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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돼지고기 유통)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생돈 수급동향과 유통 전망)

김 성 기 팀장 / 우성유통

2022년 올 한해도 반환점을 돌아섰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양돈시장에 대해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이야기들을 많이 해왔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올해 상반기는 예측했던 방향성은 맞았지만 결과값이 예측치 이상의 수치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세계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식탁 물가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사료회사 및 농장의 손익분기점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원재료비 상승에 따른 전체적인 물가 인상을 감안하면 돼지고기 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이면 될 일이겠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왔던 시장이 아니었기에 조금은 생각을 해볼 필요성도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

 

올해 상반기 시장에 대한 분석과 함께 하반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 고민을 한번 해봐야 할 것 같다.

 

1. 2022년 상반기 돼지고기 유통시장 상황

 

(1) 사료가격 상승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사료가격의 상승이 아닐까 생각한다.

 

 

(표 1)을 보면 올해 사료가격은 최근 10년여 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료가격 인상에 따라 지육가가 손익분기에 미치지 않을 경우, 농가들의 경영난 및 사육의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올해 상반기 지육가격은 이러한 농가의 어려움을 조금은 달래줬을까?

 

(2) 지육가 상승

(표 2)의 탕박 지육시세를 한번 살펴보자.

 

 

올해 상반기 지육가는 2011년(구제역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지육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만 해도 평균 지육가 4,200~4,300원 수준에서 머무르면서 농가의 걱정이 컸던 상황이었으나, 4월부터 지육가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하였다. 사실 올해 1분기 지육가도 평년 대비 높은 지육가였지만, 2021년 4분기 지육가가 5천원대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육가 상승에도 육가공업체들의 작업 의향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소비가 증가하면서 6천원대 시세를 넘는 시기에도 육가공업체들의 작업은 지속 진행되었다. 물론 5월 가정의달 행사 이후 소비 부진을 겪으면서 작업을 소폭 줄이긴 하였으나, 시기적인 요인상 출하두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 접어들면서 지육가의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5월 말 강원도 홍천에서 ASF 발생으로 또 다른 변수까지 나타났다.

 

사료가격의 인상으로 인한 농장의 생산원가 상승, 즉 원재료비 상승에 따른 돼지가격의 상승이 단순하게만 보면 당연한 이치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돼지고기 유통시장이 항상 그렇게 쉽게만 접근할 문제는 아니었다. 도축두수, 수입량, 재고량, 소비상황 등 모든 여건을 다 확인하고, 감안 하더라도 최근 몇 년간은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공급측면을 어땠을까? 통상 공급이 줄면 가격이 인상되기 마련이기에 공급측면의 숫자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도축두수 및 수입량 증가

1~5월 누적 도축두수는 (표 3)을 보면 알 수 있듯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산 공급측면만 놓고 보면 사실 현재 이 고돈가가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도축두수는 가장 많은데, 지육시세는 2011년 구제역 이후 가장 높은 지육가를 갱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반기 공급 전망도 살펴봐야겠지만, 상반기만 놓고 보면 공급 대비 지육가는 강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수입량이 줄었을까? 올해 수입동향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올해 상반기 수입량 예측 당시 2021년에 비해 많은 수입량이 들어올 것으로 예측은 되었었다. 작년 코로나로 인한 선적이슈 등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수입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은 했었지만, 당초 예상치 이상으로 매월 4만톤이 넘는 많은 수입량이 국내로 유입되었다.

 

 

올해 상반기 항목들의 수치가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였다. 앞서 살펴본 대로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사료가격도 최대치를 갱신했고, 지육시세 또한 큰 폭의 상승을 보이면서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

 

지육가의 상승과 맞지 않게 국내 도축두수 및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돼지고기 총공급량 또한 많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돼지고기 시장의 현주소를 찾기에는 다소 어려운 시장임에는 분명한 상황인 것 같다. 상반기 이러한 고돈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말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되는 것일까?

 

(4) 돼지고기 재고량 감소

(표 5)의 재고량을 보면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의 재고량 이후에 가장 적은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을 보인다. 재고의 감소를 소비의 증가로 보면 될까? 코로나 방역수칙이 해제되면서 확실히 소비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식당가를 가면 최근 1~2년 동안 보기 힘든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여럿이 모여 앉아 식사나 회식을 하는 모습은 워드 코로나를 넘어 코로나 사태가 엔데믹으로 확실히 접어들었다고 보인다. 소비시장의 패턴도 다시 내식에서 외식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양돈농가나 육가공업체들의 불안함은 여실히 느껴진다. “언제까지 이 지육가가 유지될까?” 하는 농장의 불안함과 “이렇게 고돈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부진이 이루어진다면 어떡하지?”라는 육가공업체의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재 돼지고기 유통시장의 현실이다.

 

전체적인 물가상승에 따라 밥상 물가도 요동을 치고 있고, 삼겹살도 1인분에 2만원 시대에 진입했다. 올해 하반기 수급동향과 시장예측이 어느 정도나 가능할까?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돼지고기 시장만큼은 예측이 쉽지 않은 시장인 듯하다.

 

2. 필자가 바라보는 하반기 전망과 우려

 

 

앞서 상반기 전체적인 시장 상황에 대해서 항목별로 언급을 해보았다. 상반기 시장을 종합하면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농장의 생산원가는 지속 상승 중이고, 지육가 또한 동반 상승을 하면서 나름대로 농장의 사육 의지를 그나마 유지해 주고 있다.

 

다만 국내 도축량 및 수입량이 전체적으로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고돈가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은 쉽사리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고의 감소, 다시 말하면 소비의 증가로 판단할 수 있겠으나, 필자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국내산 재고의 감소를 후지, 등심에서 95%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품목의 균등한 비율의 재고 감소가 아닌 특정 부위 재고의 감소가 큰 만큼 수입육으로 이러한 수요가 대체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한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6월호 축산관측 자료에 의하면 올해 도축도수는 전년과 비슷한 1,830만두 내외, 수입량은 전년 대비 증가한 36~38만톤 내외, 2022년 평균 돼지가격은 4,900~5,100원 수준에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필자는 농장도 육가공도 공생할 수 있는 하반기 시장 상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료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장의 손익분기 지육가 형성도 중요할 것이고, 육가공 및 소비자 입장에서 느끼기에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가격 형성이 한돈산업에 대한 경쟁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육가격 상승 → 소비위축 → 지육가격 하락 → 농장의 경영악화로 인한 폐업 및 사육의지 감소 → 국내 양돈사육두수 감소 → 공급량 감소에 따른 지육가격 상승 → 사육의지 상승 → 공급과잉’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필자의 바람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7월호 58~63p 【원고는 ☞ skkim2@woosung.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