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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양돈장 임신사와 분만사의 에어컨 활용

박 종 대 대표 / KEPC

1. 들어가며

 

번식돈의 적정온도는 18~27℃ 범위로 자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를 요구한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겨울철에는 외부기온이 영하 20℃까지 떨어지더라도 적정 환기의 10% 수준까지 환기량을 낮추는 방법으로 하한 임계치의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에 외부기온이 올라가면 돼지의 체열과 더해져 상한 임계온도를 넘어서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돼지가 느끼는 체감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돈사의 공기흐름이 2m/s가 되도록 송풍휀을 가동하거나 터널환기를 하게 된다. 습도가 60%인 조건에서 공기흐름이 2m/s라면 체감온도는 7℃가 낮아져서 기온이 34℃라도 27℃로 느끼게 되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습도가 80%인 조건이라면 체감온도는 3℃ 정도밖에 낮아지지 않기 때문에 돼지는 온도를 31℃로 느끼게 되어 심한 더위를 타게 된다. 고온 다습한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후 특성 때문에 송풍휀이나 터널환기방식으로는 모돈의 고온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분만사에서 모돈이 여름철 혹서기 피해를 보면 사료 섭취량이 줄면서 자돈을 제대로 키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유 후에도 발정이 제대로 오지 않아 농장의 돈군순환이 흐트러지게 되어 연속적인 피해를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한편 임신사에서는 교배 후 수태율이 현격히 떨어지거나 만삭돈들이 더위로 인하여 폐사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처럼 여름철은 양돈장의 경영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 요소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어컨의 활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양돈업의 조건을 고려한다면 적극적으로 에어컨의 활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분만사의 에어컨 활용

 

분만사는 추위에 약한 어린 포유자돈과 더위에 취약한 포유모돈이 함께 기거하는 공간으로써 모돈과 자돈의 온도관리를 따로따로 구분하여 관리해 줘야 한다. 겨울철에는 자돈을 위한 국소난방을 하고 여름철에는 모돈을 위한 국소냉방을 해야 한다. 자돈을 위한 국소난방은 보온판 또는 보온상자를 사용하고 모돈을 위한 국소냉방은 (사진 1)에서 보는 바와 같은 송풍방식을 사용한다.

 

 

(사진 1)에서 보듯이 천공 중천장 하단, 모돈의 머리 쪽에 200mm PVC관이 지나가고 있다. 이 관에 50mm 자바라 가지관이 연결되어 있으며 200mm관의 한쪽 끝에는 송풍휀이 연결되어 있다. 송풍휀이 가동되면 모돈의 목덜미 쪽에 바람을 불어주게 된다. 여기에 추가하여 송풍휀에 에어컨을 연결하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불어 넣어줄 수도 있다. 이 방식은 포유자돈에게는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자돈의 설사를 예방하고 모돈에게만 바람과 냉기를 공급하여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계 장치의 설치비와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필자는 50mm 가지관에서 나오는 바람의 속도는 5m/s로 설계한다. 50mm 가지관의 내경은 약 60mm이므로 가지관 하나당 소요되는 풍량은 51㎥/h가 된다. 따라서 분만틀이 24조라면 1,224㎥/h의 송풍량이 필요하고 관로저항 30%를 감안하여 약 1,600㎥/h 송풍휀을 선정하면 충분한 송풍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송풍휀을 속도 조절이 가능한 휀을 설치한다면 돈사의 온도에 따라 휀의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어서 보다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더위에서는 송풍휀만으로 모돈은 편안한 호흡을 하게 마련이지만 온도와 습도가 너무 높은 무더위에서는 송풍휀이 돌아가도 모돈이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렇게 모돈의 숨이 가빠지는 상황이 되면 에어컨의 가동이 필요하다. 충분히 시원한 바람을 원한다면 분만틀 24조당 약 4마력(3kw)의 에어컨을 사용하여 약 5℃ 정도를 낮출 수도 있다. 만약 2마력의 에어컨을 가동하여 2~3℃만 낮추더라도 큰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4마력 에어컨의 구입비용은 약 2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다. 내구연한 10년을 보면 1년에 20만원의 비용으로 계산되고 내구연한 5년을 보면 1년에 40만원의 비용으로 계산된다. 1일 12시간, 60일 동안 에어컨을 가동한다면 농업용 전기료는 약 1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60일간 분만틀이 2회전 한다고 가정한다면 30~50만원의 비용으로 48복의 모돈이 에어컨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여름철 무더위에 48복의 모돈이 에어컨의 혜택을 받았을 때 발생하는 이익은 농장마다 다를 것이다. 모돈 포유능력의 향상과 이유 후 수태율의 향상 그리고 도폐사 비율의 감소와 모돈을 비롯한 돈군순환 안정화의 효과는 농장마다 다를 것이다. 필자가 어림잡아 계산해보면 대략 500만원 정도의 이익은 실현 가능하다고 보인다. 다시 말하면 분만사에서 에어컨의 효과적인 활용은 비용 대비 최소 10배 이상의 이익은 실현 가능할 것이다.

