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까지 돼지 누적 출하두수는 국내산 기준으로 전년보다 2%, 평년보다 3%가량 늘었으나, 9월 출하물량이 전년과 평년 대비 줄어든 영향으로 9월과 10월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것은 당초 예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흐름이었다. 이렇게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던 2024년 돼지고기 유통시장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정리해 봄으로써 2025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1. 국내 경기 지표 동향
2. 2024년도 월별 시장 동향
3. 데이터로 보는 2024년
가. 공급물량
9월 돼지 등급판정두수는 1,404천두로 전년 대비 2%, 평년 대비 5%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누계로 봤을 때는 평년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2%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2024년 9월 누적 돼지고기 총공급량(국내산+수입산)은 평년 대비 10.5%, 전년 대비 7.2% 증가한 1,207천톤이었다. 총공급량(국내산+수입산)은 1월과 4월에 각각 150,868톤과 151,327톤으로 최대량을 공급한 반면, 9월에는 최대량이었던 4월 대비 29.1%가 적은 107,239톤이 공급되었다. 이는 올해 9월 추석 이후까지 이어진 폭염의 영향으로 인한 돼지의 증체 지연, 이에 따른 출하량 감소가 원인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9월 돼지 사육마릿수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입량도 전년 수준보다 높은 것을 감안할 때 2024년 누적 공급량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가격
도매시장 지육 평균 경락가격은 통상 5월과 9월에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2024년은 6월과 9월에 높은 경향을 보였다. 2월에는 전월 대비 3% 하락한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3월 13%, 4월 2%, 5월 8%, 6월 13% 각각 상승하여 6월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이 kg당 5,969원으로 2024년 들어 상반기 중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하반기 들어서 7월과 8월에 전년보다 높은 가격을 보이던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9월에 kg당 6,098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산 냉장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2월에 전월 대비 2%, 3월 3% 각각 하락 후 4월 들어 4%, 5월 2%, 6월 9% 각각 상승하여 6월 국내산 냉장 삼겹살 소비자가격이 100g당 2,593원으로 형성되었다.
통상 2분기가 가정의 달과 나들이 등 수요가 많은 반면 출하량이 줄어들어 드는 시기이며, 도매시장 지육 경락가격이 소비자가격에 전달되는 기간이 보통 3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러한 도매·소매 가격의 변동 추이는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하반기 들어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7월에는 2,715원을 기록한 후 9월 2,671원, 10월 2,690원을 보인다.
다. 소비
2024년 상반기 돼지고기 판매량은 소비 촉진 및 물가 안정을 위한 돼지고기 할인행사의 영향으로 2022년과 2023년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3월에는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 기준으로 국내산의 판매량이 전월 623톤에서 1,296톤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는데, 이는 삼겹살데이 등 할인 및 소비 촉진 활동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9월 누적 총돼지고기(국내산+수입산) 판매량은 12,317톤으로 전년 동기(10,369톤) 대비 18.8% 늘어났다. 그중 국내산 돼지고기 판매량은 7,158톤으로 전년 동기(5,845톤) 대비 22.5% 늘어난 반면, 수입산은 5,159톤으로 전년 동기(4,438톤)대비 16.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비자 패널데이터를 살펴보면, 국내산 일반 돼지고기 가격 인식에 대해 10명 중 5명은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가격 적정도는 100g당 2,400원까지는 합당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채널별 2024년 상반기 돼지고기 월평균 판매량(국내+수입산, 1~9월 월평균)은 1,369톤(국내산 795톤, 수입산 573톤)으로 이 중 87.3%인 1,195톤이 오프라인에서 판매되었고 12.7%인 174톤이 온라인에서 판매되었다. 수입산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매년 성장하여 2024년은 2023년 대비 89% 늘어났다. 국내산도 온라인 판매가 8.8% 늘어났다.
라. 재고량(국내산)
2024년은 재고량의 수준이 2023년과 비슷한 수준(월평균 16천톤 내외)을 유지하다가 5월부터 전년보다 줄어들기 시작하여 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12,128톤을 보인다.
4. 마무리
2024년 9월까지 수입육을 포함한 돼지고기 총공급량은 7% 증가하였다. 이 중 수입육은 21%, 국내산은 2% 각각 증가하였다.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1~2월과 4~5월을 제외하면, 나머지 월은 모두 전년 동기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수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데이터로 본 유통시장은 일정 수준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매량에서 보이는 데이터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돼지고기의 가격이 오를 때면 구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는 일정 금액의 지출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분명 제한선이 있어 가격이 오르면 구매량을 줄이거나 수입산으로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년을 마무리하기까지 한 달 정도 남았다. 할인행사, 김장철 수요는 남은 2024년도의 마지막 소비를 높여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 공급면에서는 미국 돼지 생산량 증가(현지 돼지 값 하락), 유럽 돼지 생산량 증가(현지 돼지값 하락), 우리나라로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중국도 생산량이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이며, 중국 수입 감소로 한국으로의 수입물량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수입산 지역 다변화에 따른 국내산 공급량 변화는 제한적으로 보인다, 국내 배합사료 가격은 추가 하락이 가능하나 하락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다. 2025년에도 역시 생산비 절감과 돼지고기 소비 촉진이 더욱 요구되고 있으며, 요즘에도 지속해서 발생하는 ASF(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등에 대해 방역 대책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2월호 54~61p 【원고는 pretimin@ekape.or.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