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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포유자돈 설사병에 대한 현장 감별 요령

강 상 철 DVM, Ph.D. / ㈜옵티팜 평가센터

최근 경기 북부와 강원도 소재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추가 발생이 주요 이슈로 대두되었다. 더군다나 동절기는 병원체가 외부 환경에서도 장기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므로 올 연말 양돈농가의 전염병 발생에 대한 시름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 환절기로 변화하면서 분만사 포유자돈의 설사병과 이유자돈의 호흡기 질병은 많은 농장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해답 없는 과제이다.

 

특히 갓 출생한 자돈에서 설사병에 의한 폐사율 증가 및 성장지연은 자돈 생산성 측면에서도 직접적인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본고에서는 동절기를 앞두고 분만사 내 자돈의 설사에 관여하는 병원체의 종류 및 이에 대한 현장의 신속한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감별 포인트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포유자돈의 주요 설사병 원인

 

출생 후 일주일 정도는 신생자돈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적정 수준의 면역력 획득에 집중해야 하는 중요시기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자돈의 생리적 상태를 고려한 사육 환경의 조성, 모유 섭취량 증대, 위생적인 처치나 접종 등이 매우 중요하며, 농장 상황에 맞추어 계획적으로 설계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계절 특성상 동절기에는 자돈이 전염성 질병의 노출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매년 동절기에 접어들면 돼지유행성설사(PED)와 같은 바이러스성 설사병에 대한 이슈가 늘어난다. 다만, 최근 양돈 기술의 발전과 농장 시설의 다양화에 따라 질병의 발생 양상도 농장마다 다르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따라서 단순히 설사 증상의 유무만으로 소화기 질병에 접근하려 하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군다나 둘 이상의 병원체가 중복으로 감염될 때는 증상이 심화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현장에서의 원인 파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분만사 내 자돈의 소화기에 영향을 미치는 병원체에 대한 종류, 감염체에 따른 병변의 차이 및 유효한 처치나 예방법 등의 사전 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돼지에서 소화기 계통 전염병의 발생은 자돈의 연령 구간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을 보인다. 즉, 포유자돈, 이유자돈 및 육성·비육돈 구간별로 주로 감염되는 병원체의 종류가 다르다. 이 중에서 분만사 내 포유자돈 구간이 가장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가 설사병에 관여하며, 이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포유자돈에 설사병을 유발하는 세균성 원인체로는 병원성 대장균과 클로스트리디움균이 대표적이다. 병원성 대장균은 체내 감염 후 정착하여 내열성독소(ST)와 이열성독소(LT)를 생산하는 장독소생산성대장균(ETEC)이 주요하다. 추가로 독소는 생산하지 않으나 장내 정착하여 부착 부위에 손상을 일으켜 설사를 유발하는 장병원성대장균(EPEC)도 포함될 수 있다. 장독혈증의 원인체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는 A형과 C형으로 구분되며, A형은 장내 주요 정상 세균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병원성은 분비하는 독소에 비례하여 A형은 알파독소만 분비하며, C형은 알파 및 베타 두 종류의 독소를 분비한다. 또한 장기간 항생제를 복용한 입원 환자에서 발병하는 항생제관련설사병(antibiotic-associated diarrhea)의 원인체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도 포유자돈의 설사병 원인체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최근 항생제 남용에 따른 정상 세균총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질병 문제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데, 장구균 또한 이러한 이슈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설명할 수 있는 세균이다. 흔하지는 않으나 일부 농장에서 포유자돈의 만성적인 설사병 사례에서 장구균과 관련된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호발하는 바이러스성 병원체로는 돼지유행성설사바이러스(PEDV)와 로타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PEDV의 증상이 로타바이러스에 비해 심한 편이다. 이는 두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숙주세포의 조직학적 위치 차이에 의한 것으로 PEDV 감염 시 소장 융모의 손상 정도가 더 심하게 진행되므로 증상 또한 악화한다. 이 외에도 돼지열병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악성 전염병 바이러스가 포유자돈의 설사에 연관되며,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다양한 다른 바이러스들도 자돈의 설사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 바이러스는 국내 연구진을 통해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과거 3년간 코로나19를 통해 경험한 것처럼 아직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병원체가 주변에 존재할 수 있고 국가간 교류 증가나 진단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존의 PEDV나 로타바이러스와는 다른 설사병 원인체가 대두될 가능성도 더 이상 헛된 상상은 아닐 것 같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농장에서 문제가 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의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기존과 다른 또는 비특이적인 임상 증상의 발생 여부를 지속해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기생충성 병원체로는 구포자충(콕시듐)이 가장 대표적이며, 배출된 오오시스트(oocyst)에 들어있는 난포낭(sporocyst)과 감염체인 포자체(sporozoite)의 구성에 따라 돼지 등포자충(Isospora suis, 최근 Cystoisopora suis로 변경)과 여러 종류의 구포자충속(Eimeria spp.)으로 구분된다. 감염에 따른 병원성은 돼지 등포자충 감염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나며, 실제 국내 포유자돈 설사병 사례에서 검출되는 경향을 보면 대부분 등포자충이 검출되고 있다.

