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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혁의 돼지 이모저모, “소비자들이 이상육(異常肉)을 이해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조 제 혁 자문위원

책을 읽으면서… 일이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일을 할 때는 잘 몰랐는데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가치 있는 일, 끝으로 그냥 하는 일로 나누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필자는 현장에서 땀 흘리면서 경험한 내용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로써 지면을 채우기로 했다.

 

이번에는 어떠한 내용으로, 그리고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줄 제목을 무엇으로 지면을 채워볼까 고민을 되풀이하다가 지난 5월 중순 발생한 구제역이 떠올랐다. 그래서 구제역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열공을 하던 중 “소비자들이 이상육(異常肉)을 이해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귀가 정말 맞는 글귀인지 필자는 태클을 과감하게 한번 걸어볼까 한다.

 

구제역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 구제역 백신을 소, 돼지 등 발굽이 있는 가축에게 접종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는 축산인으로서 의무 사항이다. 그런데 소보다 돼지에게 있어서 고민거리는 이상육(異常肉) 발생률이다. 초기에는 소비자들에게 항생제 목살, 항생제 돼지고기, 고름 목살, 그리고 목심 화농으로 불리다가 언론을 통해 “이상육”으로 최종 정정되었다.

 

“이상육”을 네*버 인터넷 어학 사전에서 검색해보니 나오지 않는 단어이다. 단지 이상(異常)이란 뜻이 “정상적인 상태와 다름”, ”비정상”으로 표기되어 필자는 정상적인 상태와 다른 고기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이상육 발생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지면에 많은 이야기를 하였고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생략하려고 한다. 단 앞에서 제목으로 제시한 “소비자들이 이상육을 이해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귀가 맞는지에 대하여 필자는 이야기하려고 한다.

 

돼지고기는 우리나라 물가안정 중점 관리품목에도 들어있고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육류 중의 하나이면서 지금처럼 고돈가 일 때는 아닐지 모르나 옛날에는 회식의 대표적 메뉴이다. 필자도 현장을 다닐 때 많게는 1주일에 3~4회 돼지고기를 먹었다. 그런데 이상육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초 구제역 첫 발생이 시작되면서 전국 농장들이 일제히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서이다.

 

필자가 육가공업체 담당자들에게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도 이상육은 있지 않았나? 라고 물어보니 타 백신에 의해 가끔 보이기는 하나 지금 우리가 눈으로 보는 이러한 이상육은 아니었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백신이 오일 주사제라 손에 묻으면 기분 나쁘게 끈적거리고 쉽게 지워지지 않으며 권장 방법대로 접종하지 않으면 이상육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필자가 태클을 걸고 싶어 하는 부분은 “이상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표현을 “이상육이 없어져야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귀로 수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모든 식품에 있어서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주 작은 사소한 불량품에 대해서도 클레임을 강하게 제시하면 언론을 통해 회사의 흥망이 좌우되기도 한다. 따라서 돼지고기에서도 ‘이상육을 줄인다(?)’는 표현이 맞는 표현이 아니라고 절대적으로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연간 경제적 손실을 숫자로 표시를 하지 않더라도 엄청나게 클 것으로 확신하며 이상육은 절대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돼지를 출하하다 보면 생산자인 농장은 이상육이 몇 두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다는 듯 많이 나오면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당연시하고 육가공업체도 이상육이 발생하면 두당 공제금액을 공제하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먹는 돼지고기이며 목심 부위는 삼겹살과 더불어 특히 좋아하는 부위가 아닌가?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안전성을 고려하면 절대적으로 발생하여서는 안 된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이상육이 발생한 돼지는 벌레 먹은 과일이란 무엇이 다를까? 이상육 부위를 도려내면 괜찮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그리고 쉽게 넘어가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농장들은 출하차당 1두도 발생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힘들더라도 백신을 정확하게 접종해야 한다. 1두도 발생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필자도 농장 경험에서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지만 고기 판매장에서 판매할 목심 부위가 부족하다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다. 정말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고 다시 한번 또 생각하자. 이상육은 절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돼지고기도 식품이기에 당연하다.

 

 

■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제안해본다.

첫째. 전문가들은 1침 1두라고 이야기하는데 최소 1침 3두를 지켜주고 이것도 힘들면 연속 주사기를 통해 계속해서 권장하는 바늘 크기로 바늘만 교체해주는 것으로 하자.

 

둘째. 접종 부위는 알코올 솜이나 소독용 티슈를 사용하여 반드시 닦아주자.

 

셋째. 접종 시 힘들더라도 1마리씩 정확하게 접종해야 한다. 따라서 직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농장주가 직접 담당하여 접종하자. 그만큼 중요한 사항이다.

 

넷째. 이상육이 1두도 나오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지금까지 굳어진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연간 목표를 정하고 몇 년 뒤에는 1두도 발생하지 않게 농장 연간 생산성 목표에 이상육이 1두도 없는 목표를 추가로 정하자.

 

필자가 생각하는 한 가지 방법은 출하차당 10% 이하 목표에서 시작하여 매년 3% 혹은 5%씩 감소 목표를 정하여 몇 년 뒤에는 이상육이 없는 목표로 정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리고 출하차당(80두 기준) 1두도 발생하지 않으면 8만원, 3두가 발생하면 5만원을 적립하면서 1년 후에는 적립한 금액을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포상한다면 직원들이 더 열심히 접종에 정성을 들이지 않을까?

 

이렇게 해서라도 이상육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반드시 이상육이라는 단어가 네*버 어학 사전 검색어에도 없듯이 우리 양돈업계에서도 없어져야 할 단어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나라 양돈농장들의 당연한 의무이면서 책임이다. 필자는 이를 강력하게 제안하면서 글을 마친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3년 7월호 102~104p 【원고는 ☞ jjhpak0420@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