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백신연구소는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이종수 교수팀 ·아비넥스트·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기술에 기반한 ASF 백신 후보주(ASFV-MEC-01)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약독화 생백신 후보주는 지난 11월 28일자로 국제학술지 ‘Emerging Microbes & Infections’(피인용지수 8.4)를 통해 공식적으로 소개되었다. 이로써 중앙백신연구소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도 추진력을 얻으며 곧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ASF는 매우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으로 높은 전염률은 물론이고 급성형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육박하기 때문에 양돈농가에서 가장 경계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는 2019년 첫 발생 보고 이후 전국적 확산을 거쳐 현재까지 일반돼지 48건, 멧돼지 4천2백건 이상 검출됐다고 보고되고 있다.
지속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안전성과 효과가 동시에 인정된 백신이 없어 농가에서는 차단방역에만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전 세계 최초로 약독화 생백신 사용을 허가했으나, 결국 부작용 이슈로 인해 상황은 크게 바뀌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 사례만으로도 알 수 있듯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모두 입증된 ASF 백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롭게 개발된 ASF 백신 후보주가 4주령 및 6주령 돼지에 대한 접종 시험에서 안전성과 야외주 공격접종 방어효능을 보여 수의학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접종 후 체내에서 복제를 거듭하며 부작용 위험을 높여갔던 기존 약독화 생백신들과 달리 ASFV-MEC-01 후보주는 접종 후 체내에서 빠르게 제거되는 특성을 보여 안전성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의 ASF 전파가 주로 야생멧돼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에서 출시 예정인 ASF 백신은 미끼백신 형태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야생멧돼지의 경우 주사제 형태의 백신은 현실적으로 접종할 수 없기 때문이며 실제로도 돼지열병(CSF), 광견병 등 야생동물에 쓰이는 백신들은 대부분 미끼백신 형태로 살포되고 있다.
이번 ASF 백신의 연구개발 및 생산을 맡은 중앙백신연구소는 우수한 미끼백신 제조기술을 가진 국내 동물백신 전문기업이다. 야생멧돼지용 돼지열병 미끼백신, 그리고 야생너구리용 광견병 미끼백신에 이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ASF 미끼백신의 주인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백신 후보주는 현재 베트남에서 추가 시험 단계에 있으며 향후 백신 품목 허가와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으로 전해지며, 개발 중인 ASF 백신 후보주와 그 백신에 관해서는 다가오는 2025년 3월에 아시아 최대 축산박람회인 VIV ASIA에서 다시 한번 세미나를 통해 상세히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