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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대한한돈협회 주요 활동사항 및 2024년 핵심 추진사항(한돈미디어 23년 12월호)

조 진 현 전무 / 대한한돈협회
(박사, 건국대 겸임교수)

올해 한돈협회는 각종 규제와 현안에 대응하면서, 한돈산업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시도했던 한 해였다. 2024년은 국민대표 육류로 자리 잡은 우리 한돈산업이 중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1. ASF 방역정책 개선 및 고시, SOP 개정

 

2019년 9월 국내 첫 ASF 발생 이후 3년 이상 규제 일변도의 고강도 방역정책이 유지됐으나, 최근 협회와 정부의 소통강화로 현장 중심의 방역규제 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살처분의 경우도 시군 단위 또는 500m 이내 양돈장을 무조건 살처분하던 정책에서 역학관계가 없는 경우 발생농장만 살처분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과도한 이동제한 조치들이 현실성 있게 조정되었다. 아마 경기, 강원지역 농가 분들은 (표 1)의 내용이 얼마나 크게 바뀐 것인지 절실히 느끼실 것이다.

 

 

2. 폐사체 보관시설 설치 의무화 기준 완화

 

8대 방역시설 중 하나인 폐사체 보관시설을 모든 한돈농가가 2023년 말까지 설치해야 한다. 정부는 당초 모든 농가에 냉장, 냉동 보관시설을 설치토록 하고 전량 수거하여 재활용업체에서 렌더링 처리한다는 계획이었다. 경기도의 경우 예산을 투입하여 시범사업까지 했다.

 

한돈협회는 폐사체 운송차량이 농장마다 다니는 것이 오히려 더 방역상 위험하며, 농가에 과중한 처리비용을 부담시킨다며 반대해 왔다. 정부와의 협의 결과 농가들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폐사체 처리기도 인정하는 것으로 대책이 1차 발표(2023.5)되었으나, 시군 환경과에 폐기물처리시설로 신고를 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되어 다시 한번 혼란이 있었다. 

 

최종 2차 보완대책(2023.9)이 발표되어 폐사체 처리기 또는 밀폐가 가능한 일반 보관함만 갖추면 환경과 신고 없이 방역부서에서 인정키로 했다. 다만 폐사체 처리기 사용 후 남은 잔재물을 퇴비로 사용하도록 비료공정규격 개정이 숙제로 남아 있다.

 

 

3. 바이오가스 생산 의무화 대응

 

한돈협회 등 축산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정 규모 이상 양돈장과 가축분뇨 처리시설은 바이오가스를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생산하지 못한다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현재까지 환경부와 협의된 사항은 양돈장 규모는 2만5천두, 처리시설은 일 200톤 이상이 적용대상이다. 한돈협회 등은 국회와 국무조정실 규제심사, 법제처 등을 통해 규모를 떠나서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 국무조정실에서 한돈협회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면서 시행령, 시행규칙을 올 연말까지 통과시켜야 하는 환경부는 큰 곤란을 겪고 있다.

 

농식품부도 잠시 이견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한돈농가 등에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대입장을 내고 있어 부처간 조율을 위해서는 국무조정실에서 나서야 하는 상황까지 몰고 가고 있다. 한돈협회, 농협 등은 바이오가스 의무화법 시행을 막고 국회를 통한 법 개정으로 축산농가와 가축분뇨 처리시설에 대한 의무 생산 조항을 근본적으로 삭제한다는 것이 목표이다.

 

4. 한돈농가 냄새저감시설 설치 의무화 대응

 

전북 국회의원의 축산법 개정으로 인해 지난 6월까지 모든 한돈농가가 냄새저감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되었다. 협회는 기존 농가들이 운영하는 액비순환시스템 등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소요되는 음수투약기 등 시설도 모두 저감시설로 인정되도록 시행규칙을 농식품부와 협의하여 조정했다. 또한 지자체나 농가들이 어떤 시설까지 인정되는지 논란이 되어, 홈페이지와 푸쉬앱에 악취저감시설에 대한 E-북을 만들어 게시했다.

 

 

5. 남은 음식물 급여 재개 대책 마련

 

ASF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위험단계로 하향 조정되면 그간 중단되었던 남은 음식물 돼지 급여가 재개되게 된다. 협회는 정부와 남은 음식물 급여농가와의 협의를 통해 ▲사전에 등록된 적정 처리시설을 갖춘 소수의 농가만 허용할 것, ▲호텔, 단체급식소 잔반만 이용할 것, ▲등록된 잔반농가에서 출하된 돼지는 도매시장 경락가격에서 제외할 것 등 조건을 요구하였고 수용되었다.

