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학자뿐만 아니라 대다수 언론기관에서 길어진 여름철과 짧아진 겨울철을 경고하고 나선다. 늦어진 환절기와 더불어 최소 환기만으로 버텨야 하는 겨울철 또한 호흡기 질병에 취약한 절기이니 만큼, 필자는 돼지 호흡기관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겨울철 차가운 공기와 최소 환기량으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 질병 두 가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1. 돼지 호흡기 질환의 중요성
돼지에서 호흡기 질환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우선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인공장기를 거론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동물은 돼지이다. 영장류인 원숭이나 고릴라가 아닌 돼지가 가장 인간과 유사한 장기를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공장기 연구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중요한 수술을 앞둔 의료진이 자돈으로 예비수술을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돼지의 장기가 인간과 유사한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성인 70kg의 폐장 크기는 6L인데 돼지의 폐장 크기는 어떻게 될까? 규격돈에 익숙한 우리는 110kg가 기준이 되지만 성돈은 통상적으로 195kg를 기준으로 한다. 그렇다면 이 성돈의 폐장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4.8L밖에 되질 않는다. 훨씬 작은 체구를 가진 사람보다 더 작은 폐장을 가지고 있다. 폐가 작으므로 산소 공급을 위한 최소 환기량이 왜 필요한지 반드시 염두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돼지는 훨씬 작은 폐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호흡기 질환에 치명적이다. 산소공급이 모자라면 당연히 호흡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한 증체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2. 해부학적으로 보는 돼지 호흡기계
이제 돼지의 해부학적으로 호흡기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호흡기관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는데 공기(산소)가 지나는 비강, 인후두, 기관까지를 상부 호흡기라고 하고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되는 호흡이 일어나는 폐장을 하부 호흡기라고 구분한다. 상부 호흡기는 산소를 공급하는데 불필요한 먼지나 미생물들을 걸러내기 위한 갖가지 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선 비강은 점막과 코털, 비중격을 가지고 있다. 비점막은 점액을 배출하여 외부의 먼지와 미생물을 제거한다. 코털 또한 와류를 만들어 점막에 먼지나 미생물이 잘 달라붙을 수 있게 하고, 비강을 좌우로 구분하는 비중격과 공기를 데우는 역할을 하는 비갑개는 기관까지 먼지나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이행되지 못하도록 물리적인 방어벽 역할을 한다.
이렇듯 비강 내 구조물들의 역할을 통해 먼지와 미생물의 상당수가 제거되고 데워진 공기는 음식물이 기관으로 이입되는 것을 막는 인후두를 지나서 기관으로 이행된다. 기관과 기관지의 점막에 돋아 있는 섬모와 점액으로 다시금 먼지와 미생물을 제거하는데 이때 섬모운동을 통해 점액에 붙은 먼지와 미생물은 객담으로 배출되게 된다. 그래서 환기가 바뀌거나 먼지가 많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자돈이 기침을 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기관과 기관지를 지난 공기는 더 깊은 폐장으로 이행되게 된다. 폐는 조직학적으로 포도 알맹이와 같이 생긴 꽈리모양의 폐포를 가지고 있다. 이 폐포 안에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세포와 미생물을 제거하는 탐식세포가 있어서 폐포까지 도달한 미세먼지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3. 돼지의 호흡기 질환 발생 및 관리와 백신 프로그램 적용
앞에서 해부학적인 구조를 말씀드린 가장 큰 이유는 전체적인 호흡기 구조를 알고 병원체를 이해하면 농장에서 발병하고 있는 질병을 통해 어떤 요인으로 질병이 발생하고 있고, 어떤 백신 프로그램 또는 어떤 방역 프로그램으로 접근할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겨울철 호흡기 질환과 관련해서는 비강에서 기관까지의 해부학 구조를 가지고 이에 해당하는 주요 질병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위축성비염
가장 먼저 얘기해야 할 질병은 비강하면 떠오르는 위축성비염이다. 예전과 같이 코가 비뚤어지지 않아서 위축성비염이 없어진 줄 아는 사람들도 많고,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질병으로 여겨지는 일도 있어서 농장을 다니면서 위축성비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 경우가 있었다. 비강의 역할은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와류를 만들어 유속을 줄이고, 줄여진 유속으로 인해 비점막의 점액에 미생물이나 먼지가 붙어 콧물을 통해 외부로 배출시키는 역할과 더불어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데우는 역할도 한다.
위축성비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보데텔라 브론키셉티카와 파스튜렐라 멀토시다가 있다. 보데텔라 브론키셉티카가 비강 점막에 달라붙어 점막을 파괴하면 파스튜렐라 멀토시다가 2차 감염하고 피부괴사 독소를 분비하면서 비갑개와 비중격을 망가트리게 된다. 코가 비뚤어지는 것은 비중격까지 손상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두 세균이 모두 비강에서 감염될 경우, 코가 비뚤어진다. 하지만 최근 질병 발생 동향을 보면 파스튜렐라성 폐렴의 발병이 현격히 낮아져 있다. 생산성 개선의 한 방안으로 고산차 모돈을 적극적으로 갱신하면서 파스튜렐라 멀토시다의 모돈간 수평전파가 일어나지 않게 되었고 이제 위축성비염은 코가 비뚤어지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비점막을 망가트리는 보데텔라 브론키셉티카가 남아있다.
