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여름철 더위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땀 배출을 통한 체온 조절이 안 되는 돼지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돼지의 부신피질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스트레스 감소를 꾀하는데 이는 모돈의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억제를 야기하고 이로 인한 난포발육, 배란율, 착상률을 저하하게 된다. 또한 체온 조절을 위해 식욕이 저하되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이는 옥시토신 분비를 감소시켜 젖 생산량 감소, 자궁 회복 속도 감소 등과 같은 양질의 자동 생산을 위한 일련의 과정에 모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한돈산업에서 매해 9~10월에 재발 교배율이 높아지고 10~12월에 분만율이 저조하게 된다. 이러한 패턴은 매해 발생하며 농장에서 더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외기 온도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쿨링패드, 스나웃 쿨링, 에어컨, 얼음물 점적, 얼음 관장, 얼음 급여 등은 하절기에 주로 사용되는 대책들로 그나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농가에서는 피해의 폭이 작게 나타났고 이로 인해 생산성 저하를 줄일 수 있었다.
올해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절기 더위로 많은 농가와 돼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하더라도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시도되고 개발된 방법들을 열심히 활용하여 하절기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본고에서는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대책들과 반드시 점검해야 할 번식성적 개선 포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2. 모돈이 받을 수 있는 고온 스트레스 저감을 위해 돈사의 환경을 개선하자.
더위에 노출된 모돈은 내외부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호흡수가 증가하고 직장 온도와 피부온도가 상승한다. 사료 섭취량도 감소하게 되고 이를 통해 포유 중 체중 손실도 더욱 늘어나게 되고 분만간격도 길어진다. 또한 모유의 생산량도 줄어들게 되고 평상시보다 모돈의 폐사율도 상승한다. 사산 증가, 포유자돈의 성장 저하도 일어난다.
더위 스트레스를 받은 모돈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 생산지표에 악영향을 받기 때문에 모돈에게 가해지는 더위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소해야만 한다. 모돈에게 가해지는 더위를 개선하는 방법 중 돈사 내 유속을 만드는 것은 농장에서 많이 사용한다(사진 1). 중계휀, 스나웃 쿨링 시스템이 대표적으로 돈사 내 유속을 만드는 것에 포함되며 효과는 (표 1)과 같다.
바닥 쿨링(사진 2)을 사용하는 것도 모돈의 더위 스트레스를 개선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인정되며 효과에 관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고 해당 연구는 (표 2)를 참고하길 바란다.
쿨링패드와 미스트 분무는 체감온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외기의 습도에 따라 운영 효율이 달라질 수 있고 농장의 물이 부족한 경우에 사용이 제한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에어컨과 비교하면 가성비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절기에 이를 운영하기 위해 패드에 쌓일 수 있는 미네랄을 제거하고 생성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며 용수 확보에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사진 3).
이외에 얼음 관장, 직수 관장, 얼음 급여, 얼음 점적 등도 추천되는 방법이다(사진 4). 일과 비교해 효과가 대단하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아니며 현장에서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더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도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3. 돼지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음수관리가 중요하다.
하절기에 돼지가 먹는 물은 상당히 중요하다. 물은 돼지의 신진대사에 필요하며 모돈이 생산하는 모유는 물론이고 번식 생리에도 물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절기에 모돈에게 물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하절기를 잘 이겨낼 수 있게 해줄 수 있으며, 하절기 이후 교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수압이 충분하더라도 여러 원인에 의해 물 섭취가 부족한 개체들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는 모돈의 물 섭취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여야 하며 유기산을 혼합하여 뇨의 산성화를 만들어 주고 더불어 물의 섭취량을 자극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사진 5).
