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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농장의 ‘깨끗한 축산농장’ 만들기(농식품부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 활용)

정 종 혁 팀장 / ㈜세티

1. 들어가며

 

양돈농가에게 지난 겨울은 유독 추운 겨울이었다. 단순히 평균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서는 아니다. 작년부터 지속된 사료가격 폭등, 금리인상, 전염병 등 축산농가의 악재를 나열하려면 끝도 없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강력한 한파마저 들이닥쳤으며 향후 3년간 추가 인상도 예정되어있다. 그러나 힘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양돈농가에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바로 봄철 악취저감이라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축산법 시행규칙 개정안 공표(2022년 6월 14일)에 따라 2023년 6월 16일까지 악취물질 저감을 위한 장비나 시설의 구비가 의무화되었다. 이러한 법령개정과는 별개로도 봄나들이 가는 여행객 증가, 실외마스크 해제에 따른 축산악취의 노출도 증가와 더불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쉬운 민원 접수 등 축산악취에 따른 봄철 민원 증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2. 깨끗한 축산농장이란?

 

그렇다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양돈농가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당장 축산악취 저감시설 설비에 투자하는 것보다 농장진단을 통한 근본적인 축사의 환경개선이 먼저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진단은 우리 농장에서 악취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어디인지, 그에 따라 어떤 방식의 악취저감시설을 선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별도의 투자 없이도 농장 자체의 노력만으로도 악취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지 등을 우선 검토하자는 취지이다. 돈사 환경개선을 위한 고민은 악취저감뿐만 아닌 축산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함에 따라 민원 감소뿐만 아니라 고품질 축산물 생산이라는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깨끗한 축산농장이란 어떤 농장인가?’에 관해 묻는다면 대답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농식품부 정책사업 중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에서 정부가 바라보는 깨끗한 축산농가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본 제도의 목적은 축산농가의 자발적인 가축사육 환경개선으로 농가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축산물을 공급하며, 지역주민에게 쾌적한 환경 제공 및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으로의 발전에 있어 2017년부터 시행하였다. 제도에서 정한 기준에 맞춰 총점 70점 이상을 획득하면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된다.

 

또한 최근 2년간 축산 및 환경 관련 법규를 위반한 농장은 신청에서 제외되며, 축산 관련 민원으로 분쟁 중인 농가는 민원이 해결된 후 신청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이 제도에서의 깨끗한 축산농장은 농식품부에서 바라보는 이상적인 축산농가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농가가 완벽하게 이를 실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꼭 ‘깨끗한 농장 지정제도’를 통과하지는 않더라도 이러한 평가 기준에 맞게 우리 농장의 환경개선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이다.

 

3.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 평가 기준과 수행방법

 

그렇다면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에서 정한 평가 기준은 무엇일까? 축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양돈부문만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양돈업의 주요 평가항목은 악취, 가축분뇨관리, 그리고 경관으로 볼 수 있다. 평가 배점 항목은 총합 100점 중 70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모든 판단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판단항목의 경우 부적합에 해당하는 항목이 1개 이상 시 평가점수와 관계없이 기본요건 미흡으로 탈락 처리된다. 따라서 판단항목은 무조건 지켜야 할 농장의 필수적인 항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평가 배점 항목은 크게 ①출입통제 안내판 및 소독시설, 울타리 등 농장 운영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항목, ②농장 자체적으로 수행 가능한 평가항목, ③시설 투자를 통해 수행 가능한 항목의 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농장 자체적으로 실행 가능하며 배점이 높은 주요항목의 평가 방법을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특히 퇴비사나 액비저장조 같이 자원화시설 밖으로 유출된 분뇨나 출하장의 남아있는 분뇨들은 개방된 환경에 있어 적은 양으로도 넓은 범위에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비가림막이나 유출 방지턱의 설치와 주변 청소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며, 시각적으로도 쉽게 감지되는 가축분뇨 유출로 인한 민원은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슬러리 피트 여유 공간 확보는 농장의 허실수 방지 등을 통한 발생량 감축이나 계획적인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처리 혹은 위탁에 달려있으므로 이미 보유한 시설의 면밀한 관리만으로도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시설 투자를 통해 수행 가능한 항목의 평가 방법을 살펴보면 (표 3)과 같다.

