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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발생지역 확대와 방역정책 강화에 따른 양돈장의 주요 점검·개선사항 및 대처방안

이승윤 수의사 / 한별팜텍 대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서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과 중국 및 러시아의 패권 경쟁으로 자원과 완제품 물류가 어려워져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사료곡물 역시 가격상승으로 생산비 65%를 차지하는 사료 단가가 600원/kg을 넘어서고 전기료마저 상승이 불가피한 위기 시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멧돼지 확인 지역이 예상대로 확산일로에 있고, 정부가 과태료와 농장폐쇄 위협을 수단으로 밀어붙이는 여러 대책이 양돈장을 압박하고 있다.

 

■ 정부 방역정책 적용과 ASF 농장 유입 방지 점검 포인트

 

본고에서는 정부 방역정책 강화(8대 방역시설 설치)를 어떻게 올바르게 적용할지와 ASF가 농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특별히 점검해야 할 포인트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 농식품부 방역정책의 합리적 적용

농식품부의 방역정책(8대 방역시설 설치)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적용할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8대 방역시설 설치는 북부권(인천, 경기 북부, 강원 철원)의 재입식을 요구하는 농가들에게 농식품부가 재입식 조건으로 내걸면서 만들어진 개별농장의 차단방역 강화조치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여러 설명자료와 홍보물이 나와 있어서 8대 방역시설 컨설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나눠보고자 한다.

 

농식품부에선 농가를 세 가지 유형으로 바라보고 있다. ‘1유형’은 농장 내로 축산 관계 차량이 진입하지 않는 안전한 농장, ‘2유형’은 농장 내로 축산 관계 차량이 진입하지만, 차량과 농장 직원간 동선을 내부 울타리로 구분 지은 불안한 농장, ‘3유형’은 농장 내로 축산 관계 차량이 진입하는데도, 내부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ASF가 언젠가 발생할 수 있어서 폐쇄해야 할 농장이다.

 

농장이 소재하는 지자체(시군)에서 멧돼지 ASF 감염이 확인되면, 농식품부와 지자체 공무원은 ‘3유형’ 농장은 폐쇄하고, ‘2유형’ 농장은 불안하니까 수시로 방역점검을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과태료를 부과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면에 ‘1유형’으로 구분된 농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농장으로 간주하여 방역점검도 덜하고 스트레스도 덜할 것이다.

 

농장 인근에서 멧돼지의 ASF 감염이 확인되면, 농장 살처분 여부를 지방가축방역심의회에서 결정할 수도 있다. 필자가 살처분을 결정하는 지방가축방역심의회에 참여하여 살처분을 막아본 경험으로 말하는데 ‘8대 방역시설’을 설치할 때 특히, 울타리 설치 시 ‘1유형’ 농장이 되도록 설치하는 것을 당부한다. 내부 울타리로 ‘2유형’을 고집하다가는 주변에 ASF 감염 멧돼지가 확인되는 경우 살처분될 수도 있다. 아니면 최소한 살처분되지 않으려고 ‘2유형’을 ‘1유형’으로 바꾸기 위해 시설물을 옮기고 추가 설치하면서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

 

필자의 경험상 ‘2유형’으로 도저히 외부에 8대 방역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 농장은 거의 없다. 나중에 후회 말고 ‘1유형’ 농장으로 만들기를 권한다. 타 시군에서 잘했다고 소문이 자자한 컨설턴트가 있으면 도움을 청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2) ASF의 농장 유입 방지 점검 포인트

 

하천이나 농수로 인근에 있거나 경사면에 있는 농장 등 물이 모자라 ‘건수’나 ‘하천수’를 사용하는 농장은 위험하니 방역시설을 더 꼼꼼히 만들어야 한다. ASF는 현재 시점으로 국내 멧돼지에게서만 발생하고 있는 질병으로 사육돼지에는 없는 질병이다. 출하나 분뇨차량 등을 통한 농장간 전파보다는 멧돼지를 통한 직간접 접촉이 발생 원인이다.

 

멧돼지가 하천변을 따라 움직이고 ASF 감염 멧돼지가 하천변에 똥·오줌을 배설하거나, 감염 사체가 방치되어 있으면 물을 통해 농장 내로 유입할 수 있다. 특히 2019년 9월 장마철에 국내에 ASF가 첫 발생 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농장 주변 임야가 농장 소유이면 임야 꼭대기까지 울타리를 설치해서 멧돼지가 농장 위쪽 경사면에 없도록 조치하는 것이 옳다.

 

또한 폭우일 때 경사면에서 물이 농장 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배수로 정비도 중요하다. 현실에서는 감당할만한 폭우가 아니라 퍼붓는 폭우라서 배수로 정비로 물길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위험성에 대해서는 알려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ASF 발생지역이 늘어나고, 정부의 8대 방역시설 등 요구는 강화되고, 아직 8대 방역시설을 설치하지 못한 충남, 영호남 소재 농가들의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있고, 나름대로 갖춰놓았는데 기준에 맞지 않다고 뜯어고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정리하면 컨설팅을 받고 ‘1유형’ 농장으로 만들거나, 장마철 폭우관리를 위해 배수로를 정비하여 인근 하천이나 농수로 등에서 멧돼지를 통한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4월호 96~98p 【원고는 ☞ leevet@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