 

3. 온습도 조건에 따른 에어컨의 성능변화

 

에어컨이나 쿨링패드와 같이 공기 온도를 낮춰주는 장치는 주변공기의 온습도 조건, 특히 습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표 1)은 온습도 차이에 따른 습공기의 엔탈피 값을 나타낸 것이다. 엔탈피라는 일반인들은 생소한 과학용어는 쉽게 설명하자면 현재 상태의 물질이 지닌 에너지의 총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엔탈피를 알고 있다면 어떤 상태의 공기를 원하는 상태로 변화시키기 위한 에너지양과 필요한 공기의 양을 계산하여 에어컨의 용량을 구할 수 있으며 거꾸로 에어컨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온습도와 나오는 공기의 온습도와 풍량을 알면 에어컨의 성능을 구할 수도 있게 된다.

 

(표 1)을 보면 35℃ 습도 40%인 습공기의 엔탈피 값은 17.05kcal/kg으로 26℃ 습도 90%인 습공기의 엔탈피 값 17.90kcal/kg보다 낮게 나타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35℃ 습도 40%의 공기가 26℃ 습도 90%인 공기보다 더 시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온도는 40℃에 육박하지만, 습도가 낮은 사막에서 그늘 밑에 있으면 시원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처럼 공기가 지닌 에너지값은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만약 몸에 땀과 같은 물기가 적셔져 있는 상태라면 35℃ 습도 40%의 습공기가 25℃ 습도 90%의 습공기보다 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수분의 증발이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습도가 낮은 조건에서는 물의 기화가 빨라서 기화열에 의한 냉각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풍량이 같다면 33℃ 습도 60%의 습공기를 27℃ 습도 80%로 냉방하는 성능의 에어컨 또는 쿨링패드라면 35℃ 습도 75%의 공기는 엔탈피 차이값 2.15kcal/kg에 해당하는 32℃ 습도 80%까지 냉방하거나 온도 30.5℃ 습도 90%까지 냉방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냉방시설의 냉방 능력은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관련된 것으로 온도만 봐서는 안 된다.

 

 

참고로 (그림 1) 습공기 선도에는 건구온도, 절대습도, 상대습도, 엔탈피 4가지 값이 그래프로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하면  네 가지 값 중에 어떤 두 가지 값만 알면 그 값의 교차점에서 나머지 두 가지 값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공기 온도와 상대습도를 알고 있다면 (그림 1)을 활용하여 절대습도와 엔탈피를 찾으면 된다.

 

4. 임신사의 에어컨 활용

 

임신사는 분만사와 비슷하게 임신스톨 위로 송풍관을 설치하여 모돈의 머리 쪽으로 바람을 불어주는 국소환기 방식을 사용하고 여기에 에어컨을 연결할 수도 있다. 분만사와의 차이점이라면 송풍량이 다르다는 것이다. 임신돈들은 두당 5m/s의 바람이 나오는 40mm의 구멍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모돈 두당 소요되는 풍량은 22㎥/h가 된다. 만약 스톨 1열이 50조라면 1,100㎥/h의 풍량이 필요하고 관로저항을 감안하여 풍량 1,430㎥/h의 송풍휀을 설치하면 된다. 여기에 추가로 에어컨을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돈 100두에 송풍방식의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약 7.5마력(5.6kw)의 에어컨을 사용하면 된다.

 

임신사는 성돈들만 존재하기 때문에 분만사와 같이 국소환기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전체환기 방식을 사용해도 된다. 전체 환기 방식은 일반적으로 쿨링패드를 사용하지만,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환기를 적용해야 하므로 적정 환기량인 15,000㎥/h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송풍방식의 4배인 30마력(22.5kW) 용량의 에어컨을 설치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비용 대비 효율적인 송풍방식을 권하고 있다.

 

5. 마치며

 

최근 다양한 돈사 전용 에어컨들이 출시되고 있다. 순환식 냉방이 적용되지 않는 돈사에서는 실외기와 실내기가 분리된 분리형보다는 실내기와 실외기가 합쳐진 일체형이 이동이 쉬워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몇십 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로 고생이 심했던 2018년을 기억하면서 2022년 올해는 미리미리 여름철을 준비하여 편안한 여름을 나기를 기대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7월호 92~96p 【원고는 ☞ kepc@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