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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장의 생산성 개선을 위한 모돈과 자돈단계의 질병관리 포인트

임 창 원 부원장 / 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

지난 겨울부터 환절기까지 양돈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다. 질병의 발생으로 사육단계별로 피해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PED, PRRS, 돼지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즈마, 흉막폐렴, 부종병, 회장염,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질병이 농장에 새로 유입되었거나 재발생되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과 같은 심각한 법정전염병의 발생은 없었고 야생멧돼지와 같이 국한된 무리에서 발생하였지만, 이들로 인해 양돈장 도처에 아직도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어 차단방역을 통해 이들 질병이 농장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면 안 되겠다. 또한 직접적인 질병 유입과 함께 비감염성 질환들도 쉽게 목격이 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개선 활동들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원고에서는 농장을 다니며 자주 목격이 되었고 농장에 큰 피해를 준 질병에 대해 모돈과 자돈 단계로 나누어 소개하려고 한다.

 

1. 모돈의 폐사와 생산성을 저하하는 감염성 인자

 

모돈은 임신과 분만이라는 엄청난 신체적 변화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늘 제한된 사육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다만 후보돈 단계부터 반복적으로 백신을 접종받고 신체 면역시스템이 완성된 상태라 감염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잘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을 통해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질병이 유입되거나 사양관리 측면에서의 스트레스와 위생도 저하로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질병이 발생하여 심하게는 폐사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일으키게 된다.

 

모돈의 폐사를 일으키는 감염성 인자로는 클로스트리디움 감염증, 신우신염/방광염, 위궤양, 돼지스트레스증후군, 심부전증, 돼지단독병, 위장관염전, 유열 등이 있고, 생산성을 저하하는 감염성 인자로는 PED, PRRS, 흉막폐렴, 마이코플라즈마, MMA, 파보, 일본뇌염 등이 있다.

 

2. 모돈의 폐사를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감염증

 

농장에 다니다 보면 지제 이상, 불임 등과 같은 원인으로 모돈이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돈이 폐사되는 경우는 굉장히 농장에 커다란 손실을 발생시킨다. 특히 임신말기와 포유 중 모돈의 폐사는 그 피해가 상당히 크다. 연중 일정한 비율의 후보돈 도입으로 모돈 교체를 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모돈의 폐사는 쉽게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임신말기 모돈과 포유 모돈 폐사의 원인으로는 클로스트리디움 감염증이 의외로 많다. 주로 봄부터 여름까지 외기온도가 높아지고 습도 높아지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 감염증은 Clostridium novyi라는 그람 양성, 간균의 세균이 원인체이며 알파톡신이라는 외독소를 분비하여 치명적인 괴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임상증상은 급사인데 멀쩡히 사료 섭취도 잘하고 포유도 잘하던 개체가 전구증상도 없이 죽는 경우가 많다. 클로스트리디움에 의한 폐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후 비정상적으로 빠른 부패와 복부팽만 증상, 부검 시 폐울혈, 혈액성 기관거품, 간의 가스 거품, 피하의 기종 등의 증상으로 확인하며 실험실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사진 1). 이 세균은 분리가 매우 어려우므로 분리를 위해서는 부검 후 재빨리 간, 폐, 비장 등을 밀봉하여 실험실에 즉시 의뢰하여야 하며 분리가 목적이 아니라면 PCR이나 조직검사와 부검 병변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사진 2).

 

 

치료는 바시트라신과 같은 항생제를 첨가하고 유효 백신 접종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와 함께 돈사 내 습하고 더운 공기를 제거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밀이 잘된 신축 돈사의 경우 습도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런 농장에서는 중계휀, 선풍기, 시로코휀 등을 가동하여 강제적으로 돈사 내 공기 순환을 만들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3. 모돈의 생산성을 저하하는 생식기 감염질환과 관리 방법

 

양돈장에서 자궁내막염은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요 임상증상은 외음부에서 농의 형태로 관찰된다. 이는 대장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의 상행 감염으로 발생한다. 이외에 유방염, 자궁염, 무유증은 분만 후 12시간에서 3일 사이에 주로 관찰된다. 이것들의 원인은 유선이나 비뇨 생식기에 세균감염 때문이며 이로 인해 자돈 폐사율 증가와 이유체중 감소를 유발한다. 이를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분만 전·후 위생적 관리가 필요하며 모돈의 체형관리, 운동, 미끄럽지 않은 바닥, 충분한 음수량이 요구된다(사진 3).

