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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미디어 23년 9월호, 요즘 돼지고기 소비자,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사고 있을까?

남 정 윤 대표 / 미트리뷰

1. ‘돼지고기 소비 트렌드’, 적합한 용어일까?

 

언제부터인지 우리가 소비하는 대상에 트렌드를 붙여 부르기를 즐긴다. 외식 트렌드, 여행 트렌드, 패션 트렌드, 돈으로 살 수 있거나 선택을 받는 모든 곳에 트렌드를 붙이면 그럴듯한 용어가 된다. 소비하는 대상은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므로 분석대상이 된다. 그러나 변화의 정도가 거의 없는 소비 대상도 존재한다. 변화의 가능성이 작거나 거의 없는 물(식수)이나 주식(주된 음식, 예컨대 밥), 식자재에 트렌드라는 용어를 붙이기 좀 억지스럽게 보인다. 식수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있을까? 또는 밥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있을까?

 

2. ‘트렌드’ 대신 ‘돼지고기 소비경향’으로

 

물을 많이 혹은 적게 마시는 행위, 밥이라는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거나 고기 섭취량을 줄이거나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호하는 소비행위는 트렌드라는 말보다 ‘경향’ 정도로 정리하면 좋겠다. 경향은 일정한 방향성을 의미하므로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방향성이나 맥락 없이 발생과 소멸을 지속하는 단기 유행을 트렌드로 분석하는 일은 산업차원에서 보면 분석하고 대처하는 유용성이 떨어진다.

 

다양하고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은 효과성도 적다고 본다. 오히려 소비 대상에 관한 방향성 있는 소비경향을 알면 대책 세우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본고에서는 돼지고기 소비 트렌드 대신 ‘소비경향’이란 용어를 쓰고자 한다.

 

3. 소비 채널별 구매 비중

 

요즘 소비자들은 어디서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을까?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현재 슈퍼마켓에서 가장 많이(37.2%)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동네 슈퍼마켓의 정육점(직영 혹은 위탁매장)이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접근성과 일괄 쇼핑 편리성이 뛰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가 점점 쇠락을 거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지표다.

 

 

2위는 대형마트(18.7%)로 냉장(19.3%)이 냉동(7.6%)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정육점과 농축협이 16.2%로 나타났다. 농축협(16.2%)은 냉장(16.7%)이 냉동(8.6%)보다 약 2배 정도 더 많이 나간다. 정육점(16.2%)의 경우 냉장(16%)보다 냉동(19.6%)이 3.6% 포인트 더 많이 판매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정육점이 일반소비자 판매 외에 주변 식당에 식자재 형태로 세절하여 냉동으로 납품하는 물량이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채널은 PC와 모바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PC 주문 비중은 전체 소비 채널의 1.9%에 불과하다. 그러나 냉동육 유통량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업소용 냉동제품의 온라인 주문은 주로 PC로 이루어진다고 분석된다. 온라인 모바일 주문은 6.7%를 차지하며 냉동제품 전체 물량의 18.5%를 차지한다. 온라인(PC, 모바일)이 전체 냉동육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1%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상당한 판매실적을 보인다. 냉동육 유통의 3분의 1이 온라인 비중이다.

 

그러나 온라인(PC, 모바일) 판매가 차지하는 전체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팬데믹 기간이던 작년(2022년)과 비교해보면 PC 판매 비중이 2.6%에서 1.9%로 0.7% 포인트 하락하였고 모바일 판매 비중은 7.8%에서 6.7%로 1.1%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돼지고기 전체 온라인 판매(PC, 모바일) 비중은 2022년 10.4%에서 올해 8.6%로 1.8%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규제조치 이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구매가 활발해진 결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에도 국산 돼지고기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10% 초반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면 앞으로 온라인 비중이 늘어나더라도 온라인 판매 비율(온라인 침투율)의 한계치는 10%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4. 소비 채널 선택 이유, 구매 시 고려사항, 구매 목적

 

소비 채널을 선택하는 이유 1순위는 품질, 2순위는 편리성, 3순위는 접근성, 4순위는 저렴한 가격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축산제품을 구매하는 1순위는 품질인 결과는 이전의 조사 결과와 같다. 그러나 구매 시 고려사항을 보면 1순위는 품질이지만 2순위는 가격이다. 즉 구매하려는 곳을 선택하고 나서는 품질과 가격을 견주어 가면서 선택한다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온라인보다는 현장 구매가 많다.

 

 

수입 돼지고기의 가성비 공략이 고물가시대에는 잘 먹히고 있는 것 같다. 캐나다산 돼지고기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이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원산지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한 조사이므로 구매 목적은 가족 식사가 94.4%로 나타났다. 선물 목적의 구매는 1.2%로 미미하다. 이는 시장이 없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아직 개발할 시장이 넓다고 볼 수도 있다.

 

5. 세부 부위별 돼지 구매 비중

 

2023년 자료에 따르면 20~60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서 고루 사랑받는 1위 부위는 삼겹살로 전체 비중의 32.3%(2022년 32%)를 차지한다. 팬데믹 전후에 크게 변동이 없다. 2위는 앞다리살 21.2%로 나타났고 3위는 목심 16.1%로 나타나 큰 변동없이 꾸준하다. 삼겹살만 강조하는 마케팅이 거의 전부인 현재, 소비자에게 부위별 균형 소비가 자리 잡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또한 균형 소비의 이점이 생산자에게 혹은 소비자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가능한가? 그리고 그 유익은 무엇이 있을까?

