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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3년 10월호, 환절기 알아야 하는 바이러스 :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

신 상 준 수의사 / 중앙백신연구소

1. 시작하며

 

대한민국에서 돼지를 키운다는 것은 바이러스와 전쟁을 하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한국에서는 꼭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구제역(FMD)과 돼지열병(CSF), 전 세계 동물용 백신시장의 가장 큰 규모를 갖는 돼지써코바이러스(PCV) 등이 있다. 또한 최근 농장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고 있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매년 많은 농장에서 포유자돈의 설사로 인한 높은 폐사율을 기록하고 있는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등 정말 많은 바이러스가 농장의 돼지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일단 농장에 유입되어 감염되면 항생제 등을 이용한 직접적인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대증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하거나 빠른 도태를 통해 전파를 막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바이러스성 질병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형성하여 예방에 힘써야 한다.

 

필자는 앞에서 언급한 바이러스성 질병들 이외에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국내에서 관심도가 급격히 증가하여 최근 2년 동안 백신 시장규모가 2배가량 커진 돼지인플루엔자바이러스(Swine Influenza virus, SIV or Influenza A Virus, IAV)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2.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 감염 피해

 

주로 봄, 가을에 발생하고 1주일이면 피해가 끝나는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던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는 농장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만성형 또는 순환 감염의 형태로 지속해서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인플루엔자로 인한 발열로 유·사산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SIV는 돼지 호흡기질병 복합 감염증(PRDC)의 1차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이다. 다시 말하면 PRRS와 많이 유사한 형태의 피해를 농장에 입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농가는 SIV로 인한 피해를 진단을 통한 확인 없이 PRRS로 인한 피해로 단정을 짓기도 한다. 또한 혈청 또는 조직에서의 질병 진단을 하면서도 SIV를 제외하고 PRRS만 실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SIV로 인한 피해는 소리 없이 우리 옆에 다가와 있다. 모돈에서의 유산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고 자돈 구간에서 SIV 감염으로 인한 피해도 막심하다.

 

특히 PRRS와 함께 감염되어 기존의 PRRS 단독감염 상황과는 다른 경향으로 PRRS 백신이나 대증 치료, 항생제 등의 통제에서 벗어나 어려움을 겪게 한다. 또한 마이코플라즈마, 글래서씨, 흉막폐렴과 같은 세균과의 복합감염으로 높은 폐사율을 보인다는 사례들이 논문의 형태로 많이 보고되고 있다.

 

 

3. 국내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 검출 상황

 

SIV는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97%에 해당하는 국내 농장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항원 또는 항체가 검출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중앙백신연구소에서는 90개의 농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81%의 농장에서 SIV 양성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PRRS나 다른 질병에 비해 관심도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비교적 검출이 쉬운 PRRS에 비해 SIV의 항원 검출이 잘되지 않는 특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IV의 바이러스 혈증 기간은 감염 후 1~3일 동안으로 상당히 짧은 편이며 호흡기를 통해서도 1~7일 동안만 배출된다. 또한 SIV 감염으로 인한 유산의 경우, 특징적으로 대부분의 유산태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채혈 등을 통한 SIV 항원을 검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SIV에 의한 피해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항원의 검출이 어려우므로 항체 검사를 통해 SIV 감염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항원에 노출되고 10~14일 후 SIV 특이항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자돈 구간별 항체 검사는 SIV 순환 감염에 관한 판단의 근거로 이용할 수 있다.

 

4.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 감염 예방

 

SIV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세·소독, 차단방역, 올인 올 아웃과 같은 노력도 물론 중요하며 백신 접종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모돈에 SIV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모돈에서의 번식성적에 대한 피해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모체이항항체를 통해 자돈에게 면역을 전달하여 자돈의 SIV 임상증상을 경감시킨다.

 

모돈에 처음 접종하거나 후보돈에 백신을 접종할 때는 2~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며, 이후 6개월 단위로 1회씩 접종하거나 분만 프로그램으로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환절기에는 SIV가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환절기 스트레스 요인과 맞물려 이차적인 질병의 문제로 농장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해 농장을 SIV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PRRS, 글래서씨 등의 질병에 노력을 기울여도 기대만큼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SIV 복합감염을 의심해보고, 전체 구간별 항체 검사를 통한 농장의 SIV 상황을 확인해보는 것이 농장 상황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 Diseases of Swine, 11th Edition

2. Thacker E. et al. J Clin Microbiol. 2001 Jul;39(7):2525-30.

3. Pomorska-Mól M. et al. BMC Vet Res. 2017 Dec 4;13(1):376.

4. Pomorska-Mól M. et al. J Vet Intern Med. 2020 Sep;34(5):1903-1913.

5. Pomorska-Mól M. et al. Vet Microbiol. 2017 Mar;201:113-120.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10월호 68~71p 【원고는 ☞ ssjuni@cavac.co.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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