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태어나면서부터 출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이나 문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무사히 넘겨야 출하를 통해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태어나지 못하는 신생자돈도 존재하며 드물게 우리나라의 농장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태어나지 못한 자돈은 선천성 이상(Congenital abnormalities)을 가진 자돈, 혹은 기형자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기형에는 사지의 결손 혹은 이상 형태로 대변되는 증상도 있지만, 단순한 splayleg(다리벌림증)과 같이 흔하게 발생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Splayleg(다리벌림증)과 같이 좀 더 자주 관찰되는 기형의 종류에는 각종 헤르니아(음낭, 서혜부, 제대) 등도 포함되며 잠복고환과 같은 부분도 기형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선천성 이상이나 기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일으키는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최근에 자주 관찰되고 있는 포유자돈의 혈소판 감소성 자반병(Thrombocytopenic Purpura)에 대해서 기술해 보고자 한다.
1. 주요 증상
농장에서 주로 발견되는 증상은 피부의 출혈과 멍이 관찰되며 귀와 눈 및 복부와 등을 가리지 않고 피하 출혈이 보인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포유자돈의 무기력한 증상과 급폐사를 주로 보인다. 문헌마다 주로 증상을 보이는 연령이 다르게 표기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보이는 증상의 경우에는 빠르면 1~3일령에 보이기 시작하며 2주령에는 좀 더 심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피하 출혈뿐만 아니라, 심장, 신장, 폐 혹은 다른 내부의 전신 장기에 출혈이 발생한다. 또한 흉강과 복강에는 혈액이 고여있는 경우가 많으며 결국엔 출혈로 인하여 폐사에 이르게 된다.
2. 주요 감별진단 항목
피하 및 전신에 출혈이 발생하는 질병이기에 이에 상대되는 감별진단 항목이 존재하며, 주로 철분 결핍, 비타민 K 결핍, 쥐약 섭취(Rodenticide poisoning), 세균성 패혈증과 가장 구별해야 할 증상이다. 이외에 전염성 질병으로는 돼지열병, 아프리카돼지열병, 써코바이러스감염증과도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3. 발병 기전
이러한 포유자돈의 혈소판 감소성 자반병(Thrombocytopenic purpura)은 주로 면역반응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질병은 자돈이 모돈의 초유를 섭취하면서 모돈에서 전달된 면역항체가 자돈의 혈소판을 파괴하면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외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인 요인(독소 섭취나 영양소의 결핍)들도 자반병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역시 주요 원인은 모돈과 자돈 사이에 전달되는 면역항체가 유력하다.
이러한 형태의 질환은 사람에게서도 관찰되는데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증상이 적아세포증(Erythroblastosis fetalis)이다. 이는 RH-혈액형의 여성이 RH+혈액형의 태아를 임신했을 때 생길 수 있는데 첫 임신과 출산에서는 태아가 이상 없이 태어난다. 그런데 출산의 과정에서 태아의 혈액이 여성에 노출될 수 있고, 이는 여성의 체내에 RH+항원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이 항체는 다음번 여성이 다시 RH+혈액형의 태아를 재차 임신했을 때 태아의 적혈구를 공격해서 파괴하는 면역질환을 야기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자반병의 과도하거나 잘못 발달한 면역체계로 인한 문제이며 분류 시에는 type 2 과민반응으로 분류를 하게 된다. 초유에서 흡수된 항체는 주로 포유자돈의 혈소판과 후일 혈소판이 되는 거대핵세포(Megakaryocyte)를 공격해서 파괴한다. 그러므로 초기에 3일령 이내에 발생하는 증상은 주로 혈소판의 파괴로 인해서 증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2주령 정도에서는 혈소판의 전구세포들인 거대핵세포마저 파괴되기에 훨씬 강하게 증상이 발생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모돈이 자돈의 혈소판 항원에 면역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현재까진 ‘교배’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특히나 과거 자연교배 시에는 이러한 혈소판 감소성 자반병의 발병률이 높았다고 하는데 인공수정이 보편화되면서 그 비율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고 한다.
4. 치료
한번 발병한 자돈에 대한 치료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존재하지 않는다. 초유를 섭취하기 전이라면 다른 대모를 통해서 자돈의 육성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해당 복 전체의 자돈이 폐사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발병 초기에 서둘러서 양자를 보내더라도 생존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해당 모돈의 경우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도태를 통해 추후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며, 자연교배를 할 때는 웅돈 교체를 통해서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5년 4월호 80~83p 【원고는 ☞ atrapos@naver.com으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