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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돈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 인구감소를 생각해야 한다.(한돈미디어 24년 2월호)

김 태 경 박사 / 식육마케터
건국대학교 미트컬쳐비즈랩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이 달라졌다.

문제는 수많은 변화를 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인구는 2019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되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약 50만명의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우리나라 인구는 51,784,059명이다. 2030년에는 51,290.214명으로 인구가 감소한다.

 

이는 내수 시장의 규모가 감소한다는 걸 의미한다. 인구가 50만 감소하는 것보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건 육류 소비에 큰 영향이 있다. 우리나라 육류 소비는 전쟁 이후 지속해서 늘어났다.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의 영향이었다. 2024년 인구는 감소세가 심화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소비·투자 부진, 더딘 수출 회복 등으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필자가 몇 해 전부터 계속 한돈산업 패러다임 시프트(전환)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양돈산업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해방 이후 농업의 원동력인 농우(한우)의 도축이 늘어나면서 농사지을 소가 부족하게 될 것을 염려해서 양돈산업을 장려한다. 전쟁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육류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한우 소고기는 계속 부족하고 가격이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과 육류 수급을 위해서 양돈산업을 장려한다.

 

 

1960~70년대 생돈과 돼지고기 수출은 외화벌이에도 큰 역할을 했다. 돼지고기 수출은 1980년대에도 지속되면서 1990년대 양돈산업은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비해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농축산업 분야로 수출 주도형으로 개편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고기를 좋아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육류 소비에서 돼지고기의 소비는 소고기·닭고기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지금도 돼지고기 소비가 4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우의 경우는 공급량의 한계도 있었고 가격도 비싸서 급격히 소비가 늘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수입 소고기가 수입되면서 가격도 내렸고 공급도 자유로워졌는데도 소고기 소비가 돼지고기 소비의 반도 안 되는 건 우리 민족이 유독 돼지고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돈산업은 압축성장의 경제 성장기에 값싼 육류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시대적 역할에 충실했다. 그 결과 양돈산업의 성장은 농업 최대 규모가 되었다. 양돈의 생산 규모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반면 2019년 인구가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해도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늘어나면 별문제가 없다. 코로나 기간에는 가정 내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주부들의 한돈과 한우 사랑으로 한돈·한우산업은 호황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 이미 한돈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가 시작되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공급이 과잉되고 삼겹살의 가격 포지셔닝이 서민의 음식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멀어졌다. 한돈 삼겹살은 소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에게 선택받아야 한다. 2020년 뒷다리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증가하면서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해 봤는데, 일반적으로는 학교급식, 단체급식이 중단되어 뒷다리 소비가 줄었다고 이야기했다. 분석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 구제역 때처럼 살처분이 늘어나면 돼지고기가 부족하고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공급과잉이 문제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육류 수급은 늘 수요가 공급을 앞서 나가고 국내의 부족한 생산분이 수입되는 추세였다. 2020년 육류의 공급과잉 시대가 되었다. 수입육과 한돈 생산량이 소비를 앞서가면서 생겨난 문제가 뒷다리의 재고 증대와 가격 하락이었다. 뒷다리는 냉장과 냉동가격 차가 별로 없어 재고가 쌓여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때 지육 경락가에 영향이 적었다. 2023년 삼겹살 과잉 공급과 외식시장의 성장 둔화, 가정 내 소비 부진 등으로 삼겹살이 남아돈다.

 

2024년에도 한돈 삼겹살은 계속 남아돌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들은 음식 재료비의 인상과 인건비 상승 임대료 부담 등으로 한돈 삼겹살의 소비가 감소할 것이다. 반면 수입 삼겹살은 과거와는 달리 고품질 전략으로 품질이 매우 좋아졌다. 국내산 한돈은 냉장육, 수입육은 냉동육으로 이분화했고 냉장육은 좋은 고기, 냉동육은 나쁜 고기라고 1990년대 초반 브랜드 돼지고기 하이포크가 선두로 마케팅해왔다. 지난 30년간 냉동과 해동 기술의 발전으로 냉동육도 기술적으로 해동하면 품질 구분이 잘 안 되고 있다.

