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감염 상태에 따라 농장을 분류해 보면 청정화 농장, 안정화 농장, 불안정 농장으로 구분되는데 청정화 농장은 PRRS바이러스가 농장에 없는 것이고, 안정화나 불안정 농장은 PRRS바이러스가 농장에 있는데 번식돈군이 안정이냐 불안정이냐의 차이이다. 다시 말하면 PRRS 안정화를 유지하는 것은 국내 양돈장의 90% 이상이 농장마다 다른 형태의 PRRS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농장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반드시 안정화를 이루고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표 1) PRRS바이러스 감염 상태에 따라 농장 분류
2. PRRS바이러스 감염 상태에 따른 농장 상황
PRRS 안정화란 PRRS바이러스가 유입되어 불안정해진 농장이 해당 바이러스에 농장 번식돈군 전체가 감염 후 면역을 형성하고 이후 몸 안에 바이러스가 사라지면서 PRRS 항원 음성인 자돈을 분만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직감염 없이 분만사에서 PRRS 음성으로 태어난 자돈은 보통 이유 이후 자돈이나 육성구간에서 유입되었던 PRRS바이러스에 재감염되고 영향을 받게 된다. 기존의 번식돈들도 재노출은 되나 영향은 받지 않고, PRRS 음성 자돈을 지속해서 생산해낸다.
PRRS 청정화 농장과 안정화 농장의 차이를 간단히 얘기해 보면, PRRS 청정화 농장은 우선 돈군이 건강하여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약품 사용도 적고 소화기 질병 쪽으로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이유 후 육성률도 우수하고 출하일령도 빠르다. 질병 부분이 많이 배제되다 보니 전적으로 사양관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성적이 우수한 농장이 대부분 여기에 많이 속한다.
이에 반해 PRRS 안정화 농장은 방역적으로 불안정한 농장이 많으며, 이유 후 농장 내 순환 감염되는 PRRS바이러스의 감염이 자돈, 육성/비육 중 어느 일령에서 나타나는지에 따라 질병 발생 위험도에 차이가 있다. 그리고 돈군의 질병을 안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투약이나 백신 등 약품 사용 빈도가 다소 높고, 출하일령도 청정화 농장에 비해 늦은 편이다. 하지만 PRRS 안정화 농장 중에서도 청정화 농장만큼의 생산성을 내는 농장도 다수 존재한다.
PRRS 불안정 농장이란 PRRS 청정화나 안정화된 농장에 다른 농장의 PRRS바이러스가 돼지 체내나 정액, 차량이나 사람, 물품 등에 포함되어 들어와 우리 농장의 돼지를 감염시켜 번식돈군에서 순환 감염과 함께 분만사 수직감염이 나타나는 것으로 PRRS바이러스가 외부에서 유입된 농장을 말한다. 본고에서는 북미형 PRRS바이러스 유입으로 불안정 되었다가 다시 안정화된 농장을 정기 방문하면서 확인했던 임상 관찰 기록과 검사 결과 변화에 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3. PRRS 불안정에서 안정화된 농장의 임상 관찰과 검사 결과 변화
(1) 2020년 12월 27일 방문
2020년 12월 24일 임신초기돈에서 식불이 1두 관찰되고, 12월 25일 추가로 4두가 식불이 확인되면서 12월 27일 급히 농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방문 당시 식불돈은 스톨에서 임신사 군사칸으로 이동시킨 상태였고, 모돈 상태는 호흡기나 소화기, 발열 등 특이사항이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최근 유·사산도 없었으며, 수태율도 85~90% 정도 유지되고 있었다고 한다. 분만사 포유자돈이나 자돈, 육성/비육돈도 호흡기나 소화기 문제없이 안정적인 상태였다.
12월 29일 검사 결과 식불모돈 혈청에서 북미형 PRRS 항원이 검출되어 12월 30일 긴급히 북미형 PRRS 생독 백신을 번식돈군에 일괄 접종했고, 2021년 1월 30일에 북미형 PRRS 생독백신 2차 접종 이후 3개월 간격으로 보강 접종하기로 했다.
