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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산업의 숨겨진 재앙, 겨울철 PRRS 질병관리 및 핵심 환경 개선 / 곽성규 원장

곽 성 규 원장 / 지성동물병원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철은 양돈농가에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한여름만큼이나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발생 위험이 커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추위와 밀폐로 인한 환기 부족, 일교차로 인한 스트레스는 돼지의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PRRS바이러스가 활동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낸다.

 

겨울철 PRRS는 단순한 호흡기 질환이 아니다. 번식돈의 유산과 사산을 증가시키고 자돈의 생존율을 떨어뜨리며, 비육돈의 사료 효율을 악화시켜 결국 농가의 손실로 직결되는 ‘disease of economic(경제질병)’이다. 이 글에서는 겨울철 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춰 PRRS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한 현장 중심의 점검 리스트와 개선 포인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1. 겨울철, 왜 PRRS 위험이 커지는가?

 

•환기와 보온의 딜레마 : 추위를 막기 위해 돈사를 밀폐하면 자연스럽게 환기량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돈사 내부에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유해 가스와 먼지, 습기가 쌓이게 된다. 이는 돼지 호흡기 점막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손상해 PRRS바이러스를 비롯한 각종 병원체에 취약하게 만든다.

 

•면역력 저하 : 급격한 기온 변화와 추위는 돼지에게 강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스트레스는 체내 코르티솔 농도를 높여 면역 체계를 억제함으로써 잠복해 있던 PRRS바이러스가 발병하거나, 외부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바이러스의 생존력 증가 : PRRS바이러스는 추운 환경에서 더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 낮은 기온과 자외선의 감소는 바이러스가 돈사 내부와 주변 환경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인다.

 

2.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겨울철 환경 관리 핵심 포인트

 

PRRS를 막으려면 바이러스보다 돼지의 면역력을 높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은 현장에서 즉시 적용하고 점검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이다.

 

(1) 포인트 1 : 환기관리

‘보온’과 ‘환기’의 균형을 잡아라. 최소 환기량이 계절과 돼지의 크기에 맞게 설정되어 있는가? 돈사 내부의 공기 흐름이 고여 있지 않고 원활한가? 등 환기 컨트롤러를 활용하여 야간이나 극한 추위에도 최소 환기량을 꾸준히 유지하여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도록 설정한다.

 

(2) 포인트 2 : 온도 및 습도관리

‘쾌적함’을 유지하라. 보온 장치(난방기, 보온등)가 고르게 작동하여 돈사 내 온도 편차가 크지 않은가? 특히 이유자돈사의 난방(난방기, 보온등) 온도는 적정한가? 돼지들이 바닥에 웅크리거나 모여 있는 것은 추위를 의미하며, 돈방 전반에 돼지들이 골고루 퍼져 눕는 것은 쾌적함을 의미한다. 돼지가 보내는 신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3) 포인트 3 : 사양 및 돈군 건강관리

‘면역력’을 높여라. 겨울철을 대비하여 돼지의 영양 수준(에너지, 단백질)을 점검했는가? 급수 시스템이 얼어붙지 않도록 관리되고, 모든 돼지가 충분한 물을 마실 수 있는가? 추운 날씨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 요구량이 증가한다. 사료의 에너지 수준을 약간 높이거나 사료 섭취량을 늘릴 수 있도록 관리한다.

 

(4) 포인트 4 : 돈군의 질병 모니터링 강화

겨울철에는 PRRS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 증상(기침, 호흡 곤란, 눈·코 분비물)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이상 증상이 보이면 즉시 수의사와 상담하여 빠른 처치가 필요하다.

 

3. PRRS의 경제적 파급효과 :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의 축적

 

PRRS의 경제적 영향은 ‘폐사’라는 극단적 결과보다는 ‘생산성 저하’라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인 숫자로 환산해 보면 그 충격이 절대 작지 않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PRRS 발생으로 인해 돼지 한 마리당 약 15~20만원의 순익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10억원인 1,500~2,000두 규모 농장의 경우, PRRS 유행 시 연간 1~2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농장 경영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는 금액이다.

 

4. PRRS 관리의 핵심 : 예방과 차단을 위한 농장 차원의 전략

 

PRRS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최선이다. 백신이 존재하지만 100% 예방을 보장하지는 않으므로, 백신 접종은 철저한 생물안전(Biosecurity) 체계 아래에서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외부에서 새로 도입되는 종돈이나 후보돈은 반드시 최소 2~4주 이상 농장과 분리된 격리 시설에서 관리해야 한다. 이 기간에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PRRS 검사를 하며, 농장 내 순환하는 바이러스에 적응(순치)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사료 및 분뇨 등 외부 차량의 출입을 최소화하고, 출입 시 반드시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방문자와 종사자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농장 내외부 출입 시 방역복과 방역 장화로 교체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혈액 또는 구강액(타액 로프)을 이용한 정기적인 항체 및 바이러스 검사를 통해 농장의 PRRS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유입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5. PRRS 감염 농장 사례를 중심으로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는 계절적인 요인보다는 바이러스 유입의 원인에 따라 발병 시기도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2023년도부터 2024년도에 국내에서는 유사 고병원성(강독성) PRRS(NADC30 또는 NADC34)로 인하여 일반 PRRS보다 증상이 훨씬 심각하게 나타나 양돈장에서 모돈의 폐사와 유사산 비율이 증가하고 방역비용이 급증하였으며, 양돈장에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끼쳤다.

 

또한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매우 강해 인근 농장으로의 확산 위험이 커 지역 양돈산업 전체를 위협하였다. 그만큼 외부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을 어떻게 차단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발생 시기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 끝으로 : 총체적 관리(Total Herd Health Management)를 통한 PRRS 극복

 

PRRS는 단순히 백신 한 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질병이 아니다. 이는 사료관리, 종돈 도입, 분만 사육, 환경 컨트롤, 방역 체계 등 양돈 경영의 전 과정과 직결된 ‘관리’의 문제이다. 따라서 PRRS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술의 도입보다는 농장 전체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총체적 관리(Total Herd Health Management)’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추가 비용과 노력이 수반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의약품 사용 감소, 사료효율 향상, 생산성 증대를 통해 투자 이상의 수익을 안겨줄 것이다. 양돈농가와 양돈 전문 수의사, 정부가 함께 협력하여 PRRS라는 숨은 적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때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11월호 89~93p 【원고는 ☞ gseongpmc@daum.net으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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