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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돼지열병 LOM백신과 생마커백신간의 생산성 비교

최세은 수의연구사 /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Ⅰ. 서론

 

최근 양돈장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을 활용하여 돼지들의 사육환경과 생산성을 향상하고 백신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게 되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설비된 스마트팜에서 백신 접종 후 사료 섭취 효율, 증체율 및 활동성과 이후 도축 출하일령 계산 등이 가능하여 백신 종류에 따른 농장 생산성과의 경제적 이익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돼지열병연구실(이하 검역본부)에서는 백신 개발단계에서 돼지의 바이러스질병 예방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검역본부에서 ICT 기술을 이용한 생산성 분석 사업 수행 후 국제학술지 백신지(Vaccines)에 게재한 결과인 ‘돼지열병 LOM백신과 생마커백신간의 생산성 비교’ 자료를 본지를 통해 소개함으로써 향후 양돈농가에서 돼지열병 백신 선정 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Ⅱ. 본론

 

1. 양돈장 ICT 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이란 정보를 가지고 의사소통을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축산에서 이용하는 ICT 융·복합 기술은 원격 및 자동으로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양돈장 ICT 기술은 환경관리, 생산관리(자동 급이시설, 선별기, 음수 관리기 등) 및 경영관리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과 사료비 절감을 목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생산관리 장비를 이용하면 사육단계별 돼지의 음수량, 사료 섭취량 및 체중 등의 기록이 가능하다. 이는 사료 교체, 약물 투약 및 백신 접종 등에 따른 돼지의 사료 섭취량, 체중 변화 등의 측정이 가능하고, 이러한 데이터는 도축 출하일령 및 모돈의 산자수 등에 끼치는 영향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그림 1).

 

 

2. 돼지열병 LOM백신

 

국내 돼지열병 백신은 일본 Sato 박사에 의해 분리되어 국내 도입된 돼지열병바이러스(CSFV, Classical swine fever virus) LOM주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으로 약간의 병원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지만 우수한 면역원성으로 지난 40년 동안 사용되고 있다.

 

2009년경부터는 양돈농가의 요구로 돈단독백신과 함께 접종하는 돼지열병·돈단독 혼합백신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돼지열병·돈단독 혼합백신은 모돈 교배 전 1회 접종, 자돈 55~70일령 사이 1회 접종하고, 종돈장에서는 자돈 40일령, 60일령 2회 접종하고 있다.

 

돼지열병 LOM백신은 청정화 실패 이후 2003년 전국적인 백신 일괄접종 시부터 임신모돈에서 유·사산의 문제가 지속해서 대두되어왔다. 또한 2004년과 2014년 2차례 걸친 대규모의 제주도 LOM백신 노출 사태에서는 LOM백신의 병원성 문제가 표면 위로 드러났다.

 

물론 LOM백신은 병원성이 강한 야외 돼지열병바이러스 방어에 효능·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돼지열병 항체가 없는 임신모돈에 유·사산을 유발할 수 있고, 항체가 없는 어린 자돈에 접종 시 면역 저하를 일으켜 타 질병 감염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돼지열병 LOM백신이 접종되어 항체가 형성된 돼지들에 대해서는 이후 LOM백신이 접종되더라도 위와 같은 영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내륙지역(제주도 제외)에서는 수십 년간 사용한 LOM백신의 피해를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육지의 LOM백신 접종 양돈농가들은 상대적인 생산성 손해를 입고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과 더불어 양돈장의 ICT 기술을 이용하여 돼지열병 LOM백신을 최근 개발된 생마커백신과 비교하여 생산성 분석이 요구되고 있다.

 

3. 돼지열병 생마커(Flc-LOM-BErns)백신

 

검역본부에서는 2010년부터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돼지열병 청정화를 위한 백신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E2 마커백신을 개발하였고, 더 나아가 생마커백신까지 개발하였다. 생마커백신은 2016년부터 동물약품백신회사에 기술 전수 및 품목허가를 득하였고, 2020년부터 충남을 위주로 전남, 전북, 경남, 경북, 충북, 경기도에서 판매되어 사용되고 있다.