(2) 2021년 1월 5일 방문
2021년 1월 5일 재방문하게 되었는데, 1월 4일 후보돈 입식이 있던 날 임신말기돈 2복이 유산되고 방문 당일 2복이 추가로 유산되었다. 참고로 이후 1월 10일까지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까지 분만 예정이던 임신말기돈에서 유산이 매일 지속해서 발생하였다. 1월 6일 검사 결과에서 유산 태반과 포유자돈, 35일령 자돈에서 북미형 PRRS 항원이 검출되었고 후보돈 혈청에서는 항원 항체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어 이전 식불모돈에서 검출된 PRRS바이러스가 기존 모돈에 유산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3) 2021년 2월 23일 방문
2월 23일 방문 시 2월 분만사에서 18복 분만복의 포유 개시두수 합이 108두였다(모돈당 포유 개시두수 6두, 표 2 참고). 1월 분만된 자돈이 이유되어 자돈사로 이동되었는데 환돈이 다수 확인되면서 폐사두수가 증가했고(사진 1~4 참고), 당시 육성/비육사는 특이사항이 없었다.
(표 2) 농장 평균 이유두수 대비 실제 이유두수 비율(%)
참고로 1월 10일 이후로는 유산은 없었으나, 1~2월에 분만사 사산이 증가하고 포유 개시두수가 적어 생산두수가 많이 감소한 상태였다.
(4) 2021년 3월 23일 방문
3월 23일 방문 시 분만사 자돈에서 특이점은 없었으며, 이유 후 설사와 관절 문제를 보이는 개체가 다소 증가한 상태였으나, 자체적으로 도태를 해서 그런지 심한 위축 자돈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실험실 검사 시 설사에서는 로타바이러스 확인되었고, 관절에서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라이니스와 연쇄상구균이 동시에 검출되었다.
(5) 2021년 4월 27일 방문
4월 27일 방문 시 이유 후 자돈 구간부터 폐사두수가 감소하고 전체적인 돈군 상태가 이전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물론 유·사산 증가, 이유 후 폐사, 위축돈 공격적 도태 등으로 빈 돈방이 다수 확인되었다. 채혈 검사 결과 40일령 항체가가 매우 낮게 확인되고, 항원도 검출되지 않아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6월에 채혈을 추가로 실시하여 안정화 부분을 판단하기로 하였다.
(6) 2021년 6월 29일 방문
2021년 6월 29일 방문 시 비육사에 빈 돈방이 많이 확인되는 것을 제외하고 돈군 상태는 PRRS 유입 이전처럼 완전히 안정화된 상태였다. 채혈 검사에서 포유자돈과 40일령에서 북미형 항원이 검출되고 40일령 항체가가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특별한 조치 없이 지켜보고 2개월 후 채혈해서 다시 확인하기로 하였다. 이후 2021년 8월(타 기관 검사, 결과 미첨부)과 10월 검사한 결과에서 번식돈군이 모두 안정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4. 마무리
해당 농가는 북미형 PRRS 생독백신을 모돈에 4개월 간격으로 일괄 접종하고 자돈은 생후 2주령에 다년간 지속해서 접종하던 농가였다. 하지만 사건 발생 당시는 모돈에 정기 접종한지 5개월이 경과된 시점으로 정기 백신 접종 시기를 놓친 상태였다. PRRS 생독백신의 경우 면역 지속기간을 고려해 가장 추천하는 시기는 3개월 간격으로 번식돈군에 일괄 접종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소 늦었지만 백신 접종을 4개월에서 3개월 간격으로 조정하였고, 지금도 지속해서 접종 중이다. 유입 이후에도 백신은 변경하지 않았고, 이전 사용 중이던 백신을 그대로 적용했고 지금도 접종 중이다.
정리해보면 PRRS 유입 이후 식불을 시작으로 임신말기돈 유산 피해가 있었으며, 이는 백신 접종 후 10일이 경과된 시점부터는 추가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1월과 2월 분만사 사산두수가 증가하여 포유 개시두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해당 자돈들이 이유되는 2월과 3월에 자돈사에서 위축과 관절이 다수 확인되었다.
실험실 결과상으로 최초 유입 확인 시점은 식불모돈의 채혈 혈청에서였는데, PRRS 감염 시 혈중 항원 검출 기간을 고려한다면 증상 발현 후 1~2일 경과 후 채혈하는 것이 검출 가능성이 크다. 사육 구간별 항체가가 불안정하다고 확인된 시점은 2월이었고, 이후 6월 검사시까지 불안정으로 확인되었다.
임상적으로 번식돈군은 3월 분만부터 다소 안정되었고 자돈 구간은 4월 이후부터 안정된 상태로 확인되었다. 농장주가 공격적으로 자돈 구간의 위축 개체들을 도태했기 때문인지 육성/비육 구간에서는 유입 이후부터 종료시까지 특이점은 관찰되지 않았다. 농장 전체적으로 사육두수가 차고 정상 출하가 이루어지며 분만이 어느 정도 맞춰진 시기는 2021년 9~10월 정도이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2년 2월호 【원고는 ☞ hypervet@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