 

추가로 포유자돈 구간에서는 설사 증상이 동반되는 비감염성 질병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모유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저혈당증이다. 포유자돈에서 저혈당증이 발생하면 초기 설사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상태가 지속되면서 신경 증상이나 폐사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직접적인 소화기 감염증이 아니더라도 발열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병 상황이나 섭취하는 물질이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염성 질병과는 달리 비감염성 질병은 개체간 전파력이 없으므로 해당 원인에 감수성이 있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개체에 한정된 발병 경향을 보인다. 또한 비감염성 원인에 의한 설사 증상은 지속 기간이 감염성 질병에 비하여 짧거나 일시적일 수 있어 다소 차이가 있다.

 

2. 감염성 설사병의 감별진단 포인트

 

현장에서 감염성 설사병에 이환된 포유자돈의 가장 중요한 육안적 관찰 포인트는 설사변의 상태, 탈수 증상의 정도 및 이환된 개체수(전파력)가 아닐까 싶다. 이 중 설사변은 수분이 많아 자돈의 체표면이 흠뻑 젖을 수 있는 심한 수양성 설사부터 크림과 같은 연변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체로 심한 탈수를 동반한 수양성 설사는 장 코로나바이러스나 대장균성 설사병에 해당할 수 있고, 회백색 또는 담황색의 크림양 설사는 콕시듐증을 우선 의심할 수 있다. 또한 혈액이 포함된 수양성 설사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C형에 의한 장독혈증의 특이 소견이다.

 

다만 이러한 분변의 성상에만 국한된 질병의 감별은 감염된 병원체의 병원성이나 중복으로 감염된 병원체의 수, 농장 내 약물 처치 여부, 포유자돈의 개체별 면역력 등에 따라 진단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포유자돈의 감염성 설사병에 대한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실험실 진단검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현장에서 파악되는 증상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은 검체와 검사 항목 선정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게 되므로 정확한 정보 수집은 정확한 진단을 위한 필수 선행 요소이다.

 

포유자돈에서 설사가 발생하는 기전은 총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감염된 병원체가 생성하는 독소에 의한 장 분비기능 항진으로 분변에 과도한 수분이 포함되는 분비항진(hypersecretion) 기전이 있다. 두 번째는 병원체의 감염에 따라 장 융모가 손상되면서 섭취된 모유의 정상적인 흡수가 불가능해지는 흡수불량(malabsorption) 기전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감염된 병원체에 의해 장 융모를 비롯한 점막면이 손상되고 이에 대한 염증반응(inflammation)이 동반되어 설사가 발생하는 기전이다. 이러한 세 기전중에서 병원성 대장균증은 대표적인 분비항진성 설사병이며, 코로나 또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흡수불량성 설사병에 해당한다. 클로스트리디움이나 콕시듐은 장 점막층 손상에 의한 흡수불량과 염증이 복합되는 기전으로 설사가 발생한다(표 2).

 

 

이러한 병원체별 발병기전의 차이는 부검을 통해 내부장기를 관찰해 보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현장에서 부검할 경우, 우선 고려해야 할 점은 설사 증상이 있는 개체가 정상적인 모유 섭취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사가 발생하였나 점검하는 것이다. 특히 저혈당증과의 감별을 위해서는 출생 직후부터 정상적인 모유 섭취가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이는 부검한 개체의 위 내용물 양과 상태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병원성 대장균증이나 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어떠한 감염성 설사병에서도 모유 섭취 행동은 설사 증상과는 별개로 일정 수준 유지되므로 위 내 응고된 모유 성분이 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탈수는 설사가 지속되면서 체내 수분이 소실되는 결과로 발생하기 때문에 비록 탈수로 심하게 위축된 개체라 하더라도 대개 위 내 내용물은 어느 정도 관찰된다.