 

명륜진사갈비가 리모델링 하면서 양념 갈비뿐 아니라 수입 삼겹살을 무한리필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방축산이라고 부산, 경남 지역에서 냉수침지 숙성으로 스페인산 삼겹살을 해동 숙성한 식당이 파죽지세로 북상 중이다. 동방축산의 삼겹살 판매가격을 찾아보면 놀랄 것이다. 경기침체에도 물가가 상승해서 실질 소득이 감소해서 이제 한돈 삼겹살에 소주 한잔은 서민의 먹거리가 아닌 것 같이 인식되고 있다. 한돈 삼겹살의 반값 정도인 수입 삼겹살을 취급하는 식당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2024년 이제 한돈과 수입돼지고기 이런 구분보다 한돈 삼겹살과 수입 삼겹살 등 부위별 시장에 대한 카테고리 분리를 하고 세분된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2016년 돼지고기의 교차 숙성법을 개발하고 보급하면서 앞다리와 등심의 구이화를 기획했다. 앞다리의 구이 메뉴가 유행하고 뼈 등심은 인기를 얻어 도매 시세는 kg당 20,000원이 넘어가는 성과를 보였다. 앞다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앞다리 가격은 계속 상승 중이다.

 

2024년에는 숙성한 뒷다리를 얇게 썰어서 구이용으로 개발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한 걸 구상해 보고 있다. 이런 노력도 쉽게 한돈 소비를 증진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삼겹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한돈산업이 한돈 삼겹살 수요감소는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복합유기 생산체인 축산물의 가격은 풍선과 같아서 뒷다리 등 소비 부진으로 인기 있는 삼겹살 가격만 상대적으로 계속 높아졌다. 이제 뒷다리 등 비선호부위의 가격이 높아져야 한돈 삼겹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한돈 삼겹살은 이제 부자들의 전유물이 되어갈지도 모른다. 소득이 높은 계급에서만 한돈을 선호하고 마음대로 사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가는지도 모른다.

 

이미 강남의 어떤 식당에서는 1인분의 한돈 삼겹살을 29,000원에 팔고 있다. 2024년 한돈 삼겹살 1인분은 일반식당에서도 20,000원대가 될 전망이다. 치킨 한 마리가 2만원대라고 푸념을 했는데 이제 한돈 삼겹살 1인분이 2만원이면 더 부담된다. 치킨은 한 마리만 먹지만 한돈 삼겹살은 맛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2~3인분도 먹어 치우는 사람들이 많으니 지갑이 부담스럽다. 실질 소득의 감소로 한우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350만두의 사육두수가 늘어나니 비프사이클이라고 사육두수가 곧 감소하고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장기 불황이 시작되고 있어서 공급측면 사육두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면 한우 소비가 쉽게 회복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돈·한우가 같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소비둔화가 심각해졌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인구의 고령화와 경제침체로 국내 수요가 감소하면서 와규의 수출에 총력을 다해 2022년 수출물량이 7,700톤, 수출금액이 5천억원이 넘었다. 2023년도 10% 이상 성장하는 것 같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2년 수출물량이 44톤이었다. 2023년 수출에 총력한다고 장관이 해외에 한우 수출을 위해 나가서 외교를 했지만 수출실적은 55톤 정도 예상된다. 인구 1억2천만명의 일본은 화우 사육두수가 300만두 미만이고 인구 5천만명인 우리나라는 한우 사육두수가 350만두다.

 