 

E2 마커백신은 2가지 한계가 알려져 있는데, 임신모돈의 수직감염 방어를 완벽히 못 한다는 것과 2회 접종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이는 긴급 백신(Emergency Vaccine : 1회 접종으로 2주 내 방어항체를 형성해야 함)으로 사용할 수 없고, 현재 농가에서는 돼지열병과 돈단독을 혼합하여 1회 접종하는 돼지열병·돈단독 혼합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나, E2 마커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하고 돈단독은 별도로 접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돼지열병 생마커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LOM백신의 부작용(임신모돈 유·사산, 자돈 문제)을 해소하였고, 긴급 백신으로의 사용 가능과 임신모돈 수직방어 뿐만 아니라 돈단독과 혼합백신으로 출시되어 돼지열병·돈단독 혼합백신에 익숙한 양돈장에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야외 돼지열병바이러스 감염과 생마커백신에 의한 항원 및 항체 감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마커백신의 장점 중 다른 나라와 대별되는 우수한 점은 멧돼지용 돼지열병 미끼 예방백신의 활용이다. 멧돼지용 돼지열병 미끼 예방백신은 독일에서 유일하게 개발되었고, 이를 자국 내 사용하고 주변국(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벨레루시아 등) 및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산 미끼 예방백신은 돼지열병 항체가 야외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항체인지 백신에 의한 항체인지 감별이 되지 않고, 항원(돼지열병바이러스 야외주) 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개발한 생마커백신을 이용한 미끼 예방백신은 항체 감별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개발된 미끼 예방백신은 2020년 말부터 인천, 경기, 강원지역에 살포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19년 11건, 2020년 7건이었던 돼지열병바이러스 야외주 검출이 올해는 검출되고 있지 않고, 백신에 의한 항체와 야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항체가 감별되고 있어 미끼 예방백신에 의한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렇듯 모든면에서 뛰어난 생마커백신이 양돈장에서 LOM백신을 대체하였을 시 생산성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아래와 같이 조사해 보았다.

 

4. 양돈장 ICT 기술 이용 돼지열병 LOM백신과 생마커백신간의 생산성 분석

 

(1) 사료 섭취량, 증체율 및 도축 출하일령 비교

현재 품목허가 후 시중에 판매되는 2종의 돼지열병(LOM주)·돈단독 혼합백신과 돼지열병(생마커주)·돈단독 혼합백신을 사용하였다. 각각의 돼지열병(LOM주)·돈단독 혼합백신을 LOM백신으로, 돼지열병(생마커주)·돈단독 혼합백신을 생마커백신으로 표기하였다.

 

68일령 육성돈에 LOM백신과 생마커백신을 각 그룹당 10두에 부표상 용량 및 접종 방법에 따라 접종하였다. 접종 후 약 120일간 사료 섭취량·음수량 및 체중을 측정한 결과 접종 후 4~7일 사이 LOM백신을 접종한 군에서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지만, 생마커백신 접종군의 사료 섭취량에는 변화가 없었다.

 

LOM백신 접종 이후부터 평균 두당 500g에서 300g으로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였고, 접종 후 14일간 관찰한 결과 LOM백신 접종군에서 두당 총 10,500g, 생마커백신 접종군에서는 총 11,280g의 섭취량이 확인되었다. 두 백신 접종군에 따른 사료 섭취량의 차이는 체중 증가와 직결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백신 접종 후 접종 초반 사료 섭취량의 감소가 발생한 LOM백신 접종군에 비해 사료 섭취량의 감소가 발생하지 않은 생마커백신 접종군에서는 높은 체중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실험실 내에서 평균 도축 출하 가능 체중(110kg)에 도달 일령을 비교한 결과 LOM백신 접종군은 약 170일령, 생마커백신은 162일령으로 생마커백신 접종군이 대략 8일 빠르게 도축 출하일령에 도달하였다(그림 2).

 

 

위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ICT 장비가 설치된 양돈장 내에서 LOM백신 및 생마커백신의 생산성 비교를 수행한 결과 LOM백신 접종군은 접종 후 4일부터 8일까지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였고, 도축 출하체중 일령이 192일이지만 생마커백신 접종군은 사료 섭취 감소 없이 도축 출하체중이 183일령에 도달하였다(그림 3).

 

 

(2) 면역원성 비교

돼지열병 LOM백신 및 생마커백신의 면역원성은 각각 접종 후 14일 이후 돼지열병 백신주의 중화항체가 생성되었고, 100일 이후 모든 군에서 높게 유지되어 도축 출하 때까지 두 백신간 면역원성에는 차이가 없었다.

 

LOM백신과 생마커백신 접종 후 감별진단 결과 접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LOM백신 접종군에서 CSFV Erns 항체 양성과 BVDV Erns 항체 음성으로 확인되었고, 생마커백신 접종군에서는 반대로 CSFV Erns 항체 음성과 BVDV Erns 항체 양성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생마커백신은 LOM백신을 기본 구조로 하고 병원성에 관련된 유전자 Erns 부위를 소바이러스성설사병바이러스(BVDV, Bovine viral diarrhea virus)의 Erns 유전자로 교체하여 생마커백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마커백신 접종군에서는 CSFV Erns 유전자가 없으므로 이 단백질의 항체는 음성, 교체된 BVDV Erns 단백질에 대한 항체는 양성으로 나타나게 된다(그림 4).

