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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이유모돈의 발정이 오지 않을 때 점검할 사항

김 성 일 수의사 / ㈜돼지와건강 원장

종종 농장에서 이유 후 발정에 문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는다. 번식에 관련된 문제는 일반적으로 PRRS, PED, 인플루엔자와 같은 새로 유입된 질병이 없다면 보통 환경적, 사양관리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본고에서는 농장에서 발정유도에 문제가 생길 때 차근차근 짚어보아야 할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도태모돈의 생식기는 과연 문제가 있을까?

 

모돈의 도태 기준은 농장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무발정 및 연속된 재발, 공태와 같이 농장의 번식지표는 떨어뜨리는 모돈을 도태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런데 이처럼 발정에 문제가 있는 모돈의 생식기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이 문제가 있을까?

 

2020년 3월쯤 상시모돈 2,000두 규모의 대군농장에서 무발정으로 도태 계획을 잡은 모돈 40여 두의 생식기를 도체 검사를 하였다. 도태모돈의 난소는 대부분 정상적이었고, 정상 호르몬 주기를 거쳐서 난포기/황체기를 거치고 있었다. 다만 검사대상 모돈의 10%인 4두 정도에서 배출되지 못한 잔존 태아가 관찰되었다.

 

 

 

 

물론 이러한 잔존 태아로 인해 발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분만사에서 좀 더 사양관리에 신경 써야 하겠지만, 도태모돈 난소 대부분이 정상적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즉 발정유도는 질병적 요인보다는 사양관리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2. 정확한 발정유도를 위해 어떤 사양관리를 해야 할까?

 

(1) 웅돈 접촉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농장에서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는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형식적으로 누가 하라고 하니까, 아니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모돈 하나하나에 정확하게 웅돈의 접촉 자극이 행해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발정유도의 첫 번째 단계이다.

 

 

 

 

(2) 강정사양

이유 직후 강정사양은 난소에 영양을 충분히 주어 배란을 원활히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간혹 강정사양을 한다고 하지만 정해진 요일(보통 월요일)에 사료를 미리 제한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급이기에 남아있는 사료를 치우기 귀찮다고 지레짐작으로 미리 사료를 제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급이기에 사료가 좀 남더라도 충분히 사료를 준다는 개념으로 급여해야 한다.

 

니플로 인해 남아있는 사료가 부패하는 게 걱정되면 이유모돈 스톨의 니플은 급이기 외부로 빼서 사료 부패를 방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야 충분한 강정사양이 가능하지, 이러한 조치 없이 강발정에 도움을 준다는 첨가제나 포도당을 준다고 사료량 자체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3) 조명

보통 이유 후 조도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다만 조도 유지를 위한 의지가 부족하거나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안일함이 문제가 된다. 조명에 묻은 먼지나 파리똥은 정기적으로 닦아서 일정한 조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전기배선 문제로 추가 조명을 설치하지 못할 때는 ‘거울 종이’ 또는 ‘반사판’을 이용하여 기존에 설치된 조명의 조도를 모돈쪽으로 집중시킬 수 있게 모돈 앞쪽으로 반사판을 설치하는 것도 유용하다.

 

 

 

 

(4) 분만사 관리

크게 보면 분만사 관리도 발정유도에 매우 중요하다. 잦은 양자관리, 낮은 포유돈 섭취량, 짧은 포유기간은 이유 후 발정에 악영향을 주어 도태모돈 비율을 높인다. PRRS 수직감염 문제로 일정 기간 양자를 제한한 농장에서 이전보다 이유두수가 더 높아지고 이유자돈의 체중 편차도 그리 크지 않다.

 

또한 무엇보다 재귀 발정률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 분만 초기 이후 잦은 양자관리가 어쩌면 모돈의 호르몬 교란을 유발하여 포유 중 발정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잘 키워보고자 실행하는 잦은 양자관리가 오히려 번식성적에는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그리고 분만 후 3일 이후에 보이는 자궁/경관 농은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이유 후에 문제가 되지 않게 한다. 분만사에서 잘 치료된 모돈이 교배사에서 문제를 덜 일으킨다.

 

 

발정에 관련된 요인은 위에 언급된 4가지 요인 이외에도 많겠지만, 핵심적으로 꼭 챙겨야 할 부분에 관해서 기술하였다. 중요한 것은 장기간 번식지표가 낮은 농장이라면 질병보다는 사양관리 요인에 해결책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약품이나 첨가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사양관리, 환경 그 자체에 주안점을 두고 변화를 시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정은 오는 게 아니라 오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원고는 ☞ iri99@hanmail.net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