 

 

소장은 포유자돈의 감염성 설사병 부검에서 가장 집중하여 살펴야 할 부위이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을 제외한 주요 포유자돈 설사병 관련 병원체는 감염 후 소장에서 존재하며, 해당 부위에서 정착하면서 병변을 형성한다. 병원체별 감별 포인트는 (사진 1)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표 3)에서 정리하였다. 같은 수양성 설사 증상이라도 병원성 대장균증에서는 소장의 육안적 변화를 관찰하기 어렵다. 이는 균체가 감염되더라도 육안적으로 식별이 가능한 소장 점막면의 손상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성 대장균증은 병리조직 또는 미생물학적 검사와 같은 실험실 검사를 통하여 감염 여부를 최종 규명할 수 있다.

 

반면 바이러스성 설사는 감염된 바이러스가 융모 상피세포에 감염되어 증식하면서 융모를 파괴하므로 장벽이 얇아진다. 또한 손상된 장 융모는 섭취된 모유 성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으므로 소장 장간막의 유미관도 소실된다. 장벽이 얇아지는 정도는 감염된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차이가 있고 일부분에서만 나타날 수 있으므로 평소 부검에서 정상적인 포유자돈 소장의 두께를 눈에 익혀두면 병변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C형은 심한 출혈성 변화와 소장 점막 손상에 따른 염증 및 위막 형성으로 오히려 소장벽이 비후되어 두껍게 느껴질 수 있다. 포유자돈 구간에서는 로소니아 감염에 의한 임상적인 장염 발현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육돈의 회장염과 같은 소장 병변이 포유자돈에서 느껴진다면 우선 클로스트리듐균에 의한 장독혈증을 의심하고 실험실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3. 감별을 위한 실험실 진단검사

 

설사병이 의심되는 개체에서 병원체의 최종 검출은 실험실 진단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병원체에 대한 항원검사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이용하여 병원체의 고유한 유전자를 증폭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과 검체에서 직접 감염된 세균을 분리하는 세균배양검사, 분변으로 배출된 기생충의 충란 또는 오오시스트를 검경하는 현미경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진행된다.

 

다만 이러한 항원검사는 장 조직 또는 내용물에 존재하는 무수한 병원체 중 일부 병원체를 검출하는 것이므로 검출된 병원체가 실제로 설사 증상을 유발하였는가에 대한 추가적인 감별이 요구된다. 또한 한 개체에서 여러 병원체가 검출되었을 경우, 실제 설사병에 관여하는 병원체를 감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러한 추가적인 감별은 검사 의뢰 전에 이미 진행한 주요 증상, 부검 소견, (표 3)에서 제시한 병리조직학적 병변의 확인을 통하여 감염된 병원체가 만들어낸 특이적인 증상 및 병리학적 소견과 비교함으로써 확진할 수 있다. 또한 일부 병원체는 면역조직화학(IHC)를 통하여 조직 병변에서 직접 항원의 존재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실험실 진단검사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정확한 발병 정보 파악과 의심되는 병원체의 1차 선별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검사에 적절한 검체가 전달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증상 파악이 어려운 경우, 실험실에 직접 사체를 의뢰하여 부검부터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이미 항생제가 처치된 개체를 이용하여 검사를 진행하면 투여된 약물의 영향으로 세균성 병원체의 검출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검사 개체 선별에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농장에서 의심 증상을 최초로 발견한 다음에는 즉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검사할 개체를 분리한 다음 사전 처치를 고려할 수도 있다. 사체 제공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분변을 통한 항원검사도 가능하다. 분변을 의뢰할 때 분변의 양과 신선도를 고려하여 가급적 외부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고 주변 환경의 오염이 적은 분변을 채취한다. 또한 여러 가지 항원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특성상 검체량은 3ml 이상을 채취하여 의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참고문헌

1. Zimmerman JJ, Karriker LA, Ramirez A, et al. Disease of swine. 11th ed. 2019. Wiley-Blackwell.

2. Arruda PH. Update on Clostridium difficile disease in swine. 2016.

https://www.pig333.com/articles/update-on-clostridium-difficile-disease-in-swine_11395/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11월호 90~97p 【원고는 ☞ vetksc@optipharm.co.kr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