 

 

(3) 안전성 비교

돼지열병 LOM백신 및 생마커백신의 안전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접종 후 체온, 백혈구수 및 사이토카인 수치 변화를 측정하였다. 돼지열병 백신 접종 스트레스 중 하나인 일시적인 고열반응은 접종 1~2일 후 LOM백신 접종군에서 직장체온이 38.5℃에서 40.2℃로 약 1.7℃가량 상승하여 5일 동안 지속되었지만 생마커백신 접종군은 정상 범주 내에서 체온이 유지되었다.

 

또 다른 접종 스트레스 지표인 일시적 백혈구 감소증은 접종 2일 후부터 LOM백신 접종군에서 백혈구 수치가 8000/10㎕ 이하로 감소하는 백혈구 감소증이 나타나 2일간 지속 후 접종 후 5일째 회복하였다. 반면 생마커백신 접종군의 백혈구 수치는 정상 범위(15,000~21,200/10㎕) 내에서 측정되었다.

 

돼지열병 야외 바이러스 감염 시 충혈 등 병원성 유발과 관련된 사이토카인 3종(TNFα, IL-6, IL-10)의 발현이 LOM백신 접종군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현하였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원활한 체내 세포성 면역 관련 사이토카인 INF-γ는 생마커백신 접종군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현되었다. 이는 생마커백신이 백신 항체 형성을 위한 체내 면역반응이 더 활발하고 더욱 안전한 백신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4) 사료 섭취량 및 경제성 비교

양돈장 ICT 기술을 활용하여 최근 개발된 돼지열병 생마커백신이 양돈농가의 생산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존 사용된 LOM백신과 비교 실험한 결과로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LOM백신 접종군은 접종 후 4~5일부터 사료 섭취가 확연히 감소하고 일시적인 열 반응과 일시적인 백혈구 감소증도 보였지만, 생마커백신 접종군은 사료 섭취량 및 일시적 부작용 등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과거 3~4주 동안 돼지열병 백신간 사료 섭취량 비교 결과를 바탕으로 도축 출하 일시를 평가한 결과와는 달리 본 실험 연구에서는 실질적으로 도축 출하 시까지 동일 개체의 체온, 체중, 사료 섭취량 등 지속적 추적을 통해 조사하였다.

 

본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사료 섭취의 차이가 체중 증가와 직결되어 LOM백신 접종군에 비해 생마커백신 접종군의 도축 출하일령이 평균 7~10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안전성 면에서 생마커백신이 LOM백신에 비해 탁월한 것으로 예측된다. 양돈농가에서 기존 사용하는 LOM백신 대신 생마커백신으로 교체 시 단순히 사료비용(두당 7,500원)의 절감뿐만 아니라, 돈방 비우기 등 밀사 해소와 이에 따른 질병 노출 감소 등으로 두당 19,300원의 추가적인 기회 수익을 창출하여 농장 행복 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 이들을 전체 합산하면 두당 26,300원+a 정도의 농가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Ⅲ. 결론

 

최근 일부 양돈 수의사들이 생마커백신을 모돈에 적용한 결과 LOM백신 접종 시 나타나는 일시적인 식불현상이 생마커백신 접종 시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였다. 현재 돼지열병(LOM주)·돈단독 혼합백신은 전량 국가 관납(국비 50%와 지방비 50%)으로 양돈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두당 돼지열병(LOM주)·돈단독 혼합백신 가격은 256원으로 30년 전 책정된 가격이다. 「2021년 가축방역 실시요령」에 “예방 약품을 변경하여 단가상승 시 추가되는 금액은 지방비를 사용”이라는 문구가 추가되어 돼지열병(생마커주)·돈단독 혼합백신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비(두당 244원)를 투자하여 500원에 구매하고 있다.

 

사실 타 질병 백신(PED, PRRS, PCV2 백신)들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고 농가에 LOM백신을 생마커백신으로 교체하였을 시에 예상되는 두당 경제적 이익을 따져 보았을 때 종돈장 및 양돈농가들에서는 적극적으로 백신 교체를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한 (사)대한한돈협회에서는 국비 및 지방비 지원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으므로 향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 인용문헌

1. Choe S, Kim KS, Shin JH, Song S, Park KN, Cha RM, Choi SH, Jung BI, Lee KW, Hyun BH, Park BK, An DJ. 2021. Comparative analysis of the productivity and immunogenicity of an attenuated classical swine fever vaccine (LOM) and an attenuated live marker classical swine fever vaccine (Flc-LOM-BErns). MDPI Vacc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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