물 섭취가 부족하다면 비뇨기의 악영향을 주어 지속해서 번식에 악영향을 유발할 것이며 신진대사의 저하와 더위 스트레스 가중으로 번식성적 저하는 물론 체형손실을 더욱 가중할 것이다. 연중 지속해서 유기산을 음수로 급이하면 음수라인의 바이오 필름 제거는 물론 양질의 음수를 지속해서 급이하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 더위 극복은 물론이고 여름철 이후 체형회복을 하는 데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4. 더위는 웅돈과 정액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오늘 생산된 정액의 성능은 당장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정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므로 웅돈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한다면 미래에 생산될 정충의 상태 또한 차츰차츰 나빠지게 된다는 말이다. 특히 하절기의 고온 스트레스를 겪었던 웅돈이라면 하절기는 물론 앞으로도 고온 스트레스로 질이 좋지 않은 정액을 생산될 가능성이 크게 된다.
이로 인해 하절기 이후 번식능력이 떨어진 모돈에게 더욱 안 좋은 번식성적을 안겨줄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AI센터와 웅돈을 사육하는 농장에서는 여분의 후보 웅돈을 들여 이를 보완하며 냉방기 등을 설치하여 환경개선을 한다. 또한 채취된 정액의 성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활력이 떨어지면 이를 폐기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정액이 생산되는 시점은 과거이기 때문에 당장의 피해가 관찰되거나 이러한 피해를 대비하여 예측한 수준을 상회하는 상태라면 애써 준비한 대응책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 결국 질이 나쁜 정액을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더위에 취약한 돼지에게 하절기는 그럴 가능성이 좀 더 농후해진다.
만일 웅돈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정액의 질 저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가질 수 있고, 정액성상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얻게 될 정액의 품질관리는 번식성적 저하를 가속할 수 있는 웅돈쪽 요인을 제거하여 농장 내 번식성적 향상에 직간접적인 이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IMV사에서 개발한 Ecotext는 수컷의 생식기능을 평가하는 소프트웨어로 고환조직의 초음파 화상을 통해 거시적, 미시적 관점에서 분석을 할 수 있다. 분석의 핵심은 정세관의 면적, 밀도, 직경으로 정세관의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웅돈의 생식기능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사진 6).
이를 통해 불량 웅돈을 선별할 수 있고 불필요한 웅돈을 실시간 관리하여 허실 되는 시간과 비용을 개선할 수도 있다. 또한 더위 스트레스로 인한 웅돈의 성능과 고환에 상태를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어 하절기 피해를 쉽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고온에 노출될 수 있는 정액의 배송과 보관도 철저히 하자.
정액은 일반적으로 센터에서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생산되며 혹시 모를 품질의 저하를 막기 위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공급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사리고 있는 위해요소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이런 위해요소는 정액의 배송과정과 농장에 도착 후 보관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다(그림 1).
외기 온도가 26℃일 때 일반적인 아이스팩과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된 정액의 경우 약 9시간이 지나면 내부온도가 17℃에서 19℃로 상승하게 된다. AI센터에서 직접 배송하는 경우 배송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지만, 포장 상태와 외기 온도에 따라 정액에 온도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은 크다는 얘기이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그림 2).
외기 온도가 떨어지면 정액배송 용기 내 온도도 하강하게 되어 정액은 저온 상태에 노출될 수 있다. 또한 냉매 없이 차량 트렁크 내에 보관된 정액은 외기에 따라 온도 상승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났다(그림 3).
이 때문에 센터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배송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관리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배송은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작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으며 배송이 완벽할지라도 농장 보관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정액 배송과정과 정액 보관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배 전 정액성상 확인은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다(사진 7).
6. 마치며
해마다 반복되는 한여름 더위는 양돈농가에서는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다. 최근 기자재 비용의 상승과 전기세 상승 등은 더위를 대비하기 위한 농장의 시설 투자를 어렵게 하고 있고, 그나마 비싼 비용을 투자하여 설치한 냉방기 등의 운영에도 커다란 제약으로 작용한다. 또한 FTA, 곡물가상승, 악성 전염병 발생 등 농장 운영에 내외부 악조건이 산재해 있는 현실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까지 가중되고 있어 한돈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슬기롭게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돼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비용효율성이 높은 방법을 찾는 노력과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본고를 통해 소개한 방법은 더위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농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비용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를 충실히 활용하고 개선점을 발굴한다면 이번 여름철에 발생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52~58p 【원고는 ☞ icw98@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