 

 

배점이 가장 높은 악취발생 정도의 확인은 시설 투자뿐만이 아닌 모든 관리상태가 양호해야 얻을 수 있는 최종결과물이다. 축사나 분뇨처리시설에 악취저감시설을 보유했는지에 부여된 배점은 의외로 높지 않다. 결론적으로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의 평가 배점은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항목의 배점이 높으며, 현실적으로 수행이 불가한 항목이 있지는 않다. 따라서 시설 투자에 앞서 농장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항목을 하나씩 찾아내어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한다고 본다.

 

안타깝게도 2023년 6월 16일까지 악취물질 저감장비 시설구비 의무화가 되었기에 시설 투자는 일부 필요할 것이다. 농식품부에서 인정하는 4가지의 악취저감장비·시설의 유형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이 시장에 소개되고 있으므로 사전에 지자체 환경과에 문의하여 인정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악취가 발생하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합당한 저감시설에 투자하는 것도 당연하다. 간혹 악취의 원인이 분뇨처리장에 있음에도 돈사 배기구 위주로 시설을 갖추는 경우가 있으며 그 반대의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시설에 대한 설명과 투자에 대한 접근방법은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9~10월호 원고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4. 농장 민원 관리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농장 민원 이력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앞으로 점점 민원이 증가하고 지자체의 관리가 강화될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환경부는 제2차 악취방지 종합시책(2019~2028년)을 수립하며 ‘악취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악취 발생 과거 이력을 비교하여 악취 원인을 추측할 수 있고 악취 관련한 민원, 행정처분 검사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p)이나 웹(Web) 방식으로 일반 국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악취방지법에 따라 ‘악취로 인한 민원이 3년 이상 지속되고 인근지역의 악취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와 ‘악취민원이 집단으로 발생하거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산업단지, 공업지역 등’의 지역은 ‘악취관리지역’ 지정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을 설정할 수 있으며 개선명령 후 바로 고발처리가 가능하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는 악취관리지역이나 악취민원이 많은 농장 입구에 악취포집 장치를 설치하며 실시간으로 악취를 측정하며 관리하기도 한다.

 

이렇듯 향후 농장에 대한 민원이력들을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주변 농장들보다 민원이력이 더 많은 농장은 주변 다른 농장에 비해 더 쉽게 민원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주기적인 기준치 초과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이 되어 지자체의 집중 관리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최악을 가정하면 이러한 민원들이 쌓여 향후 농장 운영에 무시하기 힘들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5. 맺음말

 

일반적으로 법이 시행되고 전국적으로 정착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속을 받거나 민원이 들어오면 그제서야 신경을 쓰고 대응 방식을 염두에 두는 농장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지자체 단속이나 민원 하나하나가 주홍글씨로 남아서 앞으로의 지속 가능한 농장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제는 미루지 말고 선 대응을 하자. ‘깨끗한 축산농장’을 만들기 위한 시작점이 이번 봄이 되었으면 한다. 올해 상반기에 많은 농장이 악취저감 시설·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시설 투자를 통해 ‘깨끗한 축산농장’의 자격을 얻고 이런 농장들은 지원사업을 받아 다시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를 하는 선순환이 이뤄져,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의 목적처럼 지역주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 참고자료

1. 축산법 시행령[시행 2022. 6. 16.] (https://www.law.go.kr)

2. 악취방지법[시행 2021.1.5.] (https://www.law.go.kr)

3. 전자신문, 악취 민원 4만건 … 통합관리 가닥, 2025년까지 구축 (https://www.etnews.com)

4. 환경부, 2028년까지 악취정책 견인할 청사진 마련, 2019.01.07. (http://www.me.go.kr)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68~73p 【원고는 ☞ jhjeong@sj.co.kr로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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