 

 

제대로 된 사양관리에도 농이 지속된다면 수의사와 상의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자궁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자궁내막염의 경우 초음파 화상에서 자궁강 내 다량의 액체 저류와 미세한 면상 침전물 등이 관찰되며 심한 경우 자궁 내강에 상당량의 액체로 부풀어 있는 형태로 관찰되기도 한다(사진 4).

 

 

수의사를 통해 자궁염 진단을 받았다면 소염제와 항생제를 처방받아 적극적 치료하도록 한다. 또한 자궁 세척은 물론 특별 조제된 자궁염 치료제를 주입하여 자궁이 충분히 회복한 상태에서 교배가 되도록 하고 교배, 분만 과정의 위생 상태를 자세히 따져 보아야 한다(사진 5).

 

 

4. 모돈의 생산성을 저하하는 요로감염

 

모돈의 생식기는 해부학적 구조상 비뇨기와 매우 근접하며 비뇨기의 문제로 생식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양돈장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비뇨기에 세균이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요로감염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질병이지만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모돈이 분만, 교배 시 외음부를 통해 방광과 신장에 감염이 일어나는데 분만 당일과 교배 직후에 병원체 분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6).

 

 

모돈에서의 발병률은 3~15% 수준이나 심할 경우 40%까지 증가하기도 한다. 임신기간 동안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분만 후 MMA 발생률이 높다. 요로감염은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서 외음부가 분변에 직접 접촉하여 발생하며 고산차, 면역력 저하 상태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요로감염이 발생하면 농장에 비생산 일수와 도태율 증가, PSY가 감소하며 유산증가, 산자수 감소, 수태율 감소, 급사, 혈뇨의 증상을 보인다. 요로감염은 음수 섭취량 부족이 주요 원인이며 운동 부족, 돈사의 위생 상태 불량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요로감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감수성이 좋은 항생제의 투약과 유기산제를 급여하는 방법이 있다.

 

한번 발생한 요로감염은 쉽게 해결되지 않으므로 집중적인 투약과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음수에 유기산을 투약하여 공급하면 음수 섭취량의 증가는 물론 오줌의 산성화로 요로 내 병원체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어 요로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5. 모돈의 생산성 저하와 자돈의 폐사를 야기하는 PED

 

작년 동기간과 비교하여 올해 양돈장에서 PED가 다발하고 있다. 비육 위탁장에서 발생이 많았으며, 일괄 사육농장에서도 발생하여 약 4주 치 물량의 자돈이 폐사되고 모돈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등 다양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사진 7).

 

 

PED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모돈에는 설사, 식불 등 증상이 약하나 7일령 이하 자돈에서는 상당히 높은 비율로 폐사를 유발하고 구토, 수양성 설사를 동반한다. 모돈은 자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상증상은 약하나 조기이유, 식불 등으로 인해 이전과 비교해 번식성적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생산성적을 저하하며, 이환된 자돈이 거의 폐사되기 때문에 자돈단계에서는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PED는 경구감염이 주된 감염경로로 차량을 통한 전파가 주로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PED에 유효한 생독, 사독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백신 접종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양돈장에서 일단 발생이 되면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6. 자돈단계의 폐사와 생산성 저하를 일으키는 소화기성 질환

 

과거와 달리 자돈단계에서는 PCV2, PRRS에 대한 유효한 백신이 개발되어 있고 다양한 컨트롤 전략들을 통해 이들 질병으로 커다란 피해를 보는 농장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자돈, 육성, 비육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종병, 회장염, 적리 등의 피해를 보는 농가들은 조금씩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질병은 자주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발생 시 꽤 높은 수준으로 자돈 폐사와 위축을 일으킨다. 물론 유효한 백신이 개발된 질병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질환들은 항생제와 보조제 투약 정도로 컨트롤하는 경우가 많아 투약 비용 증가와 같은 경제적 부담으로 농가의 생산성을 저하하고 있다. 이러한 질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돈사의 위생도를 높이고 적절한 사양관리와 유효 백신을 철저히 접종해야 하며, 과도한 항생제 사용보다는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생균제와 유기산제를 꾸준히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돼지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은 대략 60여 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중 해외 악성 전염병을 제외하고 백신의 효과가 우수하여 백신 접종으로 잘 컨트롤되는 질병을 제외하면, 우리가 신경 써야 할 질병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데도 해마다 같은 질병의 발생이 반복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질환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들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세균은 매우 작아서 사람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컨트롤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농장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이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질병관리에는 왕도가 없으므로 이를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철저한 백신 접종과 차단방역, 돈사의 위생도 향상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늘 전문가들을 통한 농장과 돈군을 점검받아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야 질병으로 인한 피해 없이 생산성 향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5월호 64~70p 【원고는 ☞ icw98@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