조명과 함께 어미돼지 사진이 걸려있다. 필자는 (그림 1)에 이유자돈 관리의 핵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2. 이유자돈은 먹어야 한다.

 

이유자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다. 사료를 충분히 먹고 여기서 에너지를 얻어야 이유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이유 전 분만사에서 최소 일주일 동안은 입질사료를 급여하여 사료에 적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5~10%의 자돈은 입질사료를 먹지 않고 이유되게 마련이다. 이유 후 3일간 1일 3회 대용유를 급여하는 것은 모든 자돈이 사료에 적응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유 후 자돈은 다른 돼지의 행동을 보고 따라 배운다. 따라서 최소 3일간 24시간 조명을 밝게 유지하는 것도 자돈이 사료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다.

 

어린 자돈은 호기심이 많다.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빨리빨리 배워나간다. 관리자가 자주 방문하여 급이기에 물을 내려 액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돼지의 호기심을 유발하여 사료에 적응을 빠르게 하고 사료 섭취량을 늘리게 된다. 충분히 먹지 못한 자돈은 저체온증, 부종병, 연쇄상구균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관리자는 자돈의 뱃고래를 세심히 관찰하여 충분히 먹지 못하는 자돈을 위하여 별도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허약한 자돈을 위하여 격리된 별도의 방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격리된 돈방은 투쟁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으며, 더 따뜻한 환경을 만들고 양질의 사료를 급여할 수도 있다.

 

이유자돈사 관리와 관련하여 필자의 경험에서 얻은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료의 품질이다. 어떤 경우 이유 후 1~3주 사이에 위축과 폐사가 잦지만, 질병 검사에서 나타나는 것이 없는 때가 있다. 이 경우에는 백약이 무효가 된다. 유일한 처방은 사료를 바꾸는 것이다. 사료를 바꾸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사료에 부패한 원료가 혼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단지 3일 정도 세심히 관찰하면 많이 먹는 자돈에게서 사료섭취를 거부하는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여하튼 이유자돈은 많이 먹어야 하지만 많이 먹을수록 빨리 위축되고 죽는 현상도 있다.

 

3. 따뜻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유자돈은 잘 먹는 것과 함께 최소 28℃ 이상의 따듯한 환경도 필요하다. 섭씨 39℃의 난로인 어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바람이 없으며 상대습도 70% 정도의 온화한 환경이라면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충분한 난방이 공급되는 무창돈사라면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온도 유지가 어렵고 샛바람이 많은 개방형 돈사라면 돈방 면적의 약 1/3 공간에 보온상자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돈 체열과 호흡에서 나오는 수분으로도 충분히 이상적인 환경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1)은 18℃를 유지하는 분만사 안에 설치된 이유자돈방이다. 자돈방 한쪽에 보온상자를 설치하였다. 자돈들은 잠잘 때 보온상자 안에서 잔다. 만약 PRRS 또는 유행성폐렴이 문제가 되는 농장이라면 관리온도를 2~3℃ 추가로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러스의 활동력을 낮추고 돼지의 면역력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유 후 3일 동안 돈사의 온도를 올리는 것은 합사로 인한 투쟁을 약화한다. 더운 환경은 활동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4. 이유자돈사의 준비

 

많은 병원체가 농장에 존재하며 각종 질병은 이유자돈을 위협한다. 이유 초기에 자돈은 모체이행항체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모체이행항체는 소실되기 마련이다. 질병으로부터 자돈이 앓지 않고 면역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따뜻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적은 수의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질병의 순환고리를 끊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올인 올 아웃은 병원체의 숫자를 줄이고 질병의 순환고리를 끊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이유자돈사를 깨끗하게 수세한 후 소독하고 충분히 마른 상태에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돈사를 비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질병의 순환고리는 쉽게 끊어지게 된다. PRRS 콘트롤의 가장 유력한 방안은 올인 올 아웃과 2주 비우기인 것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5. 관리자의 손길

 

 

(사진 2)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유가 너무 많이 되어서 밀사 된 자돈사의 모습이다. 돈방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는 때도 있다. (사진 2)에서는 40일령의 자돈이 돈방에 꽉 차서 빈자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160두의 자돈이 들어있다. 습식급이기 10구형 2개에 보조 급이기가 1개 있다. 여기에 보조 급수용 워터컵이 1개가 설치되어 있다.

 

일반적인 기준에 비추어 모든 것이 부족하다. 밀사 상태이고, 급이기가 부족하고, 급수기도 부족하다. 보온등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들은 활력이 넘친다. 뱃고래는 충만한 상태이고 위축돈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심한 관리이다. 관리자가 더 자주 방문할수록 자돈은 더 많이 먹는다.

 

이 농장에서는 사료를 소량씩 자주 급여하고 있다. 사료 이송라인이 없는 이 자돈사에서는 급이기에 사료가 떨어지면 관리자가 사료를 부어주고 흔들어서 바닥에 일정량의 사료를 받아놓는다. 이때 물도 일정량 받아준다. 이처럼 아무리 열악한 현실이라도 관리자의 손길로 극복할 수 있는 때도 있다. 잘 먹게 하고 따뜻하게 하고 질병의 고리를 끊어 놓는다면 관리자의 손길이 위력을 발휘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천천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2월호 77~80p 【원고는 ☞ kepc@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