(사진 1)과 (사진 2)에서처럼 비강 절개를 통해 비갑개와 비중격은 남아 있지만 점막은 모두 이탈된 경우도 많았다. 꼭 비강 절개를 하지 않고 임상적으로 확인할 방법과 대안을 여러분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사진 3)에서처럼 코에 피를 묻히고 다니는(살아 있는 : 죽어서 코피를 쏟는 폐사는 흉막폐렴을 예상할 수 있다.) 자돈이 보이거나 환절기 환기로 인해 갑자기 신경증상이나 폐사를 보이는 개체가 늘어나는 겅우, 위축성비염 백신 프로그램을 바꿔볼 것을 권장한다. 코에 피를 묻힌 개체가 있다는 것은 비점막이 손상되었다는 증거이며 보데텔라 브론키셉티카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비점막과 비중격이 손상되면 찬 공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찬 공기가 비강 내에서 데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기관지 섬모세포가 섬모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섬모세포는 찬 공기에 민감해서 섬모정지가 일어나고 뻥 뚫린 비강을 통해 세균들이 바로 기관까지 들어오고, 들어온 미생물이 가래로 뱉어지지 않고 기관이나 폐장에 그대로 감염하면서 신경증상이나 폐사로 이어지게 된다.
(2)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두 번째로 기관과 기관지에 감염하는 주요 질병인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에를 얘기하고자 한다.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 유행성 폐렴은 앞서 말씀드린 기관과 기관지의 섬모세포와 밀접한 영향을 갖는다.
섬모세포는 기관지에서 섬모운동을 시켜 가래를 내뱉을 수 있게 돕는데 이 섬모세포에 감염해서 섬모를 없애버리는 미생물이 바로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에다. 섬모끝에 붙어서 섬모를 타고 수직 강하한 후 섬모세포에 감염하여 섬모를 없애기 때문에 기관지 내 점액이 빠르게 마르고, 이로 인해 마른기침으로 시작해서 컹컹거리는 개 짖는 소리를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관에 가까운 폐엽의 말단부에 폐렴을 일으키고 있어 부검 시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을 폐렴 위치로 진단하기도 한다. 마이코플라즈마는 숙주의 체온보다 0.2~0.5℃ 정도 낮은 온도에서 증식성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어린 일령에는 비강에 감염하고 있다가 환기가 바뀌고 체온이 낮아지면서 기관과 기관지로 감염장소를 옮겨서 다른 병원체들의 2차감염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에는 정확한 감염기작이나 방어기작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특정 분자량의 항원을 가진 백신이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에 더 효과적이다” 정도로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백신에 관해 얘기하자면 마이코플라즈마는 항원성이 매우 낮으므로 부형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낮은 항원성 때문에 단순히 두 백신을 섞어 쓰게 되면 항원성이 높은 백신만 효과를 보게 된다. 예를 들면 PCV2와 마이코플라즈마 하이오뉴모니에를 단순히 섞어 접종한다면 대개의 면역기관은 PCV2만을 인지하게 되고 면역이 치우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부형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마이코플라즈마 항원이 먼저 노출되고 PCV2는 천천히 배출되는 백신이 개발되었다. 섞어 쓰지 않고 사용하는 사용상 편의뿐만 아니라 단일 백신과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 그리고 혈중 항체가는 마이코플라즈마 방어와는 상관이 없다. 마이코플라즈마는 혈액이 아닌 기관지 섬모세포에 감염하기 때문에 외부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 도달하는 항체는 분비 항체뿐이다.
혈중 항체가로는 마이코플라즈마 항체가가 급격하게 오르는 시점을 파악하여 감염 시점이 언제인지 그에 적합한 백신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옳다. 종종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의 위험성을 아는 농장이나 조기 감염을 걱정하여서 백신을 매우 빠른 일령에 접종하는 농장들이 있다. 분만사에서 모돈으로부터 자돈으로 감염하는 분만사 수직감염에 관해 얘기해 보자. 분만사 수직감염을 차단하는 방법은 모돈군 항생제 처치나 모돈 백신 접종이 우선으로 생각되어야 한다. 다만 백신은 마이코플라즈마 백신의 부형제가 접종 반응이 있는 만큼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적용할 것을 권장한다.
자돈 백신으로 조기 감염을 차단하고 싶어서 어린 일령에 단일 백신을 1회 사용한다면, 모체이행항체 간섭을 줄이고 백신의 부스팅 효과를 줄 수 있는 1주령 마이코플라즈마 단일 백신, 3주령 마이코플라즈마·써코합제 백신 프로그램을 권장한다. 분만사 수직감염으로 인한 조기 감염일 수도 있지만, 이유 후 환기나 이유자돈사 내 높은 감염압력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유나 이동 후 환기 변화로 인한 섬모정지 및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과 이차감염의 경우, 이동 후 거담제를 투약하여 가래량을 늘려주거나 과환기를 막기 위한 시설투자가 필수적이다. 만일 돈사 내 감염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돈군 이동 후 수세·소독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환기되지 않고 적체되는 구역을 없애는 투자도 필요하다.
4. 마치며
겨울철의 호흡기 질환에 대해 다뤄져야 할 많은 질환 중 위축성비염과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을 다루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외부의 차가운 공기나 병원체가 돼지 비강과 기관을 지나면서 데워지고 걸러져야 건강한 호흡이 되는데, 위의 두 질병은 물리적인 구조물을 무용화하여 다른 질병들에 감염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제는 질병 자체가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괜히 백신 접종 스트레스받는 모돈 백신을 할지 말지 고민하다 온갖 항원이 다 들어 있는 혼합백신으로 대체하거나, 스트레스가 없다며 부형제가 엉망인 백신으로 바꿔 접종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얼른 일어나 자돈사에 가서 코피 묻은 자돈이 있는지 컹컹거리며 기침 소리를 내는 자돈이 있는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월간 한돈미디어 2024년 11월호 62~67p 【원고는 young.in.kim@msd.com으로 문의바랍니다.】