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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믿고 찾는 품질 좋은 한돈 생산

이 정 일 농학박사 / 해드림 축산지원실

소비패턴 변화와 돼지고기 품질

코로나19가 유행병에서 풍토병으로 상황이 바뀌는 중이며, 2년 넘게 지속되던 코로나19가 돼지고기 유통과 소비시장에 많은 변화를 준 것은 축산이나 식육업계에 종사하는 분이면 누구나 아는 상황이다. 반면 소비자는 지난 2년 동안 편리성과 접근성으로 돼지고기 구매를 하였을 것이며, 내식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는 동안 돼지고기 품질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곡물가격, 원·부재료, 환율, 물류비용, 유류비, 인건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인상되었기 때문에 양돈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비 증가로 인하여 큰 위기일지 모르지만, 소비자는 직접 가정경제에 미치는 요인이 아니면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사료가격이 상승하든 돼지 경락단가가 상승하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항상 구매하기를 원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하여 돼지고기를 구매하였을 것인데, 생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온라인 주문도 해보았을 것이고, 젊은 친구들이 운영하는 로드샵 정육점을 방문하여 직접 사기도 하고 주문도 하였을 것이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진열된쇼케이스를 보면서 대형마트에서 구입도 하였을 것이다. 구매 방식은 각각 달라도 소비자는 최종적으로 구입한 돼지고기의 품질을 주관적으로 평가하였을 것인데, 과연 어느 정도 만족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품질에 대한 편차는 많이 느꼈을지 모른다.

 

출하돈 규격과 품질 개선 노력이 필요

돼지고기 유통업체나 판매업체는 명품이나 차별화된 품질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규격(지육 중량과 등지방 두께)이 맞는 원료돈 구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갖춘 계열화 양돈농가는 종돈-정액-사료-사양-출하 등이 시스템화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규격화가 가능하지만, 일부 농가들은 단순히 출하 규격을 맞추기도 힘들어 1등급 이상 등급출현이 평균 이하인 농가도 많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평균 1등급 이상 평균 출현율은 대략 67~68% 정도이다. 대형팩커들 이라고 항상 규격화된 돼지를 생산 출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어느 부분이 문제가 되면 바로 체크하여 계열농가에 피드백을 하므로 좀 더 빠른 시간에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미나 유럽의 양돈농가들이 이런 시스템 속에서 농장 운영이 되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 및 규격 출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라나라만 봄·여름·가을·겨울이 있어 돼지 생산성과 출하 규격이 6고 6저(6개월 잘 자라고, 6개월 덜 자라고)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6고 6저 현상 때문에 등지방과 체지방 관리가 잘 안 되어 6고 시는 과지방 개체 출현율이 증가하고, 6저 시에는 출하체중 미달로 인하여 저지방·탄력성 저하라는 극단적인 현상이 발생하여 판매업체와 소비자가 느끼기에 만족스럽지 못한 품질이 만들어진다.

 

이런 문제점은 양돈농가가 가지고 있는 종돈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양돈농가들이 가지고 있는 모돈이 유럽이나 북미에서 수입되어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양돈농가가 규격이나 품질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내고 분석하여 반영하지 않으면 출하 성적과 품질은 개선되지 않고, 소비시장에서 외면받는 돼지고기가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육가공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생체 유통이나 지육 유통 시 이상육 발생·과지방·저지방·규격 등 문제시되는 양돈농가의 돼지는 유통업자가 기피하고 본인들이 선호하는 돼지나 지육을 요구하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다.

 

규격과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소 1개월에서 최대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소비자는 모르지만, 생산자인 양돈농가는 잘 알고 있으므로 내가 만든 돼지고기의 규격과 품질에 대한 피드백을 수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이나 1차 육가공 공장을 통하여 받아야만 개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내가 생산하는 돼지의 출하 시(첫물, 중물, 끝물) 암·거세의 등지방 두께 차이, 이상육 발생 양상, 그리고 품질적인 측면에서 출하하는 돼지가 산육형·지방형·육질형 인가를 파악하고 육가공업체나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생산을 하도록 노력해야만 지속 가능한 양돈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상육 발생 최소화 노력이 필요

 

팩커들은 자체 육가공장 운영 또는 생체 유통이나 지육 유통을 통하여 계열농가의 돼지들을 받아주고 가공·유통을 하는데, 생체 유통이나 지육 유통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이 이상육이 많이 발생하는 농가의 돼지는 유통이 점점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이상육은 정선 과정에서 100% 찾을 수도 없고, 이상육을 제거하기 위해 정선 작업 시간도 길어지고 유통 후 이상육 클레임이 발생하면 전량 폐기되기 때문에 육가공회사 입장에서는 이상육 발생 시 출하농가에 페널티를 부과하고는 있지만, 부분육 생산 시 이상육 발생이 최소화되기만을 항상 바라고 있다.

 

이상육 발생률이 높은 농가를 분석하여 보면 구제역 백신을 유침주사기를 사용, 주사기로 치료제를 많이 사용하는 농가라고 말하고 싶다. 벤치마킹은 수직과 수평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내 농장의 이상육 발생률이 높으면 낮은 농가의 방법을 수평 벤치마킹 하고 그 결과를 수시로 체크하여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돼지고기 품질에 미치는 요인

소비자들의 인식도 조금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돼지는 생물이고 태어날 때부터 생시체중이 다르고 성장 속도도 다르므로 출하일령도 각기 다르다. 돼지고기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아마도 가장 품질이 좋았던 돼지고기를 항상 생각하고 다음 구매 시에도 그런 느낌으로 구매를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경험으로는 한 농장에서 사육된 비육돈 100마리를 출하 도축하여 냉도체 품질을 체크하여 보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근내지방 함량, 근간지방 두께, 피하지방 두께, 등심근의 색깔, 전체적인 육색, 조직 탄력성, 관능검사 시 맛 등에서 개체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부분들은 소비자가 구매 시나 조리 시 충분히 느껴질 수 있다.

 

식육학 교재에서 언급한 품질 좋고 맛있는 돼지고기란? 지방은 백색·단단하며 근육조직은 적당히 탄력적이고 육색은 담홍색, 그리고 웅취는 가열해야만 나지만 웅취를 제외한 불쾌취 등이 발생하지 않은 돼지고기가 맛있는 고기라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돼지고기는 보기 좋은 것이 맛도 좋다”고 이야기하였다.

 

돼지고기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품종, 정액의 품종, 사육기간, 급여사료의 품질, 사육돈방의 형태, 급여되는 곡류의 종류, 급여되는 첨가제, 사양관리, 출하체중, 출하계절, 성별, 도축방법, 도축품질, 근내·근간·피하지방 함량, 조직 탄력성, 도체품질, 예냉시간, 가공방법, 숙성시간, 포장방법, 조리방법, 조리시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양돈농가는 돼지를 키운다는 것보다는 품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일을 한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품질과 맛에 많은 요인이 작용하지만 좀 더 소비자가 만족스러운 품질과 맛을 만들어내고 유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키우고 생산한 한돈을 항상 믿고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8월호 105~108p 【원고는 ☞ leeji0429@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