 

 

6. 온라인에서 소비자는 무엇을 검색하는가?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이 지난 6년간 어떤 제품에 관심이 있는지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치를 매년 상위 20개씩 순서대로 정리한 (표 1)을 살펴보자. 연차별로 정리되어 있어서 변화하는 소비경향을 키워드를 보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 검색 1위는 삼겹살, 캠핑용, 제주도 테마, 새로운 부위 강세 현상

2018년에서 2023년까지 6년간 네이버의 돼지고기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발견된 몇 가지 경향을 알 수 있었다. 먼저 2023년 키워드 검색 1위를 차지한 삼겹살 외에도 삼겹살을 포함한 연관검색어(삼겹살, 대패삼겹살, 통삼겹, 오겹살, 냉동삼겹)가 검색차트 상위 순위에 오르며 검색어 분석을 시작한 2018년 이래로 여전한 삼겹살 강세 현상이 나타난다. 돼지고기는 삼겹살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다르게 보면 삼겹살 이외의 부위는 균형 소비가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2021년에 혜성처럼 처음 등장한 새로운 검색어인 돈마호크(돼지고기로 만든 토마호크)는 바로 검색어 순위 2위에 올랐고 2022년에 돼지갈비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3년 8월에는 9위로 밀려나서 전망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돈마호크가 주는 화제성과 비주얼의 식상함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소비자는 새로움에 열광하고 식상함에 고개를 돌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돼지갈비는 2022년부터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양념육이나 HMR(가정간편식) 제품으로 반복 구매가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 순위에 오른 도래창(2023년 3위)은 새로운 부위를 찾는 소비자들이 궁금해서 검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래창은 유튜브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하는 성남 모란시장 돼지 부속집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부위이다. 유튜브의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해 주는 사례라고 풀이된다.

 

특히 새로운 음식문화나 신메뉴가 유튜브를 통해서 알려져 영향을 주는 사례가 요즘 특히 늘어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 눈여겨봐야 할 미디어다. 11위를 차지한 오돌뼈도 꾸준히 검색되고 있으며 돼지꼬리가 14위로 들어와 새로운 부위 검색어로 자리 잡았다.

 

특이한 현상으로는 2023년 8월 현재 이베리코는 상위 20위권(2022년 16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베리코에 대한 소비자의 궁금증이 해소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제성과 신비감이 사라진 영향과 수입 냉동육의 제품력이 따라주지 못한 것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2018년 4개의 검색어(이베리코, 이베리코 흑돼지, 이베리코 베요타, 이베리코 돼지고기)로 시작한 이베리코 검색어는 특별한 호재가 없으면 서서히 사그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리코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주었다. 돼지고기도 스토리를 입힐 수 있다는 가능성, 새로운 품종에 대한 소비자의 호기심, 수입 냉동육에 대한 편견 없는 선호 등 우리가 기존에 생각했던 고정관념에 대해 질문을 던진 좋은 기회라고 본다.

 

그 외에도 일반 정육점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부위인 뒷고기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여 2018년부터 2023년에 걸쳐 꾸준히 상위권(2023년, 5위)에 등장하고 있다. ‘도래창’이나 ‘뒷고기’ 검색이 많은 것은 다양한 구이 부위에 대한 소비자의 궁금증과 호기심이 여전하다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뒷고기라는 검색어는 2018년 무렵 참PD라는 유튜버를 통해 알려졌던 반야월뒷고기의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유명 유튜버가 새로운 부위를 소개하고 이를 보고 모방 소비를 하려는 유튜브 시청자의 구매 행동이 상당한 파급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중요한 사례다.

 

(2) 구이용 특수부위 및 새로운 부위 강세 현상 지속 예상

이 외에도 2021년 돼지 뒷다리살이 최초로 19위(2022년 17위)에 올랐는데 온라인 매장에서 저렴하게 대량 포장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검색이 많다. 이는 유튜버들이 뒷다리를 이용한 가성비 요리를 소개하고 있는 영향도 있어 보인다.

 

2023년 앞다리살은 18위에 처음 들어왔는데 삼겹살보다 저렴한 가성비 부위의 대체 수요 영향이 있어 보인다. 앞다리살은 일반 정육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상적 아이템이라서 2022년까지는 온라인 검색어 순위에 들지 못했었다. 불황의 영향일 수도 조리 메뉴의 다각화일 수도 있다.

 

☞ 정리하자면 네이버 돼지고기 관련 인기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지속적인 삼겹살 강세 현상과 캠핑용 아이템, 제주도 테마 강세와 특수부위 구이용 부위(항정살, 뒷고기), 새로운 부위(도래창, 껍데기, 오돌뼈, 돼지꼬리 )에 대한 관심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조사와 마찬가지로 네이버 검색어로 분석해 본 소비경향은 한돈의 구이용 부위에 대한 여전한 소비 쏠림현상으로 인한 소비 부위 양극화로 구이용이나 새로운 부위에 대한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뒤집어 생각하면 새로운 습식조리 방법이 알려질 기회가 많다는 가능성이 열려있어 보인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9월호 68~74p 【원고는 ☞ jynam@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