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필자의 바람은 이것이다(2) / 조제혁 위원

조 제 혁 위원

‘월간 한돈미디어 5월호’가 나올 때쯤이면 돈가는 우상향 곡선으로 인해 농장 사장님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 애써 참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그러면 영업하는 분들은 농장 방문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서로 나눌 이야기도 많을 듯하다. 이때는 밥을 먹어도 좋고 술자리도 한결 부드러울 것이다. 그렇지만 농장의 분위기와는 반대로, 육가공업체는 생산 원가가 높아 부위별 재고를 소비시키는 데 정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5월호에서는 육가공업체 관련 일을 하는 분들에게 필자가 약간의 ‘좋지 않은 말(?)’을 듣더라도 입바른 이야기를 쓸까 한다(글을 쓰면서도 약간은 긴장이 된다).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돈육을 공급하는 것은 생산자인 농장 사장님들도 큰 부분의 역할을 하겠지만, 도축장에서 도축한 지육을 부위별로 만들어 우리들의 식탁 위에 올라오게 하는 것은 육가공업체 사장님들의 역할이 큰 것은 필자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당연한 사실이다.

 

화제를 잠깐 바꾸어서 필자의 현역 시절로 돌아가서 ‘라떼는’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필자가 사료 회사에서 긴 교육을 받고 현장으로 나왔을 때 필자는 돼지고기를 정말 많이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토요일도 근무했기 때문에 필자는 돼지고기를 1주일에 적어도 4~5일 정도는 먹었던 것 같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매일 지역을 옮겨가며 일을 하다 보니 만나는 농장이나 대리점 관계자들은 매번 처음이 되다 보니 신입 영업사원일 때는 식사 자리를 필자가 주도하지 못하고 메뉴를 정하면 따라가는 처지이었고, 그러다 보니 돼지고기는 정말 원 없이 먹었던 것 같다(지금도 돼지고기를 좋아하지만, 그때만큼은 못 먹는다).

 

 

이렇게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지만 필자가 피하는 식당이 있었다. 대학가 주변의 양념한 돼지고기를 파는 식당에서는 거의 먹지를 않았다. 육가공업체들이 품질이 좋지 않은 돼지고기를 양념을 첨가하여 양념육으로 값싸게 대학가 주변의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대학생들의 술안주 등으로 정말 많이 유통된다는 이야기를 어깨 너머로 혹은 가짜뉴스를 듣고 진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먹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도 양념육은 잘 안 먹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필자의 아내는 양념육 마니아다.

 

다시 화제를 바꾸어 현재의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이만큼 육가공업체의 역할이 크다. 최근 식당을 가보면 냉동 삼겹살을 파는 곳이 많다. 심지어 가격도 냉장 삼겹살이랑 같은 가격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냉장, 냉동 삼겹살의 가격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필자와 함께 식당에 가더라도 필자가 냉장 삼겹살을 주문하려고 하면 지인들은 거리낌 없이 냉동 삼겹살을 주문하여 맛있게 먹는다.

 

■ 어! 이게 아닌데…

그래 이러한 소비 트렌드도 받아들여야 한다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필자가 알기에는 TV에서 몇 번 연예인들이 냉동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송을 본 기억이 있다. 그 때문일까? 육가공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이면서 다행이다. 냉장육으로 유통하는 시장에 냉동육 시장이 한 개 더 있다는 것은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 아닐까? 이러한 좋은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소규모 육가공업체 사장님들의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무슨 이유일까? 하고 들어보니 정말 이해는 간다. 그래서 필자는 진심으로 모든 육가공업체 사장님들께 부탁하고 싶다. 소비 시장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육가공업체들이 재고 소비를 한다고, 혹은 현금화시킨다고, ‘대폭적인 가격 인하’로 인해 다른 육가공업체들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자유 경쟁 시대에 스스로가 생산 원가 아래로 가격을 인하해서 팔겠다고 하는데 누가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그렇지만 이러한 육가공업체들은 얼마 있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문을 닫았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필자가 생각해도 생산 원가와 매출 이익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가격은 형성되어야 하는데, 문을 닫는 육기공업체들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인해 정상적인 가격으로 판매를 못 하고 우는 심정으로 가격을 일부 내려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누적되면 문을 닫을 다음 육가공업체는? 여기서 하나 더 필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그리고 돼지고기 소비를 많이 하는 대형 식당 사장님들께 한 말씀 드리고 글을 이어가야겠다.

 

 

■ 사장님들!

육가공업체가 농장에는 1주일 이내 결제를 거의 하고 있는데 육가공업체 사장님들 결제 기일을 줄여 주십시오. 아니면 결재 기일이 길어진 만큼 가격을 올려 주십시오. 당월 마감 후 다음 달 10일 혹은 15~20일 등 결재가 길어지면 육가공업체는 은행에서 추가 대출해야 하고, 그러면 이자도 더 지급해야 하는 등 정상적으로 오래 유지가 될까요?

 

또한 육가공업체 사장님들에게도 필자는 할 이야기가 있다. 농장 사장님들의 생돈(원료돈)을 매입할 때 소비자들이 먹었을 때 좋아할 돼지 유무를 판단하여 좋은 돼지는 더 비싸게 매입하면 좋겠다. 필자가 출하 정산서를 보면 정말 흠잡을 때가 없이 선별 출하한 농장의 돼지와 선별 출하하지 않아 흠이 많은 돼지가 구분되지 않고 같은 지급률로 정산을 한다면, 흠이 많은 농장의 돼지는 개선할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점점 더 한돈을 멀리하고 값이 싸고 보기 좋은(?) 수입 돈육으로 옮겨 갈 것이다.

 

■ 필자의 바람은 이것이다 : 육가공업체 스스로 상호 견제해야 한다.

필자가 앞에서도 이야기하였지만, 소비자를 생각하면서 선별 출하한 돼지와 농장 중심으로 선별 출하 없이 출하한 돼지는 반드시 구분되어 가격이 정해져야 한다. 지급률이 76%, 77% 혹은 78%(일반돼지 기준) 거기에다가 공제 없이라니…. 또한 필자가 생각해 볼 때 정말 흠 없이, 그리고 열심히 선별 출하한 농장 사장님들이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을까? 위에서 이야기한 지급률로 돼지를 매입하다 보니 판매가가 높아 판매하지 못하면 재고가 많아져서 소위 ‘덤핑’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다 보면 적자가 누적되고 끝내는 회사 문을 닫게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금전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육가공업체 회사를 열심히 운영하다가 불가피하게 회사 문을 닫으신 사장님에게는 필자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고의적이나 악의적으로 회사 문을 닫아 농장, 은행이나 주변 관련자분들을 어렵게 만든 사람들이 또 다른 상호 및 대표자로 문을 다시 연다면, 육가공업체 사장님들이 자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필자의 머릿속에도 몇 사람들이 떠오른다. 필자는 앞으로도 잘 사는지 계속 지켜보겠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5월호 89~91p 【원고는 jjhpak0420@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