한우 소비가 둔화하면 내수시장 규모가 적어서 일본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다. 한우를 수출하자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우를 다 알고 있지만, 세계인들은 우리나라에 토종의 소품종인 한우가 있다는 것도 한우가 일본 와규를 능가하는 마블링과 맛을 가졌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무도 모르는데 한우를 알리겠다고 홍콩, 동남아 등을 다니면서 홍보활동을 한다. 필자는 인바운드 관광객을 상대로 한우 홍보를 하고 체험의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와규가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건 일식이 유행하면서 그 재료가 와규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오사카나 도쿄에 가면 야키니쿠(불고기) 식당들에 한국어로 메뉴판이 쓰여 있는 걸 자주 보는데 한국 관광객이 주 타깃 고객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테이블 BBQ의 발상지이고 한류의 영향으로 삼겹살 구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다. 미국, 동남아 등 전 세계에 삼겹살 구이 식당이 성업 중이다. 한돈 삼겹살은 2024년 인바운드 관광객을 상대로 한돈 삼겹살의 체험 기회를 늘려야 한다. 인바운드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삼겹살 체험을 하게 된다면 삼겹살 식당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다. 한돈 삼겹살의 수출도 노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전 세계에서 키우는 삼원교잡 YLD보다는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품종의 돼지들을 인바운드 관광객들에게 체험하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우리흑돈, 난축맛돈이 그 주역이 될 수 있다. 일본의 흑돼지 구로부타는 버크셔다. 우리나라의 버크셔 사육 기술이 세계적이다. 일본에서 비싸게 인식되는 구로부타를 한국에서 비교 체험할 기회를 일본 관광객들에게 준다면 우리 한돈산업의 우수성을 더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버크셔는 공장식 사육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수입산도 만만한 가격이 아니니 우리나라에서 키운 버크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인에게도 버크셔는 귀한 돼지고기다. 버크셔의 원조 국가인 영국에서는 맛의 방주에 등재된 귀한 품종이다. 영국인들도 한국에서 와서 버크셔 삼겹살을 체험한다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본국에서도 먹기 어려운 품종인데 한국에서 맛을 본다니.

 

지금까지는 규격돈의 시대였다.

수출해야 하니 규격돈이 필요했다. 영세 농가들이 많았던 시절에는 농장마다 규격이 다 다르면 상품화가 어려웠다. 그래서 양돈산업 전체를 하나의 농장처럼 규격돈을 키우기를 장려했다. 이건 우리가 중학교 때 배운 플랜테이션 농업과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나라의 한돈농가들의 규모가 확대되어 농장 하나하나가 독립된 브랜드화가 가능하다. 과거 브랜드 사업 초기에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을 해야 하니 일정 규모의 두수가 필요했다.

 

이제는 이커머스로 쿠팡이나 마켓 컬리같은 규모의 경제보다는 차별화된 상품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인구감소 속에서 한돈산업 전체 구조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한돈이라는 단일 대오 속에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게릴라처럼 지역을 활용한 차별화된 지산지소 브랜드, 6차 산업화 브랜드로 게릴라전투로 헤쳐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이 1989년인가 양돈 사육두수가 1,100만두가 넘었는데 지금은 900만두 미만으로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1,100만두의 한돈을 키울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한돈협회나 학계에서는 한돈산업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필자가 계속 주장하는 것이 50만원짜리 돼지 한 마리를 키우기보다 100만원 받는 돼지를 키우는 걸 고민해 보자. 그럼 사육두수가 적어도 소득은 늘어난다.

 

한국인이 한반도에서만 돼지를 키워야 할까? 캐나다나 미국 같은 나라에서 양돈장, 육가공장에 투자해서 우리 손으로 키운 돼지를 수입하면 안 될까? 일본도 캐나다 양돈장에 투자했다. 중국도 미국의 육가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도 다 미국 등 세계에 공장이 있는데 한돈은 꼭 한반도에서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한다. 1970년대 우리나라 신발산업이나 봉제산업이 국제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기업들이 베트남이나 동남아로 생산시설을 다 이전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최고 농업 산물인 한돈산업이 지속하여 국내에서 경쟁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양돈 기술은 선진국 수준이다. 여건이 안 좋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2024년 한돈산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이다. 그건 우리 한돈산업 내부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이걸 뉴노멀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슬픈 건 나이가 들면 추억이 많아서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해 왔던 일을 부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 한돈산업에 뛰어든 2세들을 생각한다면 뉴노멀한 생각을 하면서 살았으면 한다.

■ 필자의 유튜브를 참고해도 좋다 : 유튜브에서 고기만 또는 meat10000 검색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2월호 103~108p 【원고는 ☞ brandkim@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