 

다시 말하면 잔반급여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멸균시설을 갖춘 사전 등록된 일부 농가에만 시행되며 도매시장 가격에서는 제외된다. 그리고 현재 일부 불법으로 급여되고 있는 농가에 대한 점검과 단속이 강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농식품부 유통부서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과도 협의가 되었다.

 

6. 악성 민원으로 인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애도와 후속 조치

 

평소 모범적이었던 전남 보성의 한 농가가 악성 민원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협회는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이러한 사태를 만든 환경부 앞에서 추모식을 거행하고 분향소를 설치했다. 그리고 49재 행사까지 치렀다. 협회는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결정적인 사항이었던 환경부서가 배출허가증을 근거로 사육두수 감축을 요구할 수 없도록 조치하였고, 같은 사항으로 계속된 민원을 요구할 수 없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7. 농촌 공간 정비사업 대응

 

농축산업을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농식품부에서 축사를 방치건물, 빈집 등과 함께 농촌에서 철거 이전을 해야 하는 ‘유해시설’로 분류했다. 농촌 공간 정비사업 대상지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합의금을 받고 축사를 이전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축산단체에서는 농식품부에 유해시설에서 축사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고, 특히 한돈협회는 국민 신문고 질의를 통해 농축산업을 장려해야 하는 농림지역에서 축산업을 위해시설로 지정한 농식품부를 질타했다. 농식품부는 일단 유해시설, 축사 등 부적절한 용어는 삭제하였으나, 지자체가 판단하여 축사를 이전 및 철거 대상으로 포함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어 계속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8. 사료 원료로 정부 양곡 14만톤 특별 공급

 

사료값 폭등 대책의 일환으로 양돈조합 및 사료업계에서 남아도는 비축용(수입) 쌀의 사료원료 허용을 요구해 왔다. 한돈협회는 돼지 사료용 쌀 수요(8만톤, 6개월분)와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약 600억원)를 분석하여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하여 사료용, 주정용으로 정부 양곡 14만톤을 특별 공급하기로 발표(2023. 5. 23)했다.

 

9. 축산자조금 법인화 대응

 

축산농가들이 우리 스스로 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고자 만든 자조금(自助金)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부 자금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관리위원회 및 대의원 총회까지 통과한 자조금 사업계획과 예산을 정부 승인 과정에서 삭감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등 관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매년 1월부터 사업을 시작해야 함에도 2021년에는 3월, 2023년에는 4월이 되어서야 정부가 사업예산을 승인하여 일부 사업에 차질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축산자조금법 개정방안으로 자조금으로 수급, 방역, 환경분야 사업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자조금 사무국을 협회와 분리해 별도 법인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의견수렴에 나섰다. 정부는 보조금이 포함된 만큼 보조금법에 따라 정부가 더욱더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돈협회를 비롯한 축산단체들은 크게 반발하였고, 정부가 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보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자조금 거출 중단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다행히 정부가 축산단체와 협의 없이 자조금 사무국 법인화 등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정부의 자조금법 개정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한돈협회는 국회를 통해 오히려 축산자조금은 축산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축산자조금법 개정안을 발의(충남 홍성, 예산 홍문표 의원 대표 발의)한 상태이다.

 

10. 한돈산업 불합리한 36개 규제 개선 요구

 

협회가 지난 2022년 발굴했던 한돈산업 36개 규제에 대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실에 개선 건의가 이루어졌고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지원단가 상향, 종돈 보정계수 변경 등 일부 항목에 대해서 개선이 이루어졌다. 다만 규제 16건, 미접수 18건(비규제, 보조사업 등), 취하 2건으로 대부분 사항은 검토 또는 현행법률상 불가로 회신을 받았기 때문에 협회는 36개 규제 중 법률개정이 필요한 16개 사항에 대해 법안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11. 한돈산업 중장기 발전대책 초안 마련

 

국내 한돈산업은 농축수산업 중 가장 생산액이 높은 중요산업으로 성장하였고 이미 국민 주식산업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환경문제, 방역문제, 수입사료에 의존하는 경영 불안 등 현안 과제를 극복해야 하고, 탄소 중립, 대체육, 동물복지 등 미래 한돈산업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한돈협회에서는 미래의 과제들을 미리 인식해서 경영안정, 신뢰제고, 동반성장 등을 목표로 한 미래전략을 제시하는 중장기 발전대책 초안을 마련하였다. 중장기 대책은 농가들과 관련 업계의 의견수렴을 거처 최종 예산 투입계획까지 마련되어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될 예정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2월호 73~80p 【원고는 ☞ blueb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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